숀 마이클스의 입장에선 브렛 하트의 유명세가 질투가 났었을 겁니다. 흥행 성적은 브렛 하트가 더 나은 편이었고, 실력 면에서도 언제나 브렛 하트가 앞섰던데다가, 빈스 맥마흔 마저 브렛 하트를 밀어주는 인상을 느꼈으니까요. 90년대에 들어서 급속도로 성장하며 메인 이벤터 반열에 오른 숀 마이클스이지만, 브렛 하트에 대한 열등감은 언제나 그를 압박하였을 겁니다. 그렇기에 어린애처럼 브렛 하트를 대했던 것이겠죠. 지금은 하트 브레이크 "키드"에서 어른으로 성장했다지만, 90년대 당시에 숀 마이클스에 대한 평가는 다분히 "철이 없다." 는 여론이 대세였습니다. 그렇기에 더블 크로스 사건같은 비극에 동참하게 된 것이겠죠. 현재의 어른이 된 숀 마이클스는 브렛 하트에 대해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간 브렛 하트도 워낙 고자세로 나왔던 편이라서 그의 자존심이 백번머리를 숙여 사과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렛 하트의 지금까지 행적들을 보면 상당히 완강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명예의 전당에 참가해서 얼굴을 비추겠다만, 출연료는 절대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죠. 오직 팬들을 위해서 출연하겠지만, WWE를 위해서 "일을 한다." 라는 개념을 거부하는 그의 신념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아무래도 자신을 엿 먹일래도 엿 먹이고, 동생까지 사고로 사망시켜버린 WWE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겠죠. 그래도 세월이 지나고 브렛 하트의 분노가 많이 풀리고 WWE와의 관계가 조금씩 호전되면서 DVD를 발매하고, 명예의 전당에도 출연할 예정이지만, 숀 마이클스와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갈지 의문입니다. 사실 직접적으로 잘못한 것은 빈스 맥마흔인데 브렛 하트가 숀 마이클스에게 너무하다는 측면도 있긴 합니다. 숀 마이클스가 비록 더블 크로스 사건 이전까지 브렛 하트와 하트 가문을 욕하면서 브렛 하트의 분노를 사긴 했지만, 더블 크로스 사건에 대한 분노의 화살을 숀 마이클스에게만 집중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사람 마음이란게 로봇이 아닌 이상, 자신의 화를 항상 돋구어왔던 숀 마이클스에게 화풀이를 하려는 심정도 이해가 됩니다.
빈스 맥마흔의 입장에서는 더블 크로스 사건을 일으킨게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치고 올라오는 WCW에게 계속해서 시청율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는 상황. 거기다 공 들여서 키운 슈퍼스타들을 뺏기기만 하는 중에 브렛 하트마저 WCW로 가려고 하죠. 거기다 브렛 하트 이전에 WWF 여성 챔피언이 WCW로 이적하면서 여성 챔피언 벨트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짓까지 해버리는 전례가 있던 터라 브렛 하트가 타이틀을 얌전히 반납하겠다는 말을 신용할 수 없었을 겁니다. 94년부터 97년까지는 계속해서 선수들이 빈스 맥마흔의 믿음을 저버리며 WCW로 이적했으니까요. 빈스 맥마흔에 대한 악담을 퍼부으면서 말이죠. 빈스 맥마흔이 선수들을 신용하지 못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스테로이드 파동 때 헐크 호건의 증언때문이었을겁니다. 그러나 브렛 하트는 매우 신사적인 사람이었죠. 빈스 맥마흔의 선수 불신은 브렛 하트마저 믿지 못할 정도로 깊어진 것입니다. 빈스 맥마흔으로서는 그 당시 할 수 있었던 최대한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확고한 신념으로 똘똘 뭉친 한 남자의 프라이드를 완전히 뭉개뜨리고 말았죠. 악의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빈스 맥마흔의 입장에서 보면 "어쩔 수 없었다." 라는게 정답일겁니다. 여러분이 만약 지금 WWE를 경영한다고 한다면, 갑자기 존 시나, 랜디 오튼, 바티스타같은 선수들이 하나 둘씩 빠져나가고 커트 앵글마저 떠나겠다고 하는 참인데 쉽사리 사람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사실 더블 크로스 사건은 숀 마이클스나, 브렛 하트나, 빈스 맥마흔이나 자신들이 할 수 있는 합리적 선택을 한 것 뿐입니다. 당시 브렛 하트와 하트 가문에 악감정이 있었던 숀 마이클스는 이 사건에 악의적으로 참가했을지는 모르나, 직접적인 책임은 거의 없죠. 결정적인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브렛 하트가 용서를 하고, 숀 마이클스는 지난 날에 자신이 해왔던 행동들에 대해서 사과하는 것이 모든 갈등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일 겁니다. 근데 사람 마음이란게, 자존심이란게 그런 일들을 쉽게 해결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게 문제겠죠. 당사자들 문제이니 해결은 그들 스스로 해나가야 할 겁니다.
요즘 빈스 맥맨이 숀에게 온갖 사악한 짓을 하고있는데 저에게는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 빈스가 자기가 시킨 짓(더블크로스 사건.)이기도 하기에 자기가 다 책임을 뒤집어쓰려고 저러는듯 보입니다. 레슬매니아 때 숀이 빈스를 이길때의 감동을 대폭올리는 효과도 있고... 아무튼 레슬매니아 때에 브렛이 숀 도우러 난입하면 정말 시청율 엄청나게 올라가겟지요?
다들 합리적이라고해도 다시 바꿔생각하면 브렛은 정말 불쌍하기 이를데 없는것도 맞는얘기라고 생각합니다. 허나, 숀이 매년 저렇게 말하는걸 보면 약간은 측은하기도 합니다. 캐나다만 가면 맨날 나오는 그 한문장 듣는것도 안타깝고..
P.S 전혀 상관없는 얘기인데...츄플의 예전 그 Hunter hearst hemsley 이거 본명인가요? 갑자기 클박에서 보여서 그냥;
헌터 허서트 햄즐리는 본명이 아니라 HHH의 풀네임이구요 본명은 쟝 머시기로 알고있음..;;
설마 사람 이름을 헌터로 지었을라구요..폴 미카엘 레베스퀴인가 그럴겁니다. 데뷔초 기믹처럼 정말로 유럽쪽 혈통이 있는것 같네요.
캐나다만 가면 나오는 유 스크류 브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