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어쩌면 WWE에 돌아가기 위해 MMA 진출 건과 TNA를 이용하고 있는건지도 모릅니다. WWE는 어느정도 TNA를 견제하고 있고, WWE와의 관계가 안좋게 끝난 선수들은 대부분 TNA 행을 선택하고 있죠. 커트 앵글도 그 점을 악용하여 TNA와 접촉하는 모습을 WWE에 보여서 WWE가 자신을 불러들이게 하려는 의도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반대로 WWE가 커트 앵글을 방출시킨 것은 커트 앵글이 WWE에서 활동 중에 죽어버리면 WWE에 대한 비판의 여론이 거세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랬던 것이므로, 커트 앵글이 MMA나 TNA로 가든 말든 신경도 안 쓸 가능성이 있습니다. 에디 게레로 역시 빡빡한 스케쥴에 진통제 남용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하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레슬러 에디 게레로가 우리 곁을 떠난지 채 1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커트 앵글. 그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일텐데, MMA로 가겠다는 등, TNA로 가겠다는 등. WWE와 파워게임을 하느라 무모한 진로를 계속해서 선택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가 진짜로 MMA나 TNA로 갈지는 알 수 없지만, 그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입니다. 제발 전세계 프로 레슬링의 보물과도 같은 선수가 에디 게레로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합니다.
에디 게레로와 커트 앵글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레슬러 중 한명인 크리스 벤와는 지난 5월말부터 장기간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미 부상으로 휴식을 취하기 전에도 2006년 동안의 대부분의 경기가 일본 레슬링 스타일로 진행되면서 부상과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였었죠. 그의 휴식은 팬들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오랫동안 레슬러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크리스 벤와의 이성적인 선택이었습니다. 특히나 저는 크리스 벤와의 팬인지라 그가 빨리 돌아와서 경기를 뛰어주길 원하는 바램이 있지만, 그가 만싱창이가 되어서 영영 레슬링을 하지 못하는 것보다 이렇게 그의 휴식을 기다리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커트 앵글은 이미 감정적으로 무너졌다고 WWE 측에서 발표했습니다. 그가 방출되기 전까지의 협상에서 커트 앵글은 계속해서 경기를 뛰겠다고 요구했고, WWE는 재활 치료를 받기를 요구했습니다. WWE는 커트 앵글이 이성적인 선택을 하길 바랬죠. 그러나 커트 앵글은 막무가내였습니다. 결국 WWE는 커트 앵글을 쓰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고, 커트 앵글은 WWE를 나간 뒤 지금과 같은 행동들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커트 앵글의 행보는 매우 무모합니다. 어째서 그의 아내가 커트 앵글에게 이혼 요구를 할 정도였는지 어느정도 느낌이 오는 듯 하네요. 그의 행동들은 브록 레스너와 상당히 비교됩니다. 브록 레스너는 커트 앵글이 감정적으로 일처리를 하는 것과는 달리 매우 이성적인 면을 보여왔죠. WWE와의 결별도 2004년 레슬매니아 20을 치르기 몇주전에 "미식축구가 하고 싶습니다. WWE와는 이제 안녕입니다." 라는 식으로 일방적인 통보를 전한 후 레슬매니아 20에서 골드버그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미식축구로 전향하였죠. 사실 브록 레스너는 WWE에 입성 할 때부터 프로 무대의 돈과 명예라는 현실적인 이유때문에 들어왔던 터라, 그가 그런 식으로 WWE를 나가버린 것도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WWE에서 모든 것을 이룬 그는 레슬매니아 20이 끝난 이후에도, HHH처럼 수많은 메인 이벤터들에게 당하는 악역을 할 예정이었었죠. 그런 그에게 WWE는 더 이상 남아있을 요인이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더 젊은 나이에 더 많은 돈과 명예와 가능성을 걸 수 있는 미식 축구로 전향한 것이죠. 물론 결과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그는 WWE와 법정 싸움을 벌이면서 결국 일본으로 건너가 안토니오 이노끼의 단체인 신일본 프로 레슬링에 들어가서 챔피언에 오르고, 여전히 무패 행진을 펼쳐나갔죠. 그런데 몇 달 전에 그 역시 MMA로 전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신일본에 대한 태업을 벌였습니다.
브록 레스너의 행보 하나하나는 커트 앵글과 비교됩니다. 커트 앵글은 "죽어도 링 위에서 죽겠다. 내가 레슬링 하겠다는데 왜 태클이냐? 난 아직도 쌩쌩하다." 라고 하면서 프로 레슬링을 고집하는데이 비해, 브록 레스너는 "쓸데없는 곳에 힘을 낭비하지는 않아. 난 나의 가치를 잘 알고, 나의 가치에 맞는 무대에만 오를거야." 라는 식이죠. 커트 앵글은 매우 감정적이고, 브록 레스너는 매우 이성적입니다. 한 때 브록 레스너는 너무 차가운 결정을 내린다고만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았습니다만, 커트 앵글은 지나치게 뜨거운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커트 앵글은 이미 몸이 만신창이입니다. 지금까지 그는 정신력으로 육체적 한계를 이겨왔지만, 이미 커트 앵글은 작년 말에 로우 무대에서 자신의 심적 부담감을 표출한 적도 있었죠. 그 때 이미 커트 앵글의 정신력은 육체적 한계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까지 도달했을겁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까지 왔죠. 커트 앵글의 친누나가 40대 초반에 심장마비로 사망하였습니다. 가족력이 있는 그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죠. 그리고 TNA를 비롯해, 많은 MMA 단체들이 단지 수익성만을 노려서 커트 앵글의 죽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이미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러서 커트 앵글의 휴식을 강요하고 놓아버린 WWE, WWE에서의 쌓은 경력과 인지도를 이용해 자신들의 단체에 이익을 내겠다고 늑대같이 덤비는 TNA와 MMA 단체들. 그리고 더 이상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해 자포자기와 같은 행보를 걷고 있는 커트 앵글 자신. 커트 앵글의 행보에서 가장 크게 문제되는 것은 커트 앵글이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고 폭주하는 것에 있습니다. 국내의 레슬링 매니아 분들은 WWE니, TNA니, 빠네 까네 하면서 쓸데없는 단체 경쟁에 열을 올리지 말았으면 하네요. 제발 바라건데, 제 2의 에디 게레로가 안 나왔으면 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