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좀 투덜거리고 가겠습니다.
어쨋든 지금 같이 일하는 헬창 직원은 2달 된 뉴비입니다.
업종은 세일즈. 아 저도 직원임.
뉴비 스펙을 3자의 눈으로 감정빼고 적어보자면.
1. 미 해병대 출신. 미국은 모병제라는 걸 다 아실듯. 4년 계약인데 다 못채웠었음.
너무 힘들어서 심리적인 문제를 야기해서 3년째에 discharge를 했다고 함. 의가사??일것 같음.
2. 그 뒤로 2개월 이하 단기 알바만 금형. 마트일 함.
3. 기타 경력 없음. 왜냐면 나이가 어림. 22살.
그런데 뭔가 슬슬 신경 거슬리는게 나오기 시작하는데.
1. 겁나 피곤해함. 아니 헬창에 해병대 출신인 놈 체력이 류마티스 환자인 나보다 골골거리면 어쩌자는거냐.
시키는 일을 안 하지는 않는데 한숨 쉬고 툭하면 화장실로 도망감.
주4일 41시간 근무. 칼출칼퇴 회식없음. 사장님이 밥 아무거나 사먹고 영수증 넣어두라고 하는 확률 최소 50% (미국은 원래 밥 안줌.)
2. 일머리 없음. 이건 위의 스펙 3을 감안해서 매우 유연하게 넘어가는 중.
3. 이게 중요.
자꾸 돈 더 받고 싶다는 걸 어필 함.
우리가게 동종 업계보다 시급 30% 더 높습니다. (최저임금 두배 이상부터 시작함.)
일이 ㅈㄴ 빡세서 돈 더 주는거 아니고 일은 단순한데 취급 물품이 워낙 많고 사용법이나 스펙 익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그 과정이 좀 빡셈.
대신 한 번 머릿속에 기억해두면 일은 개꿀입니다.
물건 많이 배달 올 때가 있긴한데 인보이스랑 물류 관리해야하는 일 뉴비한테 안시킴.
자기는 금형일 계속 하고 싶다고 이력서를 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도 좀 웃긴게.
단골 하나가 자기 아는 사람이 어디 총만드는 금형 공장 사장인데 구인하는 것 같다는 말을 하니 그 단골한테 이력서를 보냄 ㅋㅋㅋㅋㅋㅋㅋ
뭐 거기 가면 어쩔 수 없지. 일 열심히 하고 돈 많이 벌어라.
그런데 어제는 하루 종일 이력서 낸거 왜 답이 없나 모르겠다. 그 단골이 구라친 거 아닐까? +1.2.3 콤보로 제 신경을 슬슬 긁음.
그래서 돌직구를 날려줬습니다.
나 : 현실적으로 네가 경험이나 자격증이 있는 고급 기술자가 아닌데 사장이 너한테 연락을 그리 급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헬창 : 현실을 돌직구로 날려줘서 매우 고맙구나. 하지만 난 돈 많이 벌고 안정적인 삶을 원해.
나 : 넌 일 경험이 없다. 단기 알바가 전부지 않냐. 좀 더 존버가 필요해.
헬창 : 사장님이 돈을 좀만 더 주면 난 다른 곳에 가지 않아도 되는데 어쩌고 또 앰뱅함.
나 : 그 어떤 고용주도 뉴비에게 돈을 많이 주진 않아.
뉴비를 가게에 두는 기간은 고용주 입장에서 큰 이득이 아니거든.
헬창 : 트레이닝 기간은 끝났잖아. (일 시작 전에 트레이닝으로 1주일 시켰음.)
나 : 네가 지금 일 두달 째인데 혼자서 가게 관리 할 수 있냐?
물건 주문 넣는 거 목록 뽑기 가능함?
물건 배달 오면 네가 인보이스 관리하고 물건 재고 확인하고 시스템에 입력하고 다른 가게 갈거 분리하고 포장하고 물건 꺼내서 가게에 알맞게 진열하는 거 할 수 있음?
물건 배달 오면 네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어느 박스를 열라고 하면 그 박스에서 물건 꺼내는 것이 한계 아니냐.
내가 어느 박스를 열라고 지시하지 않으면 어느 박스를 먼저 열어야 하는지 뭘 가장 먼저 해야하는지도 모르지 않느냐.
헬창 : 네가 가르켜주면 되잖아.
나 : 내가 보기엔 네가 아직 할 수 있을 것 처럼 보이지 않는데.
박스에서 물건 꺼내는 것도 힘들어 하지 않느냐.
몇주전에 가게 진열장 3개 위치 바꾸는 것도 넌 물건을 어디에 어떻게 진열해야 하는지도 힘들어하고 피곤해했지.
혼자서 할 수 있었느냐? 아니지.
가게 물건 채우는 것도 내가 어디에 뭐가 있으니 채워라 라고 말해야 하지 네 스스로 못하잖아.
네 몸값을 더 받고 싶다면 네가 그만한 능력이 있어야 하지.
헬창 : 하지만 일 근무 시간이 너무길어. 하루 10시간 4일 일하는데 내 친구들은 주말에 다 쉬는데 난 주말에 일하고 어쩌고..
나 : 주중에는 사람이 더 필요 없으니까. 원래 세일즈는 주말. 시즌 홀리데이 장사다.
빨간날 쉬는 직업을 찾는다면 세일즈는 네 선택이 아니다.
그리고 너 일주일 41시간인데 너보다 일 더 오래하는 사람 앞에서 장난똥때림?
헬창 : 넌 돈 더 많이 받잖아.
나 : 그럼 너도 존버해서 몸값올려. (저는 8년 넘음)
그리고 이건 몸값 올리는 팁인데 몸값 올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남들이 일하기 싫어할 때 스스로 일하는 거다.
난 가게에 갑자기 도움 필요하다고 하면 자다가도 나와서 일했다.
그래야 몸값이 오르거든.
그 뒤로 입 다물고 있기는 하는데.
같은 직원이니 제가 지 편 들어줄 거라 생각했나봄.
어차피 오래 있을 직원은 아닌 것 같으니 걍 돌직구 던졌습니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거 있는데.
뉴비는 1인분 일 못하니까 최저임금 주는겁니다.
뉴비를 가리키는 건 피곤함. 계속 옆에서 말해야하고 감시해야하고.
물론 사장이 ㅈ같고 보상 없고 그러면 노력 따위 할 필요 없는데 제가 노동시장에서 좀 굴러본 경험상 우리 사장님은 대인배임.
노동시장에 발 처음 담그시는 분들.
호구 잡혀서 노예로 일을 할 필요는 없는데 내가 1인분 못하면서 더 많은 걸 바라지 마세요.
그거 근본없는 자신감입니다.
너님은 네 생각보다 일을 못합니다.
1인분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반년이라 봅니다.
그리고 사장이 ㅈ같고 일이 ㅈ같으면 빨리 탈출 하세요.
구구절절 옳은 말..! 소화가 절로 되네여 덩실덩실
제 생각에 이 헬창은 오래 가지는 못할듯. 막 엄청나게 같이 일 못해먹겠네. 같은 케이스는 아닌데 그냥 어리고 일 경험이 없어서 놀고싶어하고 힘들어 하는 것 같습니다. 하긴 22살이면 한참 여자 만나고 놀고 싶을 때지.. 그런데 배워야 할 나이라서 둥기둥기 해주고 싶은 마음은 없슴미다.
라떼는 그 나이에 새벽 4시부터..(중략)
아 이것도 있었네요.. 헬창이 저희가게 2달 이상 일했으니까 이력서에 한 줄 더 쓸 수 있겠다. 라고 하길래. 네 이력서 시작이 군대 4년 계약을 못채우고 3년으로 끝낸 것으로 시작인데. 그 다음으로 알바 경력이 2개월 3개월 이러면 차라리 적지 않는 것이 낫다. 단기 알바만 그렇게 있다는 건 네가 끈기가 없다는 뜻이고 고용주입장에서는 트레이닝 시켰더니 떠나는 직원은 원하지 않는다. 라고 알려줌. 아주 민~ 하게 들리겠지만 현실이 그럼. 알려줬더니 그건 생각하지 못했다는 듯 충격 받은 표정을 하더군요. 부머가 된 거 같은데. 그러던가 말던가. 자꾸 옆에서 돈 더 줬으면 좋겠다고 하니 듣기 싫달까.
아니 요새 애들은 왤케 나이브한지ㅋㅋㅋ 진짜로 이걸 몰랐다고?? 싶은게 많아요. 부모님이 안가르쳐주나ㅠ
탈룰라각이긴한데. 아버지가 도박하느라 집에 안붙어 계신다고 함. (숙연)
앝...
젊어서 그르츄 중년들이 이해해줍시다요
저도 젊은이인데요? (정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