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란실바니아의 한 마을에 무서운 흡혈귀 드라큘라가 나타났다.
처음 나타난 공포의 흡혈귀 앞에 모든 저항은 무력하기만 했고, 사람들은 놈의 약점조차 알지 못한 채 공포에 떠는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물론, 처음부터 굴복한 것은 아니었다.
나름 무기를 갖추어 드라큘라의 저택에 쳐들어가보기도 했고, 드라큘라의 집에 불도 질러봤지만 어떤 무기도 놈을 죽일 수 없었고, 불도 물도 소용이 없었다.
그나마 알게 된 것이 쳐들어간 특공대가 모두 전멸할 때 쯤, 겁에 질린 마지막 대원이 하나님을 애타게 찾으며 십자가를 높이 들고 기도했던 것을 보고 드라큘라가 기겁을 하며 도망갔다는 것.
그 덕분에 마을 사람들은 한국의 도시 서울의 야경처럼 지붕마다 십자가를 달고 밤에는 절대 나가지 않는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자 곤란해진건 드라큘라였다.
아무리 빈틈을 노려봐도 온 마을이 십자가 투성이니 드라큘라는 점점 굶주릴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참다 못한 드라큘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의 존엄성과 인권. 가치를 생각하면 결코 할 수도 해서도 안되는 일이었지만, 일단 살아남아야 했기에 드라큘라는 사람대신 참피의 피를 빨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그리고 드라큘라가 지나가는 참피들을 습격해 피를 빨아먹으면서부터 흡혈귀가 되버린 참피들이 마을 곳곳에 출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흡혈귀가 되봐야 어쨌든 참피.
참피를 능가하는 힘을 지니게 되었지만 인간만 못했고, 참피의 이빨로는 인간의 살가죽에 구멍을 내지도 못했으므로, 흡혈참피들은 결국 동족의 피를 빠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마을의 참피들이 모두 흡혈귀가 되고 얼마 후.
마을에서 가장 박식한 반 헬싱 교수는 그날 아침도 별 생각없이 평소 하던대로 공원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지금은 안전해졌다곤 하지만 드라큘라는 반드시 없애야만하는 괴물이야.. 저대로 두기엔...너무 위험해!'
산책을 즐기며 드라큐라에 대한 생각에 골몰한 반 헬싱 교수.
그런 교수에게 그나마 있던 이성도 상실한 오로지 피에 미쳐 날뛰는 흡혈 실장들이 그늘에서 뛰쳐나와 달려들었다!
그리고...
"데...데 샤아아아!!!"
"테챠아아아아아!!!!"
햇빛을 받은 흡혈 참피들이 한줌 재가 되어 흩어지는게 아닌가?
반 헬싱 교수는 재빨리 지팡이를 휘둘러 참피 몇마리를 그늘에서 밖으로 날려보았다.
그러자
"데...갸아아...."
역시나 재가 되어 흩어지는 흡혈참피!
그리고 그날 반 헬싱 교수와 마을 사람들은 드라큘라의 집으로 몰려가 자고 있는 드라큘라를 밖으로 내동댕이 쳤고, 드라큘라는 한 줌 재로 변하면서 헬싱 교수에게 한 서린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내 약점을 알아낸 것이냐...."
"참피 때문이다."
반 헬싱 교수는 그날, 너무나 억울해보이던 드라큘라의 표정을 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