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갓 초등학교에 들어간 8살때의 이야기입니다
어릴적 저희 집 앞에는 과일 가게를 하시는 아주머니께서 한분 계셨습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신기를 가지고 계셧지만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은 아니셨었죠
어느날은 그분이 저희 부모님께 '당신 아들이 이번해 큰 사고가 날것 같으니까 각별히 조심하고 항상 같이 다니도록 하시오'라고 말씀하셧답니다
처음엔 반신반의 하셧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들어 저를 항상 학교 앞까지 데려다 주시곤 하셧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으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계단에서 넘어진 탓에 제 턱이 찢어져 몇바늘인가 꿰매는 일이 잇었습니다
부모님들께서는 아 이걸로 다 지나갔나보다 하고 차라리 이 정도에 끝났으니 다행이다 하고 안도를 하셧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달이 지나 피아노 학원에 다녀오던 제가 트럭에 치였고
저는 3일간 혼수상태에 빠진 상태로 병원의 응급실(혹은 중환자실)에 있었는데
제가 사고 난 후 3일째 되는날 그 아주머님께서 저희 아버지를 찾아오시더니
'OO이 아버지 나좀 살려줘요' 라고 하시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니 제가 어떻게 아주머니를 살려드려요 지금 무슨 소리 하시는거에요?'
그러자 '돌아가신 당신 어머님이 지금 내게 오셧는데 제발 나 좀 살려줘요' 하고 말씀을 하시더랍니다
'아주머니 지금 뭐 하시는거에요 애가 병원에 있는데 지금' 하고 화를 버럭 내셧는데
갑자기 '아이고 우리 아들 XX이' 하시면서 어릴적 엄한 할아버지께 매질을 당한 아버지를 끌어안고 울면서 위로하시던 할머니의 춤을 보여주셧답니다
그리곤 '이 어미가 아무도 상을 차려주질 않으니 밥을 먹질 못해서 힘이 없어 품에 안고 있던 아이를 놓치고 말았다' 하시면서 울음을 터트리셧다고 합니다
게속 손에 힘이 안들어가 아이를 놓쳐버렸다고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면서요
저희 친가는 거의다 기독교를 믿고 저희 아버지는 그 당시까지 무신론자에 가까우셧던 분이라 따로 제사상을 차리거나 하시질 않으셧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시고 잠시후 아주머님께 '지금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여쭈어보니
'조촐하게라도 상을 차려야 하니까 시루떡을 구해오시고 내가 가게에 남은 과일이 있으니까 그걸 가져올께요' 하시더랍니다
아버지께선 쌀을 씻고 밥을 안쳐 밥을 준비하시곤
방앗간을 하던 앞집으로 가서 사정사정 해서 시루떡을 좀 해주시오 해서
늦은 시간에 급히 구한 떡 아주머니께서 가게에서 가져온 과일 등으로 작고 조촐한 상을 차리고 제를 지내셧는데
그 날이 제가 병원에서 깨어나던 3일째라고 합니다
이후로 아주머님께서는 신내림을 받으시고 무속인을 하시게 되셧고
저희 아버지께는 영적 존재에 대해 믿게 되는 계기가 되셧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희집에선 항상 명절에 제사상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제게는 병원에서 깨어나 외할머니께서 주시는 떠먹는 요거트 한숟갈을 먹었다가 다 게워냈던 기억밖에 없지만
품에 안고 지켜내주시던 친할머니께도 당시에 알려주러 오셧던 보살님께도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