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통수구아베에 참다참다 일어난 일본국민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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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본받자" 직장인 수천명 가세, 확 커진 '아베 퇴진' 촛불
김경년 입력 2018.04.07. 13:30 수정 2018.04.07. 15:03
[오마이뉴스 글:김경년, 편집:박혜경]
"부인 아키에도 증인신문에 나와라."
한국에서는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촛불시위의 결과로 탄핵,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징역 24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6일. 그날 저녁 도쿄에서는 아베 일본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타올랐다.
재무성 문서조작 사건이 정권을 뒤흔드는 위기로 발전하면서 매주 국회의사당 주변과 도쿄 시내 곳곳에서 대규모 규탄시위가 벌어져 왔지만, 이번주에는 방위성마저 이라크 파견부대의 일일보고(일보) 문건을 발견하고도 사실을 1년 넘게 은폐했던 것으로 밝혀져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언어와 구호, 그리고 시위방식은 달랐지만 '적폐 청산'을 외치는 일본 시민들의 열의는 한국의 촛불시민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6일 저녁 도쿄도 치요다구 나가타초 '곳카이기지도마에(국회의사당앞)역'을 빠져나오자마자 정면에 국회의사당이 보였다. 이곳은 국회의사당은 물론 총리 관저와 총무성, 재무성, 외무성 등 정부 부처가 모두 모여있는 일본 정치의 1번지.
한산하던 거리에 피켓과 LED초를 손에 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마침 흩뿌리던 비도 멈췄다.
삼삼오오 모여든 노인들이 경찰이 쳐놓은 바리케이드 뒤에 각자 자리를 잡고 "원전 반대", "원전을 당장 폐기하라"고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매주 금요일 이 자리에 모여 원전 반대를 외치고 있는 사람들로, 아베 퇴진 시위가 시작되는 7시 30분까지는 이들의 시간이다. 2차 대전말 처참한 원폭 피해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노인들이 아무래도 주축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현장에서 만난 70대 여성 참가자는 "원전 때문에 집을 잃고 쫓겨난 수만 명의 후쿠시마 사람들이 너무 불쌍해 집회에 계속 참가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원전을 줄이는 추세인데 돈 때문에 거꾸로 원전을 늘려가고 있는 아베는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성토했다.
집회는 총리관저 앞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시작돼 수 백미터 아래 재무성 앞까지 이어진 인도 위에서 열렸다. 경찰은 넓지 않은 인도를 반으로 나눠 가운데 바리케이드를 친 뒤 시위대를 안쪽으로 밀고, 바깥쪽은 행인들이 지나갈 수 있게 했다.
한국처럼 넓은 광장이나 도로가 아닌 인도 한쪽만 사용하는 터라 집회 장소는 무척 협소해보였다. 시위대 전체를 조망하는 사진을 찍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그러나 시위대는 이에 익숙한 듯 불만없이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자신의 구호를 외쳤고, 경찰은 시위대의 안전과 행인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한국처럼 시위대와 경찰이 몸싸움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7시 30분이 되자, 아베 총리를 규탄하는 본격 시위가 시작됐다. 직장일을 마친 20~30대 젊은 회사원들이 가세하자 서너 구역으로 나눠진 시위장소가 가득찼고, 수천 명의 시위대를 바리케이드 안으로 들어가도록 유도하는 경찰과 안 들어가려는 시위대의 가벼운 말다툼도 눈에 띄었다.
총리 관저 건너편 인도에는 주최측 인사들이 '아베는 나와라', '아키에도 증인신문에 나와라', '거짓말 하지 말라', '진실을 말하라', '국민을 깔보지 말라' 등 구호를 외쳐 시위대의 연호를 이끌었다.
중간중간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출판업에 종사한다는 40대 참가자는 자민당의 헌법 9조 개정 시도, 공문서 위조사건, 국방성 일일보고 은폐사건 등 아베 정권의 실정을 지적하고 "더이상 국민을 속이려들지 말고 아베 총리는 자리에서 내려와라"고 소리쳤다.
20대 여자 대학생도 발언대에 올라 "국민은 아베 정권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설명할 기회를 주었지만 그때마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자기 맘대로 해왔다"며 "국민은 더 이상 속지 않는다"고 역시 아베 총리의 퇴진을 주장했다.
이날 시위는 밤 10시까지 지속됐다.
"한국 촛불시위 '감동'... 북과 대화하는 문 대통령에게 감사" |
시위 현장 뒤편에 앉아 가방에서 손팻말을 꺼내고 있는 여성 참가자를 만났다. 자신을 닉네임 AKI(39, 회사원)로 소개한 그는 "매번 문구를 바꾸는데, 오늘의 테마는 퇴진"이라며 'Resign Now(당장 퇴진하라)'고 쓴 종이를 보여줬다. 그리고 "한국의 촛불집회에 감동했다"며 "북한과 대화에 나선 한국의 대통령에게 감사한다"고도 말했다.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