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 게임이 발매된지도 9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네요. 처음에 드림케스트로 이 게임이
발매 되었을 때는 이 게임의 진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그냥 접어 두었습니다.
직장 때문에 관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데 작은 브라운관 텔레비전으로 할만한 콘솔은
게임 큐브라는 생각이 들어 게임 몇 개와 챙겨 왔습니다. 틈틈히 즐길 게임을 찾는데
이터널 알카디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게임이 나오기 전에 세가의 혼이 들어간
게임이다라고 광고가 대대적으로 되었는 데 그 판매량은 쉔무만큼은 아니지만 아주
처절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도의 세가는 역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일이 끝나고
술자리를 피하고 바로 관사에 들어가게 만든 이 게임을 차근 차근 파헤쳐 보겠습니다.
1. 그래픽
게임을 논할 때 가장 먼저 언급하게 되는 부분이 그래픽입니다. 원래 이 게임은 99-00년
도에 게임큐브보다 마이너 기종인 드림케스트로 발매되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보면
당연히 그래픽이 좋지 않습니다. 플레이스테에션 3나 엑스박스 360에 익숙해진 요즘 유저
들은 눈이 아플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기준으로 아주 대단한 수준의 그래픽이었다
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제 관사에 있는 구형브라운관 티비에서도 폴리곤이 고해상
도로 나옵니다. 그리고 캐릭터들이 사용하는 마법의 효과는 지금 봐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캐릭터들의 특징이 잘 나타난 디자인과 표정의 변화는 게임에 몰입감을 주기에 충분합니
다.
2. 사운드
이터널 알카디아는 세가 게임 사상 가장 많은 40여명의 오케스트라를 동원해서 게임의
배경음악을 만들었다는 것으로도 세간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오프닝에서 나오는 잔잔한
오프닝 음악과 전투시 그리고 각 던전과 필드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게임속으로 더욱 더 빠져들게합니다. 특히, 게임속의 배경음악이 엔딩 크래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데 어레인지가 되어서 전혀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유일한 사운드에서의 단점
은 캐릭터들의 음성처리가 매우 미약하다는 것입니다. 의성어나 아주 짧은 대화만이 음성
이 지원이 되고 나머지는 자막처리가 되는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게임성
이터널 알카디아의 장르는 롤플레잉이지만 상당히 자유도가 높은 플렛폼 게임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외길을 따라가는 롤플레잉이 아니라 게임 중간 중간에
현상범을 잡는 다던지 발견물을 찾아내야 한다던지 하는 사이드 퀘스트가 적절히 있어서
스토리진행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재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게임의 길이도 적절하여
넉넉잡아 50시간은 즐겁게 플레이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롤플레잉 게임의 재미는 전투에
있는 데 전투부분은 적들의 속성을 고려하여 매우 전략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즉, 레벨
올리기에 치중하는 것도 게임을 즐기는 방법중의 하나이지만 전략성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캐릭터간의 전투뿐만 아니라 주인공들이 타는 배를 이용
해서 벌이는 포격전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게임성 하나만 가지고도 이 게임을 잡을 가치
가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4. 끝맺음
80-90년대 닌텐도와 게임업계를 양분했던 세가의 저력이 유감없이 드러난 게임이 이터널
알카디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들만의 고집으로 드림케스트 전까지 어두운 색상의
콘솔 디자인을 고수했고, 독특한 게임성을 가지고 대중을 사로잡기 보다는 메니아 층을
형성했던 세가의 고집을 참 좋아했습니다. 물론 그 고집 때문에 시작부터 실패인 쉔무
를 만들었고, 세가는 콘솔메이커로서의 비운을 마감하고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집니다.
이런 세가의 혼이 담기 게임인 이터널 알키디아를 즐기면서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
나 이후로 오랜만에 아껴가면서 플레이를 한 것 같습니다. 젤다의 전설이 주는 훌륭한
게임성 때문에 플레이 하기가 까운 것이 아니라 마지막 발악을 하는 세가의 절실함이 너무
나 잘 묻어나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이터널 알카디아의 엔딩은
전형적인 해피엔딩입니다. 생명을 다하는 환자의 인공호홉기를 떼어 내는 의사가 기적을
바라는 것처럼 세가도 황혼기의 역전을 바라면서 행복한 결말을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바램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아직도 많은 게이머들의 가슴에 그들의 창의적인 열정
이 숨쉬고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정말 미안하지만 혼탁해지고 있는 콘솔
시장에 실패에 연연하지 말고 다시 뛰어들었으면 하는 부질없는 저의 마음도 이 게임을
통해 한 번 건네어 봅니다.
드캐시절에 일본 베낭여행 간김에 중고로 싸게 사온 타이틀이었는데... 베낭여행 다녀오니 드캐가 사고로 망가져 있었던... 해보지도 못했어요... 흠...
추천...매우 공감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덕분에 옛추억이 떠오르네요.
추천합니다~ ^^
Leen// 저는 큐브판으로 해서 드림케스트 판도 한 번 구하고 싶습니다 fireemblem// 감사합니다. 제로무라사메// 감사합니다.
드림캐스트용은 로딩이 상당해서 큐브로 한 경우 적응하기 은근히 힘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