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처럼 방구석에서 유게 눈팅하다가 지겨워져서 게임이나 하려고 크롬창 내리고 스팀을 켰더니 CnC신작이 떡하니 박혀있는거야
유선형을 베이스로 하되 날카로움을 강조한 Nod형제단의 음험한 실루엣과 각지고 투박하지만 신뢰성과 힘이 느껴지는 GDI의 강인한 실루엣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모습을 배경으로
붉은 후광을 왕관처럼 두르고 있는 케인님이 그 속을 도저히 짐작하지 못하게 만드는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띄고 날카롭게 화면밖을 주시하고있는 패키지 아트, 타이베리움 던과 타이베리움 선의 뒤를 잇는 새로운 타이틀명인 타이베리움 트와일라잇은 자신이야말로 18년의 기다림을 보상해줄, 타이베리움 사가의 적통이라 주장하고 있었어.
게임을 실행시키자 제일 먼저 유비소프트의 로고가 나를 반겨줬고 그 다음으로는 웨스트우드 스튜디오 로고가 나를 눈물짓게 했어, 그리고는 당연하다는 듯이 실사배우들을 동원한 오프닝 영상이 시작되었지, 지구 궤도에 위치한 필라델피아의 회의실에서 가속화되는 타이베리움 오염에 대해 회의하던 중, 지상의 GDI 기지들을 비추는 스크린들 중 하나에서 GDI 수뇌부들을 비웃으며 죽은 것으로 알려진 케인님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고, 그 강력한 카리스마로 GDI의 중진들을 압박했지 그를 상대하는 GDI의 정치인과 장군들은 겉으로는 의연했지만 과하게 힘이 들어간 주먹과 떨리는 눈빛으로 그들이 얼마나 긴장했는지 느낄 수 있었어, GDI를 도발하는 케인님의 전언이 끝이나고, 누군가가 그를 향해 물었지 대체 목적이 뭐냐고, 그러자 케인님은 여유롭게 웃으며 대답해주었어, One vision, One purpose. 곧 알게 될거라고, 그 말을 마지막으로 통신은 종료되었고 이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Nod 형제단의 공격에 혼란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GDI의 기지들을 비추는 스크린과 지원을 요청하는 통신음을 배경으로 혼란에 빠져 얼어붙은 GDI 수뇌부들의 모습을 줌 아웃하며 보여주었고 타이틀 화면으로 넘어가려는 찰나, 난 꿈에서 깨어나고 말았어
행복했던 꿈에서 싸늘한 현실로 내쳐진 순간, 나는 갓 태어난 신생아처럼 엉엉 울어버리고 말았지
이건... 우리 운명이 아니였는데...
기념으로 타이베리안 썬을 플레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