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내 진짜 소개가 늦었군, 그동안 속여서 미안하네 나는 13의 빛 이자 8번째 빛 이레인(Irene)이라고 하네. 여기서는 살라딘이라고 부르지.”
정확히는 살라딘 란 비지트
그는 전에 자신이 인간이 었을때의 이름이라고 했다. 이시드는 그의 말에 꼬투리를 잡았다.
“에에?, 그건 또 무슨 소리에요?”
믿지않는게 당연하다. 이시드는 자신도 중학교는 졸업 못 했다지만 이레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아니 지나가던 사람붙잡아도 알고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레인은...
“사부는 남자잖아요?!”
13의 빛은 전부 여신이다. 물과 방어를 관장하는 마거리트 빛과 정의를 관장하는 엘리아 그리고... 평화와 조화를 관장하는 태양 이레인! 그게 저 시커먼 아저씨라고?!
“아, 이 모습이면 의심이 가겠구나.”
그러자 그는 손바닥을 짝하고 쳤는데 더 가관이었다. 2m는 기본으로 넘고 어깨 딱 벌어지고 꿈틀꿈틀 움직이는 이두박근 삼두박근으로 노래도 할 수 있는 팔 하나가 지나가는 여자 허리보다 두꺼운 우락부락한 남자가 어마어마한 여인으로 변하는게 아닌가.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빠질 곳은 빠졌다 라고 부를정도로 육감적인 몸매였다. 로브로 가슴은 가리고 있었지만 터져나갈 정도로 튀어나왔으며 외모는 태양을 깎았다고 했을정도로 탄력넘치는 피부에 칠흑같던 길게 내린 눈썹은 하나하나를 흑요석으로 뽑아서 붙였다고 무방했다. 올라간 코에 눈은 달을 품은거같았고 품은 달을 실로 엮어 만든 빛나리빛나는 금발에 피보다 붉은 작디작은 입을 가지고있었다. 입을 조금만 움직여도 남자들은 그녀에게 말대신 꽃다발을 건내리라 누가봐도 여신의 외모 다 싶었지만 이시드는 딱한가지 한가지더 태클걸게 남아있었다.
“잠깐만요, 이레인은 백이....”
“시드.”
이시드의 말이 청아한 목소리에 가로막힌다. 아무래도 몸뿐만이 아니라 목소리 마저도 여자로 변했구나 살라딘의 그의 말을 정정한다.
“인종차별은 나쁜거란다.”
“그게 아니라니까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면서 하루종일 가게에서 빵을 만드는 이시드지만 그도 1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하는 일이 있었으니 바로 신전에서 빵을 나눠 주는 일이였다. ‘빵을 팔되 굶주린 자는 100리안에 없어라’라는 가게를 새울때부터 듄이 만든 신조중 하나였다. 빵값은 재료비에 가게유지비, 인건비 조금만 받은 가격으로 책정했으며 덕택에 다른 가게에 비해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팔았긴했지만 신전의 고아들은 그럴만한 돈도 없었다. 그래서 매주 화요일은 빵을 평소보다 1.5배 더 만들었으며 수요일 이른 아침부터 이시드는 졸음을 이겨내면서 일일이 걸어. 자신이 압축 마법이 걸린 가방을 들고 그안에 있던 빵을 페트론 시의 모든 신전에게 골고루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거기갔던 9개의 신전중에는 이레인의 신전이 있었고 그가 신전에서 본 이레인의 모습은 인종차별은 하기싫었지만... 그녀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비출정도로 흰 피부였으며 허리까지 내린 흑발에 저렇게 무식하게 가슴만 큰 글래머도 아니였다. 라고 이시드가 여기까지 말하자 살라딘은 허허 웃으면서 말했다.
“보이는게 다가 아니지, 신도 가끔씩 기분에 따라 이미지도 바뀐다고?”
신도 기분따라 선텐도 하나 아아, 말을 말자. 그나저나 아까전에 살라딘이 했던 말이 걸리는 이시드였다.
-그리고 나는 너에게 그 무언가를 싸우기위해 도와주는 거나 그 무언가를 없애기 위해 온거지
“무언가를 없애다니요?, 그걸 없앨수있나요?”
“아아 당연하지.”
그 아니 그녀는 이시드에게 다가간다. 몸이 움직일때마다 가슴이 움직이는게 어째 보기에 민망하다. 고개를 잠깐 돌리니 그녀는 코앞까지 다가가 속삭인다.
“아니면 너가 그걸 없앨수있게 도와줄 수 있지.”
무슨 뜻일까. 결과는 똑같지만 말의 뜻이 다르다. 그녀는 그의 은발을 만지면서 말한다.
“내가 무언가를 없애면 너는 평범한 삶. 지금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러더니 그의 은색의 머리카락이 점차 금색으로 변해간다. 머리카락만 변하는게 아니다. 왼쪽의 뱀처럼 생긴 눈은 점차 인간의 형체를 되찾고 오른 쪽 눈처럼 붉은 색으로 변한다. 그 모습에 듄과 라자는 깜짝 놀란다.
“하지만 그건 어떠한 이야기도 없고 그저 우연한 기연이자 ‘기적’이지.”
황금으로 빚은듯한 그의 머리카락이 은색으로 다시 되돌아간다. 왼쪽 눈도 자츰 황금빛을 찾는다.
“하지만 너가 무언가를 무찌르면 너는 흔히말하는 영웅에나 적힐법한 삶을 살게된단다. 같은 시대에 사는 석공은 너로 조각상을 만들고 학자는 펜을 놀려 이야기는 후세에 퍼저 자손들까지 너를 기억하겠지.”
왼쪽 눈마저 뱀의 망막으로 돌아간다. 그녀는 속삭인다.
“내가 가르쳐 주마. 나도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거든.”
자신은 그러기위해 이시드 너에게 왔다.
“너도 득이 되는 거다. 너는 강해지고 나는 -미스트 레빗-의 권법을 후게자에 주는걸로 인간으로 서의 미련은 사라진다.”
이시드는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고 남자로 다시 변한 살라딘은 말한다.
“자아 소년 선택해라. 지금처럼 평범하게 살 것인가 아니면 부모처럼 후대가 기억하는 삶을 살겠는가?”
“저... 저는..”
머리가 어지럽다. 마치 연기를 걷고있다는 느낌이 이런거랄까 몽롱한 기분이지만 무언가 말을 해야만 할거같았다. 하지만 그건 내 진심이 아닌거같았다. 이시드는 풀린 눈이지만 입으로 말한다. 아니 말할려고 할 때.
“잠깐 시드.”
라자였다. 라자는 이시드 앞을 막고 살라딘을 노려보면서 말한다.
“일단 엄마랑 상의 좀 하자.”
그래놓고 이시드의 동의도 없이 그의 목덜미를 잡더니 방에서 나간다.
쾅!
들으라면서 크게 문을 닫자. 방에는 듄과 살라딘 둘만 남는다. 입을 삐죽거린 살라딘을 보며 듄은 말한다.
“아무리 제 아들이라도 부모가 보는 앞에서 유혹같은 꼼수를 함부로 쓰면 안되죠.”
“쳇, 엘러스가 이렇게 하면 코르셋 안 푸는 여자는 없다고했는데.”
제 아들은 여자도 아니고 여자가 여자 유혹하는 방법도있나 라고 고민을 하며 듄은 홍차 한잔을 마시더니 그에게 권한다.
“어짜피 이미 답은 나와있지 않습니까.”
“그래 이미 답은 나와있지.”
사실 그에게는 유혹같은 장난은 필요없었다. 이시드가 무슨 선택을 할지는 자신도 눈앞의 소년의 아버지,어머니 심지어 이시드 본인조차도 알고 있다.
“하지만, 답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법이지.”
이미 펼쳐진 답만 맞춘다고 해서 모든 점수를 다 주는 것도 아니다.
과정이 있어야 하는 법.
단추 하나 잘못 끼워서 입는 다고해도 결정적으로 옷은 입었지만 입는 과정이 이상하다. 살라딘은 그 과정을 거치게한 것이다. 이야기는 흘러가야하니까. 눈앞에 있는 신은 오만하고 오만했다.
문을 여니까 제일 먼저 보이는건 옆에서 서있는 리제였다. 깜짝 놀라는 리제의 얼굴을 보니 라자는 다 들었구나 라는 생각이든다.
“저기..., 엄마 무슨 소리야 오빠가 인간이 아니라니는게?”
“....”
“진짜야 엄마?,,, 그리고 엄마도 야?”
“맞아.”
부정은 하지않았다. 아아아 이방은 방음이 안 좋을까 문을 철문으로 바꾸면 조금 나아질라나
“그러면 나는?”
리제는 사시나무 떨 듯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킨다. 라자는 피식 웃으며 자애로운 어머니처럼 그녀의 머리를 쓰담는다.
“너는 아빠 닮았고 내 딸이야.”
그녀는 리제는 처음 낳았을 때를 상기한다. 자신과 꼭 닮은 아들에 비해 딸내미는 아빠를 닮았다. 아들처럼 눈 색깔이 다르지도 않고 눈 사이에 비늘도 없었다. 누가봐도 평범한 소녀였다. 아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조금 자라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머리카락과 피를 마탑에 보내 의뢰해봤지만 눈앞의 소녀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붙잡고있는 아들은... 자신과 똑같았다. 그를 낳고 그녀는 신에게 저주했으며 저주는 기도로 변해갔다.
왜 나한테서 안 끊나냐고
왜 아들은 자신과 같은 길로 걸어야하냐고
제발 평범하게 자라만달라고
광신도처럼 빌고 빌었다. 그러나 신은 듣지않았다. 직접 왔으니까. 라자는 쓰다듬은 리제의 머리 흝뿌리고는 말한다.
“그리고 너는 너지. 인간이나 괴물이나 너는 엄마 딸이고 아빠 딸이지.”
눈풀린 이시드를 카운터에 앉히더니 그를 흔든다.
“으어어어어어어~”
“쯧.”
저 망할놈의 신이 무슨 수작을 부린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라면 하루종일 갈거같았다. 라자는 리제에게 말한다.
“주방가서 건포도 좀 가지고와.”
“응.”
리제는 그렇게 말하며 주방에 다녀와 재료로 쓸 건포도 가득 든 바구니를 들고온다. 라자는 건포도를 한움큼 들고서는 이시드입에 털어놓았으며 조금 남은건 자신도 먹고 리제에 권한다.
“먹을래?”
“아니요.”
저 맛 없는 걸 왜 먹으란 말인가.
건포도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인데 싫어하는 사람은 진짜 싫어한다. 리제는 싫어하는 파였고 이시드는...
“윽, 이게 뭐야 퉤퉤퉤. 초코칩인줄 알았잖아!”
“정신이 드냐.”
이시드는 리제와 마찬가지로 싫어하는 파였다.. 그리고 싫어하는 파중 ‘극심하게 싫어하는 파였다.’ 초코 머핀 먹으면서 초코칩인줄 알고 끄게 베어물었다가 건포도인줄 알면 그때의 정신적 고통과 미각적 고통은 말할수도 없다. 신의 유혹을 건포도로 물리치려는 그녀도 이상하지만 건포도로 유혹을 물리친 이시드도 신기했다. 정신이 번쩍 든 이시드를 향해 라자가 말한다.
“시드.”
그저 그의 눈동자를 봤을 뿐인데 이시드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수있었다. 이시드는 그녀의 깊다디 깊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은다.
“전 하고싶어요. 엄마.”
“그래, 18살 먹은 자식인데 더 이상 부모가 붙잡으면 감금이지.”
그녀는 아들을 보내준다. 사실 그녀도 그가 무슨 답을 할지는 알고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진심을 듣고싶었다. 라자는 이시드를 꼬옥 안는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곧이어 들려오는 딸내미 말에 분위기가 깨진다.
“어 그러면 나는...?”
“넌 시집가도 아빠가 잡아둘거다.”
저 딸내미가 이 도시 아니 이 가게를 나가서 독립할려면 시집말고는 답이없다. 하지만 어느 남자가 소드 마스터에게 덤비겠는가. 풀이죽은 리제를 바라보며 라자는 이시드에게 말한다.
“가자.”
“네.”
문이 열리자 살라딘과 듄은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이시드는 살라딘에게 말한다.
“저는 싸울겁니다. 도와주세요 사부님.”
살라딘은 웃었다.
이제 이소년의 운명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