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후원자의 권유로 랩 페스트에이드라는 랩 실력을 겨루는 행사에 참가하게 된 불꽃 공주는
'이봐, 아직도 모르겠어? 나야 나! 우왕의 오른팔, 토론토!'
그 후원자를 자처한 게 사기꾼 토론토이고, 락 배틀에 패배할 시 불꽃 왕국을 양도하겠다는 문서에 서명했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닫습니다.
더구나 토론토가 피비의 상대역으로 섭외한 자는 우대륙에서 가장 유명한 래퍼인 랩 베어의 아들로
위대한 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가수명으로 쓸만큼 파괴적이고 가공할만한 랩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어찌나 상대의 정신을 인정사정 없이 찌르는지 연약한 쿠키 래퍼는 사지가 떨어져 나갈 정도죠.
심지어는 그 실력도 이미 아버지 랩 베어를 넘어섰고,
아버지도 불구로 만들만큼 냉혹무비함을 자랑하는군요.
I I
아버지 팔을 자르려 했음. 쿠데타로 아버지를 몰아냈음.
그 참신하고도 놀라운 패륜행위에 자기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은 불꽃 공주와 핀도 경악을 감추지 못합니다.
자기 친족에게도 이런 상처를 주는 녀석이 관계도 없는 이를 적으로 만났을 때 얼마나 잔혹한 미소를 지을까요?
그래서 피비는 배틀에서 살아남고 불꽃 왕국을 지키기 위해, 그러려면 좋은 가사를 짓는 능력이 필수라
영감을 얻기 위해 많은 활동을 연달아 합니다. 단순 알바부터 시작해
바닷속 여행과
수학 스터디까지. 천성에 맞든 그렇지 않든 참여하는데요.
그렇지만 다급하게 시도한 일들은 그녀의 곁으로 와 불꽃이 되는 대신 불연소 쓰레기처럼 그녀의 머릿속만 난잡하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시간에 쫒겨서 그 행위 자체에 몰두하기 보다는 수박 겉핡기 식으로 넘어간 것들이 내면에 안착할 수 있을리가 없으니까요.
자신의 고민 위로 더한 고민의 불길을 옮기던 불꽃 공주의 시야에 비모와 넵터가 잡담하는 모습이 들어오고,
그녀는 자신 속의 불길을 처음으로 지펴주었지만 그와 동시에 냉담하게 그녀와 멀어진 가족을 떠올립니다.
자신을 지펴준 이와의 거리감을 해소한다면 그녀의 불꽃은 지금과는 다른 소리를 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피비는
짠
일찌감치 파악하고 있던 (전) 불꽃 대왕의 은신처에 찾아갑니다.
부녀보다는 군주와 탈옥수란 관계를 생각해 두려움에 떠는 불꽃 대왕.
하지만 불꽃 대왕이 이끄는 다람쥐 무리의 발전상과 깜찍한 동물을 그리는 취미가 생겼음을 본 불꽃 공주는
달라진 아버지라면 그녀를 이해하고 정상적인 부녀관계를 가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말문을 엽니다.
'오호홍, 그래! 걱정마렴! 아버지는 철없던 너의 반항은 다 용서하마!'
그러나 불꽃 대왕의 반응은 그녀가 내심 기대하고 있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아버지를 몰아내고 정권을 차지한 것은 윤리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일은 백성들이 폭압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일의 저변에는 아버지가 갓난 딸을 죽여버리려 하고 그게 안 되자 감금하고 항시 통제하려 했었던 것이 깔려 있었죠.
그 맥락을 철저히 무시한 채 자기만 혼자 사과 받고 대화를 끝내려는 불꽃 대왕의 아전인수격인 마음씨에 말을 흐리지만
아버지란 작자는 딸의 마음보다 다람쥐들에 신경을 쏟느라 바쁘군요.
'깊은 이해와 공감을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결국 그녀의 생에 처음 불을 지펴준 아버지에게서도 피비는 내면을 원숙하게 만들어줄 실마리를 구하진 못합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도래하고
랩 베어의 아들은 랩을 가장한 인격모독을 불꽃 공주 앞에서 늘어놓습니다.
오래 전부터 항상 공포의 대상이었고
인간이랑 연애 관계도 홀라당 타버린지 오래.
하긴 너같이 포악한 년이랑 어떻게 사랑을 맺을 수 있을까?
기껏해야 돈 존처럼 왕국을 노려 정략 결혼이나 하겠지.
아 그래, 그 덩치도 네 성격을 못 당해냈다지?
성격이 마초스러운데 제대로 된 남자가 다가오겠나?
그런 네가 잡을 수 있는 건 물렁물렁한 시나몬 번!
랩 베어의 아들이 펼치는 공세에 불꽃 공주는 분노와 부끄러움으로 뺨을 붉히고
같이 디스당한 시나몬 번은 뭐 아무 생각 없어보이는 군요.
랩 베어 아들의 공세에 말문이 막힌 불꽃 공주는
절체절명의 순간, 관중석에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기대에 차 물어봅니다.
'역시 아버지! 절 응원하러 와주셨군요!'
'아니! 완전 우연인데!'
당연하게도 바람직한 애비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군요.
이 대결에 무엇이 걸려있고 딸이 가진 고민이 뭔지 모르는 채로, 그리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채로
그저 편하게 자기 할 말만 말하는 작태에
끄아아!
결국 피비는 폭발하고 맙니다.
다람쥐 같은 귀여운 동물만 신경쓰고 그 밖의 일은 심지어 자신이 직접 지핀 딸의 생애도 관심없고
그렇기에 딸의 소망을 전혀 이해해주지 않고 내팽겨쳐 버렸습니다.
피비는 선언합니다. 누가 불을 지폈든 아니든 바람이 불을 흔들든 말든 상관없이
직면한 세계의 어떤 것에서 의미를 만드는 것은 자신의 몫이고
이 타오르는 생명은 누구의 것도 아닌 바로 자신의 것이라는 걸요.
그럼 너는 뭐지? 아버지의 이름으로 공연하는 넌?
이름과 유명세를 빌려, 정작 아버지는 휠체어에 눕혀
랩베어의 아들이란 사실 외에 다른 특기할 점이 있나
오, 아니지. 넌 이름조차 가질 자격 없는 자기 생의 엑스트라.
랩 베어 아들의 입을 다물게 한 불꽃 공주는 이 일을 꾸민 토론토에게 얘기합니다.
누가 개입한다고 해서 그것에 주관없이 휩쓸리는 바보짓은 하지 않겠다고요.
그녀가 이뤄놓은 삶의 중요한 부분을 요구한다면 그녀는 그 요구한 이를 당장 자기의 불꽃 속에서 추방해 버릴 겁니다.
'그리고 토론토! 생각해보니 그 문서에는 공신력도 없잖아!'
그렇게 랩 배틀의 승패 유무와는 관계없이 자신의 삶과 왕국을 지킨 불꽃 공주.
'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축하한다!'
붸에에에에-
남에게 지펴졌고 수많은 외부의 것들이 다가온다 해도 타오르는 불은 오롯이 그녀의 것일겁니다.
죽창이 너무 세다
뭐, 핀이야 아버지가 어떤 설명도 안하고 도망가는거 잡으려다가 팔이 짤리게 된거 복수할 겸 자르려고 한 거였고 불꽃 공주는 아버지가 자신의 힘을 경계하면서 그간의 원한을 표출할 겸 쿠데타로 아버지를 몰아냈으니 그런데 그 이후로 벌어지는 일들이 어지간히 좀 꼬였다가 지금에서야 안정화된 수준. 는 그보다 하필 두 명다 아버지한테 안좋은 감정 있는 애들인데 하필 그 앞에 패륜아가 있네.
죽창이 너무 세다
뭐, 핀이야 아버지가 어떤 설명도 안하고 도망가는거 잡으려다가 팔이 짤리게 된거 복수할 겸 자르려고 한 거였고 불꽃 공주는 아버지가 자신의 힘을 경계하면서 그간의 원한을 표출할 겸 쿠데타로 아버지를 몰아냈으니 그런데 그 이후로 벌어지는 일들이 어지간히 좀 꼬였다가 지금에서야 안정화된 수준. 는 그보다 하필 두 명다 아버지한테 안좋은 감정 있는 애들인데 하필 그 앞에 패륜아가 있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