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 애니메이션 쏘아올린 불꽃(이하 생략)이 개봉을 했죠.
사실 아직 본 적이 없고, 아마 볼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제 취향은 아니라서요.
근데 웃기게도 지난 가을 이곳의 성지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사전 지식이 전혀 없이요.
사실 일본을 가게 된 목적은 러브라이브 선샤인 세컨드 라이브를 가기 위해서인데
슬프게도 멍청하게도 비행기를 하네다가 아닌 나리타로 예약을 해버려서
본의 아니게 치바로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정이 여유가 있다보니
이 때 아니면 내가 언제 치바를 와보겠나 하는 마음에 치바를 여행하고자 했습니다.
나리타 공항에 오밤중에 도착한 덕에 첫날밤은 나리타시에서 묶게 되었습니다.
뭐 한국 사람들에게는 나리타 공항으로만 알려진 나리타시지만, 그래도 나름 치바 북부의 중심 도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침에는 사람이 없이 한산한 모습입니다.
나리타 시내를 돌아다니다 만난 동상
일본의 매우 유명한 여류 시인의 고향이 이곳 나리타라고 합니다.
이름은 미츠하시 타카조라고 하네요.
우리에게는 나리타공항만 알려졌겠지만, 나리타시는 원래 에도 근처에서 매우 유명한 사당으로 유명한 동네이기도 합니다.
사당의 이름은 나리타산사. 신사는 아니고 절이죠.
그래서 으레 큰 사당 근처에 있는 상점가도 존재합니다.
한가지 재밌는건 나리타'산'사이지만 가는 길은 거의 내내 내리막길이라는 점이죠.
생각보다 규모가 훨씬 큰 절입니다.
이곳 나리타산사는 올해로 지어진 지 1080년 되었다고 하는군요.
에도가 일본의 수도가 되기 훨씬 전부터 에도를 대표하는 절이었습니다.
당연하지만 지금 있는 건물들은 대부분 최근 와서 새로 지어진 건물입니다.
그래도 그 규모만큼은 확실히 어마어마합니다.
그리고 보통 절은 입장료를 받을텐데 이곳은 딱히 입장료를 받지 않습니다.
아마 관광지가 아니라 지금도 실제로 운영중인 절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절 내부에는 취향이 꽤 독특한 석상과 비석들이 매우 많습니다.
최근에 지어진 비석에서부터 생긴 지 정말 오래 된 비석도 많죠.
자세히 보면 사람 이름도 많지만 회사의 이름도 많이 보입니다. 아마 회사의 성공을 기원하며 돈을 내고 세운 것일 터이죠.
절 안을 거닐던 중, 꽤 재미있는 건물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현판들로 이루어진 건물인데요.
이곳 나리타산은 가부키의 성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에도에서는 가장 유명한 가부키 무대였었죠.
과거의 가부키는 말 그대로 당시의 드라마 같은 존재였고, 가부키의 주연이 대를 이어 지금까지 이곳에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초대 가부키 배우가 이곳에 현판을 봉납하면서, 이후에도 이 전통이 계속되어 건물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가 되었네요.
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는 상당히 큰 탑이 있습니다.
물론 역사적인 건물은 아니고 콘크리트로 만든 최신식 건물입니다.
이곳 내부에는 사무실을 비롯해서, 가부키에 대한 자료를 모아둔 박물관도 존재합니다.
또 서예나 다양한 문화 활동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있네요.
탑 위쪽에는 꽤 무섭게 생긴 불상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곳 나리타산사에 있는 각종 유물들이 이곳에 보관되고 있네요.
절 앞 산에는 크게 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만들어진 지 꽤 오래된 듯, 숲이 상당히 울창합니다. 아침에 좋은 산책이 되었네요.
산길을 지나 언덕을 넘으면 나리타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형적인 일본 시골의 지방도시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역으로 가는 길에 만난 귀여운 작은 베이커리입니다.
이름도 귀엽게 레빗이네요.
제가 갔을 때 마침 막 문을 연, 가족이 운영하는 작은 빵집입니다.
이름에 걸맞게 귀여운 토끼 빵도 팔고 있습니다.
아침을 먹지 않고 나름 걸었더니 빵을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전날에는 비가 오고, 아침에도 구름이 있었는데 어느새 날씨가 아주 좋아졌습니다.
나리타시에는 JR나리타와 케이세이선이 있는데, 두 역이 붙어있지는 않고 좀 떨어져 있고
두 역 사이가 나리타의 중심지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어느 일본의 도시처럼 이곳도 역 옆에 종합 쇼핑몰이 있지만
역시 어느 일본의 지방 도시처럼 쇼핑몰 안은 문을 닫아서 휑합니다.
나리타시 역시 전철을 타고 조금만 가면 바로 치바시가 있기 때문에 상권이 빠르게 침체되고 있죠.
JR 나리타역은 개보수중입니다.
치바 하면 도쿄의 위성도시 쯤으로 인식되지만
사실 도쿄 도시권인 마쿠하리와 치바정도만 도시고, 그 외에는 거의 다 논밭입니다.
의외로 치바는 일본에서 상당히 큰 농업 지구라고 하네요.
나리타시 다음으로 들른 곳은 사와라역.
사실 동네 이름은 가토리시지만, 가장 유명한 역은 사와라역이고, 도시의 중요한 시설도 다 이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물론 동네 규모는 우리나라의 조금 큰 읍 정도의 규모입니다.
사와라는 운하로 유명한 동네입니다.
마을에 흐르는 운하와 운하 옆에 심어진 버드나무, 그리고 운하 주변에 지어진 메이지 시대의 건물들로
도쿄 주변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메이지 거리가 조성된 마을이죠.
물론 이런 메이지풍의 거리는 다카야마라던지 카나자와같은 훨씬 유명한 곳이 많고 거기가 접근성이 나쁜 것도 아니라
아무래도 이곳을 오는 관광객이 많아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풍경은 분명 아주 멋집니다.
특히 봄에는 벚꽃과 함께 운하에서 뱃놀이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하니
봄에 온다면 분명 꽤 멋진 관광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네요.
운하 주변에 있는 건물은 100년이 다 되었거나 넘은 건물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아직도 사람들이 살고 영업을 하고 있는 건물들이죠.
관동쪽은 전쟁의 중심에 있던 곳인데 이런 곳에 오래된 건물이 남아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네요.
음 관광객이 저 혼자일 줄 알았는데
유치원 아이들이 소풍을 왔네요.
이곳 역시 나리타처럼 일본에서 꽤 유명한 사람의 생가가 있습니다.
이노 타다타카라는데, 일본의 꽤 정확한 지도를 그린 사람이라고 합니다.
대충 한국의 김정호와 비슷한 사람이군요
치바 북부는 도네가와를 따라 완만한 평야가 연속됩니다.
치바는 일본의 순위권에 드는 농산지이면서 공업단지인지라 논밭의 끝에 큰 공업단지가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사진에 보이는 곳은 치바가 아니라 이바라키에 있는 공업단지고요.
도네가와 강변을 따라 나리타선을 타고 가면 나리타선의 종점인 초시역에 도착하게 됩니다.
사실 구글맵에 보면 조시시라고 써있는데, 알파벳으로 읽으면 분명 초시시입니다. 그래서 자주 햇갈리기도 하네요.
아무튼 나리타역도 공사중이었는데 여기도 공사중입니다. 하지만 나리타만큼 큰 역은 아닙니다.
나리타선과 소부본선 두 노선의 종점인데도 말이죠.
역 앞을 나오니 관광객을 맞이하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초시시는 바로 눈 앞에 항구가 보일 정도로 작은 마을입니다만, 그래도 치바 과학대학도 있고 나름 발달은 되어 있습니다.
제가 지나온 나리타, 사와라, 초시와 가지는 않았지만 역시 치바에 있는 사쿠라시까지 포함한 네개의 도시를
에도의 흑소 4도시라고 합니다.
에도로 수도를 옮긴 이후, 바다로 나가는 항구인 이곳 초시항까지 이어지는 길에 있는 네개의 도시로
에도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도시들이라고 하죠.
각각 무사의 도시 사쿠라, 사당의 도시 나리타, 상업의 도시 사와라, 항구의 도시 초시라고 부릅니다.
제가 이곳에 왔을 때 개봉한 영화인 쏘아올린 불꽃(이하 생략)의 무대가 바로 이곳이라고 하네요.
초시시의 명물인 초시 전철과 풍력 발전기, 이누보사키 등대 등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죠.
그나저나 여주가 너무 센죠가하라를 닮았네요. tv광고를 봤을 때에도 영 센죠가하라같아서 집중이 안됐는데...
하지만 이곳 초시시는 딱히 애니메이션의 성지가 아니라도 나름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 명소입니다.
그 관광 상품은 다름아닌 전철.
이곳 초시역에서 도카와항구까지 이어주는 전장 10km 내외의 매우 짧은 사철인데요
역사는 따로 있거나 플래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JR 초시역의 플랫폼을 쭉 걸어가다보면 왠 건물이 서있고
거기를 지나가면 거기부터는 초시전기철도인 구조입니다.
당연하지 않게 이곳은 스이카나 IC카드가 통하지 않고 현금으로 결제를 합니다.
딱봐도 오래된 것을 느낄 수 있는 초시 전기철도.
사실 오래된 전기철도는 여기말고도 볼 수 있는 곳이 아주 많지만
이곳 초시 전기철도가 유명해진 것에는 다른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초시 전기철도의 1일 자유 이용 티켓.
초시역에서 종점 토카와까지는 편도 340엔. 단순히 토카와까지만 왕복으로 가면 약간 손해고
중간에 명소인 이누보역을 들리면 약간 본전을 챙길 수 있는 티켓입니다.
근데 이곳의 1일 패스의 특징은 아래와 같이 다양한 서비스 쿠폰을 준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근처 관광지나 식당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인데, 이누보역에서 전병을 하나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쿠폰도 있습니다.
즉, 이곳 초시 전기철도는 철도만 운영하는게 아니라 음식을 파는 일도 직접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유는 좀 슬픈데, 예전에 있던 사장이 이것저것 일을 키워서 역사도 짓고 하다가 횡령 등으로 잡혀 들어가고
결국 남은 직원들끼리 회사를 살리기 위해 먹을거라도 팔게 되었습니다.
근데 이런 빈곤한 상황이 철도 애호가들의 입을 타고, 또 특유의 낡고 오래된(돈이 없어서 못바꾼거지만) 철도까지 관심을 가지면서
일본의 철덕들이 찾는 나름 독특한 관광 명소가 된 것입니다.
초시 전기철도에서 보통 관광객들이 내릴만한 역은 종점이 토카와역과 이누보역 정도인데
사실 그 사이에도 나름 이쁘게 꾸며진 무인역들도 존재합니다.
티켓값을 아끼기 위해 중간중간 무인역에 내리고 다시 타고 할 수도 있겠지만 배차 간격이 매우 넓어서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겠습니다.
종점인 토카와역에 도착하면, 아까 본 열차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오래된 열차도 보입니다.
물론 사람이 타고 다니는 열차는 아니고 구경 온 철덕들보고 구경하라고 세워둔 철도죠.
초시 전기철도의 배차간격은 좀 많이 넓기 때문에, 할 것도 없으니 토카와 항구를 돌아다녀봅니다.
토카와는 그냥 평범한 어항입니다만, 그래도 주면에 나름 볼거리가 있다고 하는군요.
근데 사실 볼거리는 대부분 지질적인 것들입니다.
근데 반대로 말하면 볼게 땅덩어리 말고는 거의 없다는 것이죠...
솔직히 일본사람들도 치바로 놀러갔다 왔다고 하면 디즈니 랜드 말고 볼게 뭐가 있냐고 물어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내세우는 지질 관련 볼거리도 딱히 여기 아니어도 볼 수 있는 것들이라 약간 슬프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 바위는 누가 봐도 귀엽다고 느낄 겁니다.
개처럼 생겨서 이누와. 그 외에도 근처에 여러 바위에 이런저런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 평범한 바위입니다.
그래도 약간 신선했던, 바닷가에 쭉 이어진 높이 20m쯤 되어보이는 절벽들입니다.
사실 일본에서 해안절벽은 흔하디 흔하지만, 대부분 바위가 깎여진 형태인데, 이곳은 특이하게 암반이 아닌 지반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 위에는 아까 본 쏘아올린 불꽃(이하생략)에도 나온 풍력 발전기들이 보입니다.
여기서 조금(?) 걸어가면 절벽 바로 밑으로도 가볼 수 있지만, 그정도로 시간이 널널하지는 않아서 눈으로 구경만 하고 다시 역으로 돌아갑니다.
역에 보인 재미있는 포스터. 애니송 페스티벌을 이곳 초시에서 하는군요.
입장 무료에 코스프레도 가능! 이제 확실히 오타쿠가 지역 마케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도쿄에서도 아키바에서 소부 본선을 타고 갈아탈 필요 없이 쭉 앉아있기만 하면 종착역인 이곳 초시까지 오니까요.
물론 오는데 세시간 가까이 걸리긴 하겠지만요...
종점인 토카와역을 뒤로하고 이곳 초시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지인 이누보역에 도착합니다.
지금까지 본 무인역이나 초시역과는 간판부터 분위기가 다릅니다.
뭐랄까 지중해 그리스풍으로 지어진 이누보역은 겉으로 보기에도 관광지 느낌이 물씬 납니다.
전 사장이 뭔가 지으려고 노력한 곳 중 하나가 바로 이곳 이누보역이라고 하는군요.
아마 다른 역들도 여기처럼 있어보이게 증축하려 했을텐데, 어째뜬 횡령은 나쁜거니까요.
이곳에서도 일본 전역에서 진행중인 철도무스메를 볼 수 있습니다.
대형 사철이나 JR이 아닌 지방 소형 사철들로 이루어진 철도 무스메인데
해당 사철들도 사실 내세울게 없다모니 이 철도무스메를 꽤 밀어주는 모양입니다.
의외로 저 철도무스메로 래핑을 한 철도를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었죠.
1일 패스권으로 먹을 수 있는 초시 명물 전병입니다.
사실 우리가 흔하게 먹는 바삭바삭한 전병을 생각하면 안됩니다.
이곳 치바현의 명물이 간장, 된장 등 콩으로 만든 발효식품인데
그래서 이 전병도 간장으로 간을 해뒀는데 간을 넘어서 쫌 많이 짭니다.
그래도 간장향이 꽤 맘에 들고 나름 신선하고 맛있었습니다. 제가 물만 있었다면 말이죠.
역에서 이누보사키 등대로 가는 길에는 마린파크도 있습니다.
버블 시절 이런 시골까지도 아쿠아리움이 생겼는데, 버블 붕괴 이후로는 뭐 찾는 사람을 찾기 힘들죠.
특히 이곳은 '지구가 둥근걸 볼 수 있는'걸 캐치프라이스로 삼고 있습니다.
사실 지구가 둥근건 그냥 태평양쪽 아무 해안가에서나 높이 올라가면 볼 수 있는거긴 한데
그래도 여기 초시는 바다로 나가면 하와이까지는 큰 섬조차 없는 정말 망망대해이고, 그런 곳 중 도쿄에서 가장 가기 쉬운 곳이죠.
그리고 좀 더 걸어가면 초시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이누보 등대가 나옵니다.
이곳 이누보 등대는 새해 일본 본토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라고 합니다.
여기가 일본 혼슈 최동단은 아니지만, 겨울철에는 태양의 위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여기가 아오모리보다 해가 먼저 뜬다고 하는군요.
실제로 일본 최동단으로 유명한 홋카이도 네무로보다도 여기가 '1분' 일출 시간이 빠릅니다.
물론 일본 최동단인 미나미토리섬이나 오가사와라보다는 늦게 뜨기는 합니다. 하지만 대충 일본 4대섬중에선 가장 먼저 뜨는건 맞는 것 같네요.
이누보 등대는 입장료 200엔을 내면 직접 위까지 올라가볼 수 있습니다.
딱 99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졌다는데, 낮지 않은 높이를 고려하면 경사가 매우 가파라서 올라가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올라가서 보는 경치는 정말 최고입니다!
날씨도 정말 가장 좋을 때 가서 수평선이 정말 뚜렸하게 보입니다.
수평선이 둥근지는 잘 모르지만 어쩐지 약간 둥근 것 같은 느낌도 드는군요!
바다 반대편에는 초시시 전경이 펼쳐집니다.
저 멀리에는 일본 20대 타워 중 하나인 초시 마린타워도 보입니다.
사실 이런 촌구석에 무슨 타워를 만들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의외로 타워들을 도장깨기 하고 있어서
저기를 들르지 않은게 괜히 아쉬워지기도 했네요.
이누보 등대는 실제로 작동중인 등대이기 때문에 관람이 허용된 구역 이외에는 함부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장비가 고장날 수도 있고 아무래도 움직이는 장치이니 다칠 수도 있겠죠.
이곳 이누보 등대는 일본의 개항 이후, 서양의 요구로 건설된 일본 최초의 근대식 등대 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래서 등대 밑에는 등대의 구조와 일본 등대의 역사에 대한 박물관도 있습니다.
등대의 구조는 처음 보는데, 저렇게 말도 안되게 큰 렌즈를 겹겹이 쌓아서 만들고
그 안에는 의외로 우리가 쓰는 전구보다 조금 큰 전구가 딱 하나 있습니다.
그 작은 전구에서 저렇게 렌즈를 통해 빛을 멀리까지 보내는 구조죠.
아침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먹은게 없다보니 여기서 뭐라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등대 앞에 있는 휴게소로 들어갑니다.
내부는 어느 일본 휴게소와 마찬가지로 지역 특산물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바닷가 답게 건어물과 해초 등을 많이 팔고 있네요. 그 외에도 치바 특산물인 간장과 된장도 팔고 있습니다.
점심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 TV에도 나왔다고 크게 홍보중인 참치 샤브샤브(?)라면을 시켜보았습니다.
말 그대로 옆에 나온 참치를 라면 국물에 찍어서 샤브샤브처럼 먹는 음식인데요
저 참치에 간이 되어 있는게 의외로 엄청 맛있어서, 굳이 국물에 넣어서 익혀 먹기보다 그냥 날로 먹는게 훨씬 맛있더군요.
라면은 역시 치바의 명물 미소로 만든 미소라멘입니다. 국물이 깔끔한게 맛있더군요.
돌아가기 위해 다시 이누보역으로 돌아옵니다.
이곳에는 전병 뿐 아니라 붕어빵도 팔고 있네요. 일본에서 붕어빵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한개 사 먹어 보았습니다.
근데 한국의 붕어빵보다 빵이 많고 앙꼬는 좀 적은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한국게 더 맛있는 것 같네요.
그렇게 초시여행을 마치고, 소부 본선을 타고 바로 치바까지 달려왔습니다.
왠만해선 기차 안에서 잠을 잘 안자는데 이날은 워낙 강행군이라 기차가 출발하자마자 바로 잠을 잤네요.
뭐랄까 도쿄 수도권 중 치바는 약간 이미지가 얕은 느낌이죠. 요코하마만큼 부유한 느낌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이타마처럼 도쿄와 물아일체같은 느낌도 아니고
그저 마쿠하리 멧세가 있고, 디즈니 랜드가 있고, 나리타공항이 있고, 좀 많은 애니메이션의 무대다... 하는게 치바의 이미지지만
그래도 치바시는 정말 큰 도시입니다. 치바역은 정말 사람이 많군요.
어느새 해가 지고 있습니다.
치바역의 명물(?)인 푸르른 버스 환승 센터
도시의 열섬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설치한걸까요? 딱히 시원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도시 안에 푸르른 녹음이 느껴지는게 좋네요.
숙소에서 짐을 풀고, 다리 아파서 죽겠다 죽겠다 하다가
그래도 딱히 늦은 것도 아닌데 그냥 뒹굴거리는건 좀 아까워서 다시 밖으로 나옵니다.
역시 치바의 명물 중 하나인 치바 모노레일을 탑니다.
이곳 치바를 배경으로 한 애니, 예를 들면 내여귀 등으로 안내 방송을 하고 래핑을 하는걸로 유명한 모노레일이죠.
물론 지금은 그런 애니가 딱히 없어서 그냥 평범한 모노레일입니다.
모노레일을 타고 치바항쪽으로 가서 들른 곳은 바로 치바 타워
심심해 죽겠어서 즉석에서 치바시 주변에 볼게 없을까 하고 뒤졌는데 정말 볼게 없어서
그나마 볼만한걸 찾은게 바로 이 치바 타워입니다.
근데 겉으로는 멀쩡한 외관과 달리, 내부는 그냥 철골과 유리로만 된 텅 빈 구조입니다.
1층 다음에 2층이 옥상 전망대인 구조입니다. 세상에...
하긴 생각해보면 남산타워도 이런 구조긴 하지만... 뭐 그런게 타워니까요.
그래도 야경은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항구쪽은 도시 정비가 꽤 잘 되어 있어서 깔끔한 맛이 더 강하네요.
사실 여기서 도쿄 시내까지 보일까 하는 기대를 했는데, 고작 100미터짜리 타워에서는 그런걸 기대하면 안됩니다.
그래도 도쿄 스카이트리에서는 여기가 보이겠죠??
일본의 타워 20선.
큰 구조물을 좋아하고, 거기에 버블 붕괴 이후 몰락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저에게 지방의 타워는 최고의 관광 포인트입니다.
생각해보니 저 20개중 절반에 가까운 9개를 근처에라도 다녀왔었네요. 아까 이누보 등대에서 본 초시 타워도 위에 보이네요.
이 타워마다 타워에 왔다는걸 증명하는 스탬프가 있어서 스탬프 모으기 투어도 가능합니다.
나중에 일본 전국 타워 순회로 관광 루트를 짜보면 재밌을 것 같네요.
그리고 타워 1층 마트에서 파는 장어 콜라(...)
이거 말고도 사쿠라 콜라 등 별 희안한 콜라를 팔고 있는데
실망스럽게도 그냥 평범하게 맛있는 맛입니다.
굳이 비슷한 맛을 떠올린다면 미국에서 마셨던 루트 비어랑 비슷한 느낌??
다음날에는 러브라이브 콘서트도 가야 하므로, 기념으로 스쿠페스 아케이드 버전도 한판 땡겨줍니다.
사실 출시 이후 일본에 갈때마다 열심히 했는데 좀처럼 판정 감각을 모르겠고 치는 법도 몰라서 손가락만 아프고 챌린지도 제대로 해금하지 못했는데
이날부터 어쩐지 약간 치는 법을 알 것 같더니 판정도 좋아지더군요.
한국에 정발하면 분명 흥할텐데 왜 정발이 안될까요..
아무튼 이렇게 쏘아올린 불꽃(이하 생략)의 배경이 되었던 치바현의 관광 일지 1일차가 끝났습니다.
제목은 쏘아올린(이하생략)이었지만 사실 작품을 딱히 본 것도 아니고, 그거 없어도 나름 괜찮은 관광지였습니다.
다음날 러브라이브 직관을 가고, 그 다음에 일정이 비어서 이번에는 치바 남쪽으로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여행이었습니다.
치바 남부에서의 여행은 다음에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https://youtu.be/-tKVN2mAKRI ost 하나 남기고 산화한 애니....
옆에서 볼래요
불법주차 다 똑같은데 반발하기에 정확한 이미지가 아니라는건 어떤 의미이신지 궁금하네요
세상사는게 다 똑같아 우리나레에 병.신들이있으면 다른나라에도 병.신이 반드시 존재함
나리타는 안가봤는데 저런곳이 있군요. 나중에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예전에 도쿄갔을때 하네다로 갔던거 같은데... 그나저나 중간에 빵집 저거 히나코노트 였나? 그 애니에 나오는 카페랑 비슷하게 생겼군요. 저게 모티븐가...
꼭 와야 한다! 정도로 추천하는건 아니지만, 그냥 일상의 여유를 느끼면서 다니기에는 좋은 동네같습니다. 화려하거나 웅장하다 할 정도는 아니지만 조용하고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일본 지방도시의 풍경을 느끼기 좋은 것 같아요ㅎㅎ
그런게 좋습니다. 화려하거나 웅장한거 보다는 일상쪽을 보고 싶거든요. 이번에 관서지방 갔을때 너무 여유없이 돌아다녀서... 좀 여유롭게 지방도시를 돌아보고 싶습니다. 오카야마 갔다가 성이랑 정원보고 바로 히메지랑 고베로 넘어가서... ㅠㅠ
초시는 아마가미 성지순례 하러 가는 도시인데, 포트타워도 한 번 들르고 오시지 ㅎㅎ
사실 순수하게 초시 전기철도만 관심있어서 갔는데, 이후에 검색해보니까 은근히 성지로 자주 나오던 곳이더라구요...ㅜㅜ 어짜피 언젠가 일본 타워 20선 도장 찍기도 하기로 마음 먹었으므로 다음에는 초시시 중심지를 보러 한번 더 가봐야겠네요 ㅎㅎ
어학연수 한다고 2012년에 치바시에서 1년정도 살았었는데 그립네요
길거리에 불법주차가 없는거만큼 일본부러운게없음 ㅠㅠ 울나라도 길거리 불법주차만 없어도 진짜 깨끗한동네인데
서태지9
...?
반발하기엔 정확한 이미지가 아닌듯 합니다.
루리웹-6030627534
불법주차 다 똑같은데 반발하기에 정확한 이미지가 아니라는건 어떤 의미이신지 궁금하네요
서태지9
세상사는게 다 똑같아 우리나레에 병.신들이있으면 다른나라에도 병.신이 반드시 존재함
ㅋㅋㅋㅋㅋㅋㅋ하여간 우리나라만 아니면 조온나아게 다 좋고 부럽대
정차 아니에요? 사람 안타고 있으면 쥐도새도 모르게 경찰이 와서 딱지끊고 가는데... 정차도 불법이긴 한데 사람사는데라고 그래도 경찰이 봐주긴 함...
저게 반발할거 아니면 뭐가 반발할건데여ㅋㅋㅋ 앙 반발띠~
제 글에 대첩이 나서 우울하네요.. 일단 일본이라고 불법 주정차가 없는건 아닙니다. 특히 대도시일수록 많죠. 하지만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빈도는 적습니다. 딴걸 떠나서 불법 주정차 과태료가 어마어마하거든요. 그리고 길이 좁은 곳이 많아서 주정차를 하면 통행 자체가 안되는 곳도 많고요. 렌트카를 하면 제일 먼저 주의를 주는게 불법 주정차 하지 말라는 것이죠.
도쿄 이케부쿠로 근처에서 반년정도 살았었는데, 불법 주정차는 한국보다 95% 이상 적습니다. 없지는 않습니다. 택시가 정차해있고, 동네 조그마한 횡단보도 무단횡단도하고 사람 사는곳이니까요. 하지만, 자동차마다 주차장을 할당하게 하고, 정말 골목골목 사람사는 동네에 미니 주차장들이 산더미처럼 있어서 불법주차가 거의 없습니다. 밤에 서울 보면 도로변으로 별의 별 차들이 다 주차되어 있습니다. 조그만 동네, 오래된 동네일수록 주차장 적어서 정말 차와 차 사이를 힘들게 지나가야 하지요. 하지만, 일본에는 그런게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많이 놀랐습니다.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했지요. 처음에는 어떻게 불법주차가 이렇게 없을 수 있는지 좀 이해가 안됐거든요. 우리나라도 일본의 이런 부분은 정책적으로 배워서 도입해야 할 거라고 생각하네요. 정말 사방팔방에 불법주차 되있는거 극혐이니까요.
길거리에 불법주차가 없는거만큼 일본부러운게없음 ㅠㅠ 울나라도 길거리 불법주차만 없어도 진짜 깨끗한동네인데
저도 일본에서 불법주차는 상당히 놀랐었지요. 개인적으로 가장 쇼크였던게, 인도 조그마한데 미니 주차장과 정산기가 있는거 -_-;; 딱 차 1대 공간인데, 우리나라 같으면 그냥 비워놨거나, 그냥 아무 차나 잠깐 정차하게 했을텐데, 철저하게 요금을 받더라고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주정차 문제 해결하려면, 우선 주차장 늘리는게 급선무인 듯. 인프라보다는 자동차 보급만 너무 급격히 늘어난 느낌이 있으니까요.
햐... 마음이 안정되는 풍경이네요
작년에 도쿄게임쇼가면서 미리 치바에 가있는게 나을것 같아 하루전날 치바로 가서 몇군데 구경했는데 생각보다 좋더라구요~ 모노레일도 재밌었고 포트타워도 올라가봤는데 좋았어요 하루동안 머문게 아쉽더군요. 가보신곳쪽은 첨보는데 나중에 치바쪽으로 느긋히 한번 더 가봐야겠습니다.
화려하고 웅장하고 그런건 없지만 느긋하게 가기에는 꽤 괜찮은 것 같아요. 나리타 공항으로 접근성도 좋고 ㅎㅎ 힐링하러 가기 괜찮은 것 같아요
일본의 시골동네 한번쯤 가보는것도 힐링 그 자체죠 ㅎㅎ
옆에서 볼래요
응? 등대가 고래기름에 불 붙여서 그걸로... 어... 전구? 어??!!!
고래기름은 과거 이야기고 이제는 전구를 쓰죠 ㅎㅎ
재밋게 잘 봤습니다.
도쿄갈때 매번 지나가는 동네네요.. 치바시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서.. 나중에 사이타마 가기전에 들려보는 것도 좋아보이네요. 잘 봤습니다.!
사실 일본사람들한테도 좀 도쿄 가는 길에 있는 동네라는 인식 정도인데 한번 놀러 가는 것도 괜찮은 것 같네요 ㅎㅎ
아케페스 정발을 매일같이 기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래저래 요원해보이는군요ㅠㅠ
https://youtu.be/-tKVN2mAKRI ost 하나 남기고 산화한 애니....
나리타 공항가는길 비행기시간은 많이남았고 게이세이본선타고 가는길에 들리게됬는데 도쿄와 다른 묘미가 확실히 있더군요 여유라는것도잇고 오래된 일본식건물도 많았고 이런게 일본이다 싶은 일반도로풍경도 좋았습니다. 나리타에 유명한게 또 우나기쥬인데 비싼거빼고 좋던..
초시의 아마가미도 기억해쥬세유 ㅜㅜ
초시 다들 많이 방문해주세요 !
앜ㅋㅋㅋ 이거 보니 떠오르네요 ㅋㅋㅋㅋ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친절하신 초시 ㅜ
저영화 ost가 진짜 띵곡이죠 거의 맨날 듣습니다
치바대학 진학 예정인데 재밌게 보고가요 ㅎㅎ 이 루트대로 한번 사진기 들고 다녀봐야겠어요
와 축하합니다! 치바에서 나리타선 타고 종점까지 가면 되니까 어렵지는 않아요! 중간에 저는 못간 사쿠라시도 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옆에 나라도 매날 쏘아 올린다고!
저게그 전설의 불꽃닦이인가
영화도 보고, 드라마도 봤는데... 확실히 드라마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네요. 영화는 영상미가 좋고, 여주가 이쁘고 (갠적으로 센죠가하라를 좋아해서... 비슷한 스타일이라 끌린 듯), OST가 좋지만 완성도가 OTL 그나저나 영화는 이누보사키 등대를 배경으로 만든것 같은데, 원작 드라마를 보니 이이오카 등대를 배경으로 그 동네가 배경무대가 되더라고요. 고독한 미식가에서 에피소드중에 초시에 갔다가 이이오카 등대도 가고 그런 에피소드가 있어서, 고독한 미식가 성지순례도 겸하면 좋겠네요. 저도 언전가 기회되면 한 번 가보고 싶은 동네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