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밝았군요.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주변 산책을 해봅니다.
쵸쥬칸 부근에는 마땅한 관광지가 없어서 가까운 아카야 호수 기념공원(MAPCODE : 183 752 384*12)을 산책해보기로 했습니다.
아카야 호수는 아이마타 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인조호수로 사루가쿄 온천마을과 인접해 있습니다.
호수의 면적은 110.8 km2에 달해요.
댐 자료관 이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는데 벚나무 가로수가 심어져 있어서 봄의 나들이를 즐기기는 좋은 한적한 호수가에요.
전망대에서 보이는 아카야 호수의 풍경입니다.
호수의 건너편이 사루가쿄 온천마을이고, 일본 100대 명산인 타니가와다케라는 설산이 뒤로 펼쳐져 있는데 잘 안보이는군요.
료칸으로 돌아와 주변 산책을 해봅니다.
검은 빛깔로 통일된 여러 채의 건물들이 늘어져 있는 모습이 아름답군요.
이 모든 건물이 하나의 료칸이라니 얼마나 번창했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먼저 온천마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약사당이 보입니다.
뒷편에는 쭉쭉 뻗은 삼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어서 독특한 풍경을 연출하는군요.
현재의 쵸쥬칸은 인기료칸이 되면서 혼욕탕 호시노유 이외에는 탕치장으로서의 흔적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과거의 사람들은 약사당에 기원을 올리면서 온천욕을 통한 치료를 했겠지요.
약사당을 지나쳐서 계속 걸어가면 꽃밭이 꾸며진 공원이 보입니다.
관리를 잘 안하는지 잡초 투성이에 꽃도 별로 피지 않았네요;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면 아이조메노타키라는 폭포를 구경할 수 있어요.
산책은 여기까지로 이 앞은 미쿠니 고개라는 구 가도가 펼쳐진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되니 위험해요.
아이조메노타키는 낙차폭 30 m 정도되는 작은 폭포인데 나무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군요;
숙소로 돌아와서 아침식사를 해봅니다.
조식은 원래 8시부터인데 요청하니 7시 반부터도 가능하더군요.
온천 달걀, 생햄을 넣은 샐러드, 절임 야채류 등이 나오는데 연어 구이는 짭짤한 간이 되어 있어서 식었는데도 맛있더군요.
무난한 유두부도 나왔네요.
그리고 밥과 된장국이군요.
아침은 일반적인 료칸들과 비슷한 무난한 구성이었어요.
군마현의 여행도 어느덧 막바지군요.
본격적인 4일차 일정의 시작은 카쇼잔 미로쿠지(MAPCODE : 183 893 663*86)부터 시작됩니다.
참고로 도착 3.5 Km 앞 지점부터 산 위로 올라가는 도로가 2개소 있는데 입산 루트와 하산 루트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네비게이션은 아무 생각없이 회색의 루트로 안내하는데 이쪽은 하산전용의 편도 도로이니 올라갈 때는 절대로 이용하면 안됩니다.
경내에 들어서면 텐구 조각과 가면들이 쉽게 눈에 띕니다.
이 곳 카쇼잔은 일본 3대 텐구중 하나로 불리는 텐구의 절이에요. (3대 텐구는 신사를 제외하고 절만 꼽습니다)
정면의 츄호도에 들어서면 수많은 텐구 가면들이 보입니다.
처음 방문한 참배자는 텐구 가면을 빌려가는데, 소원이 이루어지면 재방문하여 빌린 가면과 새로 산 가면을 헌상하는 풍습이 있다고 해요.
그렇다면 텐구 가면의 수많큼 많은 소원이 이루어졌다는 셈이 되는 걸까요~
좌측을 바라보면 엄청난 크기의 텐구 가면때문에 깜짝놀라게 됩니다;
높이 6.5 m, 코까지의 길이 2.8 m에 이르는 일본에서 가장 큰 텐구 가면이에요.
다른 하나는 높이 5.5 m, 코까지의 길이 2.7 m로 약간 작습니다.
본당의 모습입니다.
카쇼잔은 848년 코즈케 국(군마현의 옛 명칭) 왕족의 초대로 지카쿠 대사가 천태종의 사찰로 창건하셨습니다.
1456년에는 텐손 선사에 의해 조동종으로 개종되었는데 이 시절에 그를 보조하던 츄호(=中峰)라는 늙지않는 동안의 신동이 있었어요.
츄호는 '나는 부처의 화신으로 현세에 할 일은 끝냈으나 말세의 중생을 구하기 위해 승천할 수가 없다'는 말을 남기며 승천하게 됩니다.
그리고 승천한 자리에는 텐구 가면이 남겨졌고, 이를 기리기 시작한 것이 텐구 신앙의 기원이 되었다고 하네요.
본당의 뒷편으로도 길이 있길래 올라가봅니다.
이런 산 속의 절에 음료수 자판기가 있는 모습이 이채롭군요;
산길을 따라 걸으니 개산당이 보입니다.
설명문에는 천태종 지카쿠 대사, 조동종 텐손 선사가 개산했다고 적혀 있군요.
산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본존이 모셔져 있는 오쿠노인에 도착하게 되지만 이 정도로 관광을 마치고 되돌아 갑니다.
다음은 또 절이군요.
고토쿠산 미즈사와 관세음(MAPCODE : 94 818 296*21)으로 향합니다.
위의 MAPCODE는 대형 주차장인데 인왕문부터 방문하실려면 작은 규모인 인왕문 앞 주차장(MAPCODE : 94 818 117*24)으로 가세요.
저는 대형 주차장에 주차하고 이어진 길로 갔는데 이쪽편에는 상점들과 작은 시장이 펼쳐져 있더군요.
...참고로 이 곳부터 아카기 신사를 제외한 이후의 방문지들은 날씨가 푹푹 찌기 시작합니다.
산골짜기에서 놀다가(?) 내려와서 그런지 더 더운 것같아요;
경내에 들어서니 육각당의 모습이 보입니다.
내부에는 여섯개의 지장상이 둥글게 배치된 대좌가 있는데 왼쪽 방향으로 3회 돌리며 진심을 담아 기원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군요.
이렇게 회전시키는 형태는 전국적으로도 희귀하다고 해요.
본당의 모습입니다.
미즈사와 관세음의 창건년도는 불명인데 약 1,300여년전에 고구려(!)의 혜관 대승정에 의해 천태종의 사원으로 개산되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30채 이상의 건물과 1,200점 이상의 불상이 있었지만 여러 번의 화재로 인해 대부분 소실되었다는군요.
현재는 본존으로 11면 천수관세음보살상이 비공개로 모셔져 있다고 전해집니다.
현재의 본당은 육각당과 마찬가지로 1787년에 건축되었습니다.
근대의 건축물답게 화려한 색채로 꾸며져 있는데 호랑이, 용, 중국의 고사 등이 조각되어 인상적이네요.
그 외에도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데 특히 백룡, 청룡 등의 용의 그림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이쪽은 인왕문입니다.
역시 1787년에 재건되었는데 화려한 색채가 인상적인 멋진 문이네요.
사실 이 곳을 방문한 이유는 미즈사와 우동때문입니다.
약 400년전부터 미즈사와 관세음을 찾는 참배객이 배를 굶지않도록 우동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 기원이라고 해요.
미즈사와 우동은 사누키 우동, 이나니와 우동과 더불어 일본 3대 우동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게가 이 곳 타마루야로 1582년에 창업했어요.
내부로 들어서면 신발장부터 인테리어까지 아주 품격있게 꾸며져 있고 실내도 넓습니다.
평일의 이른 시간에 방문해서 그렇지 붐빌 때는 줄서서 먹어야 하는 곳이에요.
미즈사와 우동을 세트로 맛볼 수 있는 메뉴인 호테이사마 후쿠젠(布袋様福膳)으로 주문했습니다.
참고로 호테이는 칠복신중 한 명으로 부귀영화를 가져오는 신을 가리켜요.
먼저 밑반찬으로 아채 조림, 무 절임이 보이고, 소스는 간장과 참깨의 2종류가 나옵니다.
참깨 소스는 텁텁하면서 신맛이 약간 느껴지던데 나름대로 괜찮더군요.
버섯과 야채 튀김도 나오는데 옷을 얇게 입혔고 바삭하게 잘 튀겼어요.
약간 달달한 맛이 나는 야채튀김은 젓가락으로 힘을 살짝만 줘도 잘 분리되서 먹기 편했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네요.
약간 굵은 크기의 면발은 입속으로 미끄럽게 빨려들어가는데 식감은 단단하지만 약한 탄력이 느껴졌어요.
자가제분에 수타부터 건조, 조리까지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만드는 타마루야의 우동답게 씹는 맛이 일품인 면발이었네요.
과연 예전에 먹어본 이나니와 우동과는 또 다른 형태의 맛있는 우동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다음은 이카호 온천마을을 구경하기에 앞서 원천지에 해당하는 이카호 온천 노천탕(MAPCODE : 94 845 633*60)을 방문해봅니다.
도착하게 되면 사진과 같은 무료주차장이 보입니다.
안쪽편으로 걸어가면 붉은 다리가 보이는데 다리를 건넌 후에는 오른쪽으로 꺾어서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면 목적지에 도착하게 됩니다.
올라가는 도중에 온천수를 마실 수 있는 음수대가 보이네요.
이카호 온천을 대표하는 원천수인 황금의 탕의 제 5호 원천을 마실 수 있는데 약간 달면서 철맛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몸에 좋은 것같아요;
주차장에서 5분 정도를 걸으면 목적지인 노천탕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 곳은 온천관광협회에서 직접 운영하는 유료시설인데 9시~19시(10월~3월은 18시까지)까지 영업하고, 입욕료는 450엔을 받습니다.
(매달 첫째주, 셋째주 목요일은 휴무)
입구의 뒷편을 보면 원천 분출구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이쪽은 황금의 탕의 제 2호 원천인데 내부를 들여다보니 황토색으로 변색된 구멍에서 투명한 원천이 조금씩 솟구치고 있더군요.
내부는 남녀 개별 노천탕 1개소가 전부입니다.
이카호 온천마을에서 원천지와 가장 가까운 온천시설인데 가수, 가온, 살균은 일절없이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탕의 좌우가 물빛이 다르게 보이는데 같은 온천수에요.
단지 좌측에서는 원천수가 계속 주입되서 뜨겁고, 우측은 적정 수온일 뿐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제가 들어갔을 때 비슷한 간격으로 두 분이 더 들어오셨어요.
처음 들어온 청년은 탕 안에서 심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리더군요.
제 뒤에 들어오신 할아버지는 입욕을 조금 하다가 가지고 온 주머니에서 액션캠(!)을 꺼내서 촬영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청년이 온천에서 촬영해도 되냐, 할아버지가 사람 없으면 상관없다고 이야기하더니 저도 함께 촬영 시간을 가졌다는거죠. ㅎㅎ
온천수는 원래 무색투명한데 공기와 접촉하면서 황토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입욕을 해보니 거친 촉감과 함께 약한 탄산 냄새가 느껴지는데 몸에 탄산 기포가 달라붙지는 않았어요.
온천의 천질은 pH 6.4의 칼슘ㆍ나트륨-유산염ㆍ탄산수소염ㆍ염화물천입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101 mg, 마그네슘 32.2 mg, 칼슘 139 mg, 철(II) 7.23 mg, 염화물 146 mg, 유산 284 mg, 탄산수소 275 mg,
유리이산화탄소 172 mg, 메타규산 181 mg 입니다.
입욕감이 확실히 느껴지는 다양한 성분의 온천수군요!
다음은 이카호 온천의 중심가인 돌계단 거리를 구경하러 갑니다.
주변은 모두 유료 주차장뿐인데 시영 토쿠토미 로카 기념문학관 주차장(MAPCODE : 94 875 426*01)이 저렴해서 좋아요.
요금은 2시간까지 300엔이고, 이후 1시간마다 100엔씩 상승합니다. (다른 주차장들은 2시간 500엔 수준)
주차 후에는 붉은 색 화살표 방향으로 이동해서 돌계단 거리를 올라가게 됩니다.
돌계단 거리 초입의 풍경입니다.
금방 방문했던 노천탕이 있는 원천지를 향해 쭈~욱 계단이 이어져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이카호 온천마을은 1576년에 전국시대 다이묘인 타케다 카츠요리가 부상병의 치료를 위해 산비탈에 요양지를 만든 것이 시초라고 하네요.
(단, 이카호 온천 자체의 기원은 승려 교기(668~749)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설과 기원전 69년~기원후 70년대라는 설이 있습니다)
이카호 온천마을은 2016년 군마현 관광국의 통계를 보면 연간 방문객이 쿠사츠 온천(3,074만명), 미나카미 온천(1,946만명)의 다음인
1,436만명에 이르는 유명 온천마을입니다. (참고로 4위 만자 온천은 461만명)
그리고 군마 3대 온천마을 중에 대도시와 가장 가까워서 일반 관광객에게는 가장 친숙한 온천마을이죠.
유명한 마을답게 입구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은 신주쿠, 카와고에, 타카사키, 시부카와, 하루나 호수, 쿠사츠 등 여러 곳과 이어져 있어요.
이카호 온천마을의 전체 약도입니다.
중심가는 돌계단 거리지만 워낙 번성하다보니 인근에도 호텔, 료칸들이 넓게 분포되어 있어요.
그리고 목장, 유원지, 로프웨이 등의 가까운 관광지를 비롯해서 차로 20분 거리에 하루나 호수가 있기도 하는 즐길거리가 많은 마을이죠.
이제 돌계단을 올라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친절하게도(?) 현재의 계단이 몇번째인지 착실히 알려주고 있어요.
...전체 365계단이군요;
원래는 315단이었는데 1년 365일 번창했으면 좋겠다는 기원를 담아서 2010년에 늘렸다니 참 좋군요?
돌계단 거리의 명물음식중 하나라면 올라가는 도중에 보이는 타마콘냐쿠(알 모양의 곤약을 끼운 꼬지) 가게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나 토, 일요일만 장사한다는 배부른(?) 가게라서 먹어볼 수는 없었습니다;
타마콘냐쿠 자체는 예전에 먹어본 적이 있어서 딱히 전혀 그다지 아쉽거나 하지는 않아요.
올라갑니다...계속해서 올라갑니다...게다가 매우 덥습니다;
그런데 올라가다보면 계단의 중앙 부분이나 바닥 곳곳에 유리문이 설치된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돌계단은 단순히 이동 목적으로 설치된 것이 아니라 하부의 통로를 통해 원천수를 흘려 각 료칸에 공급하기 위해 이용됩니다.
유리문이 있는 위치는 코마구치(小間口)라 불리는데 원천을 각 료칸으로 정해진 분량만큼 분기시키는 역할을 해요.
참고로 코마구치 권리자(=원천 소유자)는 400년 이상 전부터 정해져 있는데 숙박시설로는 1개의 호텔과 9개의 료칸만 해당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숙박시설들은 자가원천이거나 코마구치 권리자에게서 재배급 받거나 1996년에 굴착해 배급된 백금의 탕을 쓰고 있어요.
즉, 이카호 온천의 핵심 원천인 황금의 탕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이 10곳의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는 것이죠.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이카호 온천 코마구치 안내 페이지(링크 클릭)을 참고하세요.
계단을 따라 가게들이 줄지어 있기때문에 쉬면서 올라가면 365계단을 올라가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더군요.(아마도)
가장 끝에는 신사가 위치해 있으니 올라가봅니다.
원천지와 가까우면서 마을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이카호 신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825년에 창건된 유서 깊은 신사로 누키사키 신사, 아카기 신사의 뒤를 잇는 코즈케 국(군마현의 옛 지명)의 3대 신사중 한 곳이에요.
원래는 산노미야 신사라는 이름으로 다른 곳에 존재했었는데 어느샌가 이곳으로 옮겨져 온천의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해집니다.
경내 부지는 조그만 편인데 한켠에는 섭사로 미츠미네 신사(사이타마현에 위치한 권위 높은 신사)의 권속 신사들이 자리잡고 있네요.
그 중에는 하치만구, 이나리 신사의 표기가 있군요.
이카호 신사의 바로 아래쪽에는 쇼게츠도라는 유명한 온천 만쥬 가게가 위치해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일본 온천 만쥬의 발상지가 바로 쇼게츠도라는 것이에요!
때는 1910년, 도쿄에서 제과 견습으로 일했던 주인은 아무런 명물이 없던 이카호 온천마을의 새로운 토산물을 궁리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카호 온천수의 갈색 유노하나를 모티브로 흑설탕을 사용해서 만든 것이 바로 이카호 온천의 명물이 된 유노하나 만쥬지요.
그 후,1934년에 일왕이 쇼게츠도에서 구매한 것이 알려지고부터 전국의 온천지에 퍼지게 되었고 온천 만쥬라고 불리게 되었다는군요.
온천 만쥬의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만 일반적인 온천 만쥬와는 다르게 너무 달지 않으면서 스펀지처럼 푹신한 식감이라 맛있게 먹었어요.
이 때까지는 당분 덩어리로만 생각했는데 맛있는 곳은 정말 맛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쿠사츠 온천에서 얻어 먹은 유명한 가게도 이 온천 만쥬에 비하면 평범한 맛이에요)
다만 유통기한이 딱 이틀밖에 안됩니다;
다행히 저는 이 날 출국해서 다음날에 회사 사람들과 나눠먹었어요.
다음은 아카기 산의 정상에 위치한 아카기 신사(MAPCODE : 261 457 769*62)로 향합니다.
아카기 산은 후지산처럼 산맥으로 이어지지 않은 독립적인 산인데 열심히 산악 도로를 올라가야 해요;
참고로 단순히 아카기 신사라고 하면 3곳을 가리키기때문에 지금 향하는 신사는 다이도 아카기 신사(大洞赤城神社)라고도 불러요.
주차장은 상기의 MAPCODE인 다리 앞 주차장 이외에 신사 사무소 뒷편(MAPCODE : 261 457 883*50)에도 존재합니다.
아카기산의 정상에는 칼데라 호수가 형성되어 있는데 단순히 오누마(大沼)라고만 부릅니다.
표고 1,340 m에 위치한 오누마는 88만 평방미터의 면적에 최대 수심은 19 m에 달해요.
도착하게 되면 호수의 한켠에 붉은 다리가 보이는데 건너가면 바로 신사가 나타납니다.
다리를 건너는 도중에 물 속을 들여다보니 잉어들이 밥 달라고 모여들고 있더군요.
오랜 옛날부터 아카기 신사에서는 큰 제사 때마다 소원을 담아 호수에 잉어를 바치는 신앙이 전해진다고 해요.
호수 건너편에는 상점들과 보트 대여점들이 보입니다.
표고가 높다보니 여름에도 시원하게 즐기기 좋은 곳이죠.
참고로 아카기산은 묘기산, 하루나산과 더불어 죠모 삼산(上毛三山)이라 불리는 군마현의 영산입니다.
각각 아카기 신사, 묘기 신사, 하루나 신사라는 3대 신사가 존재하여 영산을 신체로 삼아 받들고 있어요.
아카기 신사는 산 정상의 다이도 아카기 신사, 산 중턱의 미요사와 아카기 신사, 산 아래의 니노미야 아카기 신사의 3사가 대표적인데,
창건년도가 불명인 관계로 이 곳 다이도 아카기 신사와 미요사와 아카기 신사가 전국 300여 아카기 신사의 총본사로 여기고 있어요.
(3곳의 신사는 위성지도 상에 일직선으로 위치해 있는데 모두 단순하게 아카기 신사라고만 부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참고로 다이도 아카기 신사는 창건 당시에는 인접한 지조다케 중턱에 위치했었는데 806년에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다이도 아카기 신사는 규모가 작아서 배전(이어진 뒷편에 본전이 위치)과 사무소 외에는 방문할만한 건물이 없어요.
푸른 호숫가에 위치한 붉은 빛깔의 배전을 가볍게 둘러본 후 발길을 돌립니다.
다음은 시키시마 공원의 장미 정원(MAPCODE : 94 621 073*38)으로 향해요.
상기의 MAPCODE는 제2주차장의 위치인데 정문 앞에 해당하는 제1주차장(MAPCODE : 20 876 699*47)도 존재합니다.
군마현의 현청 소재지인 마에바시 시에 위치한 시키시마 공원은 육상 경기장, 야구장 등이 갖춰진 대규모 현립 공원입니다.
그리고 1971년부터 한켠에 장미 정원을 가꾸어 현민들에게 무료 개방하고 있어요.
장미 정원은 개화기에 맞춰서 매년 5월 중순~6월 초순에 축제를 펼치기때문에 마침 시기에 맞물려서 찾아가게 된 것이죠.
...당연하게도 군마현 최대도시의 축제인 관계로 주차하기가 힘들 정도로 사람들로 미어터졌어요;
그리고 가설된 타코야키 가게는 사람들이 쳐다보지도 않을 정도로 매우 더웠어요;;
꽃들이 만개해서 눈 앞으로 아름다운 풍경들이 펼쳐지네요.
장미 정원은 2008년의 리뉴얼 공사를 거치면서 600여종의 장미 7,000포기가 재배되고 있습니다.
4.5 헥타르에 달하는 넓은 면적만큼 산책로, 장미 터널, 온실 등 다양한 형태로 꾸며져 있더군요.
품종별 안내판이 붙어 있길래 몇 가지 소개해봅니다.
정렬적인 붉은 장미 - 니콜로 파가니니(Niccolo Paganini)
이탈리아의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의 이름이 붙은 장미군요.
내한성이 강한 빙산처럼 하얀 장미 - 아이스버그(Iceberg)
모나코 왕국과 인연이 깊은 백색에서 선홍색으로 변하는 장미 - 쥬빌레 듀 프린스 드 모나코(Jubile du Prince de Monaco)
그리고 300엔짜리 장미맛 소프트크림!
지극히 평범한 맛이에요;
아직도 도치기현에서 먹었던 강렬한 백합맛 소프트크림이 잊혀지질 않아서 너무 비교되는군요.
다음은 인접한 군마현 2대 도시중 하나인 다카사키 시를 대표하는 관광지들을 둘러보겠습니다.
먼저 백의 대관음(MAPCODE : 94 223 066*31)을 구경하러 가봅니다.
참고로 마에바시 시가 현청소재지이지만 인구는 다카사키시와 비슷합니다.
신칸센 역은 다카사키 시에만 있는데 두 도시가 군마의 No.1을 다투는 숙명의 라이벌(?) 관계로 많이 묘사되더군요;
MAPCODE의 위치로 향하면 기념품 상점의 주차장에 도착하게 됩니다.
백의대관음의 주변에는 무료 주차장이 없고, 유료 주차장 2곳뿐인데 한 곳은 도보10분 거리로 1회 430엔을 받아요.
반면에 이 주차장은 1회 500엔이지만 기념품 상점 전용의 상품권(500엔)을 증정하고 있어서 더 낫습니다.
주차 후에 길을 따라 내려가면 백의대관음의 크고 아름다운 풍채가 보이기때문에 석상을 향해서 걸어가시면 도착합니다.
일반적으로 백의대관음이라고만 부르는데 현재의 정식 명칭은 칸논잔 지겐인(観音山 慈眼院)입니다.
백의대관음은 1936년에 건설되어 다카사키 시의 심볼이 되었어요.
지겐인은 원래 고야산(와카야마현에 있는 일본 불교의 성지) 콘고부지의 탑두사원중 하나였는데 1941년에 다카사키로 이전했다고 해요.
즉, 백의대관음이 지어지고 나서 사찰이 자리잡았다는 것으로 본당은 백의대관음 건립 50주년을 기념해서 지어졌다고 합니다.
가까이서 보니 엄청나게 크군요.
중간중간에 뚫린 구멍은 전망창의 위치입니다.
그렇습니다. 백의대관음은 내부를 통해 올라갈 수 있도록 제작되어졌어요!
이 조형물은 높이 41.8 m, 중량 5,985톤의 콘크리트 건물로 국가 유형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다카사키 시의 실업가 이노우에 야스사부로씨가 전몰자를 추모하기 위해 사비를 투자해서 세웠다고 하네요.
백의대관음은 입장료 300엔을 받습니다.
내부는 9층으로 꾸며져 있는데 20체의 불상이 안치되어 있어요.
문수보살, 염라대왕, 홍법대사 등 유명한 부처나 스님의 조각품들이 보이더군요.
총 146개의 계단을 열심히 올라가봅니다.
지어진지 오래되서 그런지 내부는 좀 낡은 느낌이에요.
전망창을 통해 바라본 다카사키 시내의 풍경입니다.
보시다시피 군마현 굴지의 대도시인데도 고층빌딩이 많이 안보여요;
최상층인 9층은 백의대관음의 어깨 부위에 해당하는 높이입니다.
특별한 것은 없고 백의관음상이 눈에 띄는군요.
백의관음은 건강, 순산, 육아에 관한 은혜를 내려주는 관음으로 추앙받고 있는 보살입니다.
참고로 백의대관음에서는 매년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기간에 붉은 실 기원제가 열립니다.
백의대관음의 새끼 손가락에 붉은 실을 묶어서 30 m를 늘어뜨려놓는데 다른 한쪽을 새끼 손가락에 묶으면 좋은 인연이 생긴다고 하네요.
다음은 다카사키 시의 또 다른 관광 명소인 쇼린잔 달마사(MAPCODE : 94 280 332*08)로 향합니다.
주차장에 도착한 후에는 130 m 정도 도로를 따라 거슬러 가면 절의 대문에 도착하게 되요.
쇼린잔(=少林山, 소림산)이란 산호처럼 중국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대문이군요.
달마사의 기원은 168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홍수가 범람하던 어느 날, 좋은 향기가 나며 검은 빛깔을 띄는 기이한 영목이 떠내려와서 주민들이 관음당에 봉납하게 됩니다.
그 후 이치료라는 행자가 찾아와서는 달마 대사가 꿈 속에서 나타나 이 곳에 영목이 있으니 나의 모습을 조각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달마대사의 좌선상을 조각하여 안치했는데 소문이 퍼지면서 어느샌가 달마 출현의 영지ㆍ소림사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해요.
그 후, 1697년에 당시의 영주가 중국의 귀화 승려인 신에츠 선사에게 청하여 조동종의 종파로서 정식으로 개창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죠.
(단, 1726년에 황벽종으로 개종하게 됩니다)
헙...가파른 계단이 반겨주는군요.
참고로 주차장은 가장 위쪽에 위치한 영부당의 뒷편에도 있기때문에 딱히 올라가지 않아도 되요. ;ㅅ;
대계단을 올라서면 연못이 보입니다.
원래 이곳에 관음상을 모신 본당이 위치했었는데 1881년에 발생한 대화재로 현재의 관음당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불타버렸다고 해요.
현재는 1927년에 지어진 대강당과 1975년에 지어진 서운각(행사장) 건물이 연못의 좌우에 세워져 있습니다.
연못을 지나 계단을 다시 올라가면 영부당(霊符堂)이 보입니다.
1911년에 재건된 현재의 본당으로 내부에는 개산 조사인 신에츠 선사의 의상(椅像)이 보관되어 있어요.
그런데 뭔가 재미난 것들이 잔뜩 보이는군요?
쇼린잔 달마사는 바로 오뚝이 달마(=縁起だるま, 엔기 다루마)의 발상지입니다!
영부당에는 봉납된 수많은 오뚝이 달마들로 채워져 있어요.
기근이 심했던 에도시대의 어느 날, 달마사의 9대 화상이 농가의 부업으로 달마의 그림을 넣은 종이인형을 만들게 하여 팔게 했더니,
상매번창, 가족안전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여겨져 호평받게 된 것이 기원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오뚝이처럼 바로 서기 쉬워진 점, 눈을 그려넣지 않고 파는 점 등의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만 너무 길어지니 생략합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달마당에는 기증된 다양한 형태의 오뚝이 달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구매도 가능해요.
종이로 만들어졌다보니 바람만 세게 불어도 떨어지더군요;
일본에서 달마 대사의 유지를 발견한 것은 흥미로운 만남이었어요.
최후의 식사는 다카사키 시내에 위치한 샹고 돈야마치 본점(MAPCODE : 20 631 669*07)에서 하기로 합니다.
군마현은 전국 유수의 밀의 산지라서 밀가루 요리가 발달했는데 다카사키에서는 파스타가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최근 들어서는 파스타의 마을로 각광받고 있는데 그만큼 많은 파스타 가게들이 위치해 있기도 해요.
그 중에서 샹고(Shango)는 다카사키 시민들이 즐겨찾는 저렴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체인점이지요.
레스토랑이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담백한 느낌의 실내가 반겨주네요.
작업복을 입고 먹고 계시는 아저씨도 봤어요;
주문은 단품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세트 요리를 시킵니다.
1,230엔~1,770엔선으로 저렴한 편이죠.
전채+메인 요리+드링크의 구성인데 음료는 오렌지 주스로 선택했어요.
맛은 평범.
전채의 종류가 많은데 추천을 받아서 바다와 행복의 마리네라는 메뉴를 시켰습니다.
...참고로 군마현은 바다가 인접해 있지 않은 현이에요.
질긴 알새우와 질긴 오징어의 식감이 인상적이군요;
메인 메뉴는 다카사키 시민의 소울푸드, 샹고풍 스파게티입니다.
면 위에 돈까스를 올려놓고 거무스름한 소스를 뿌려놓았는데 둘이 먹어도 될 정도로 양이 상당히 많아요.
...그러나 돈까스는 너무 익혔고 고기보다 튀김옷이 더 두꺼운데 고기도 저렴한 부위를 쓴 것 같았어요.
소스는 짭짤 새콤한 것이 춘장을 넣었는지 짜장 비슷한 맛이 나는데 면발은 적당히 익혀서 문제없었네요.
결론은 색다른 요리면서 가성비가 뛰어난 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가격에 이탈리안 요리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거죠!
여행의 마지막은 온천욕으로 끝냅니다.
쿄가시마 천연온천 유토리(MAPCODE : 20 606 440*51)로 향합니다.
유토리는 다카사키 시내에 위치한 종합 온천시설입니다.
내부에는 온천, 사우나, 암반욕장을 비롯해서 게임센터, 미용실, 맛사지, 식당 등 다양한 점포들이 있는 스파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입장 시에는 전자팔찌를 받게되는데 이 팔찌로 모든 결제를 할 수 있고, 나갈 때는 일괄 결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그런 관계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진을 찍는 것은 불가능한 관계로 인터넷에서 구한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내탕은 소독+순환이라서 별로였지만 노천탕은 사진처럼 넓은데 모두 가온, 가수, 소독이 없는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온천수는 옅은 갈색을 띄는데 타이어 탄 냄새가 났고, 먼지같은 형태의 유노하나가 떠다니는데 입욕감은 거칠었어요.
다만 탕마다 원천 주입량이 적은 편이라서 그다지 신선하다는 느낌은 들지않았네요.
한마디로 도심지에 있는 온천치고는 괜찮은 편이고 다양한 형태로 즐기기 좋은 온천시설이라는 느낌이에요.
온천의 천질은 pH 7.3의 나트륨-염화물ㆍ탄산수소염천입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1126 mg, 칼슘 76 mg, 철(II) 2.4 mg, 염화물 1,524 mg, 탄산수소 707.8 mg, 유리이산화탄소 47.3 mg, 메타규산 54 mg, 메타붕산 56.3 mg입니다.
유토리에서의 온천욕을 끝마치고 하네다 공항으로 달리는 것으로 군마현의 여행은 끝을 맺습니다.
군마현의 여행은 도쿠시마현의 여행 이후로 산악을 많이 오르내리는 일정이었어요.
온천 명소는 만족할만큼 다양해서 과연 온천으로 유명한 현답다는 느낌입니다.
아직도 미나카미 온천을 비롯하여 찾아가지 못한 온천지들이 많아서 언젠가 다시 방문하게 될 것 같군요.
또 다른 모습의 군마현을 즐기게 될 그 날을 기대해봅니다.
재밌게 잘봤습니다.
끝까지 잘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입니다.
개내이
감사합니다. 일본 운전은 2차선 이상의 고속도로나 차가 거의 안다니는 국도 위주로 다니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그렇다고해도 군마현은 산악도로가 너무 많아서 매우 피곤하더군요;
구매한 온천중 강제동원조선인 해서 동굴판곳도 있던데
그런 곳도 있었나요? 어디인지는 모르겠네요.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매번 잘보고 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쓰신글 모아서 책으로 내셔도 될 정도로 사진 글 모두 너무너무 좋습니다.
좀 매니악한 곳들도 방문해서 개인의 취미로만 남는게 좋을거에요. ㅎㅎ; 잘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주행 완료. 여행기 정독한건 처음이네요. 잘봤어요
이번편은 절, 신사 설명이 많아서 지루하셨을텐데 대단한 일을 해내셨군요! 감사합니다~
사진도 잘찍으시고 설명이나 코스 선정도 훌륭해서 즐감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행 계획을 짤 때는 방문지를 알아보는 것보다 일정에 맞춰서 어디를 방문하고 어디를 포기할지 정하는 것이 제일 힘들더군요.
어제 1편보고 오늘 4편까지 다 봤네요. 보던곳만 보는게 아니라 더 좋네요. 이전에 올리신 것들도 다 보러 갑니다 ㅋ
감사합니다. 얼마전에도 다녀와서 언젠가 또 올릴 것같네요. ㅎㅎ
블로그도 종종 방문하고있습니다 다녀온듯한, 가보고싶게만드는 여행기 잘봤습니다 ^^
감사합니다. 사람들이 제 글을 참고해서 여행의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면 글 쓴 보람이 있죠!
원래는 315단이었는데 1년 365일 번창했으면 좋겠다는 기원를 담아서 2010년에 늘렸다니 참 좋군요? .....좋으셨겠습니다....크크크크크크크크......^^a 날씨도 더운데 계단까지....아후우....저같으면 안올라갔을듯.... 자세한 설명과 멋진 사진.....아주 오랜만에 정독하며 끝까지 흐믓한 느낌 받게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봄인데도 더웠는데 지금쯤이면 끔찍한 날씨일겁니다. ㅎㅎ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