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직은 구름이 많은 흐린 날씨지만 먼 곳에서 햇빛이 다가오는 모습이 보이네요.
만자 프린스 호텔의 주건물은 'ㅁ'자 형태로 가운데가 비어있는데 어젯밤 내린 눈으로 파묻인 상태네요.
참고로 지상 3층짜리 건물입니다.
?!
아침식사는 변함없이 뷔페식으로 진행됩니다.
온천마을답게 온천계란이 제공되었고, 겨울이라서 그런지 방울토마토가 상당히 달달했어요.
양식과 제과도 충실히 갖춰져 있어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사진 속의 작은 빵이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말랑해서 맛있게 먹었네요.
디저트는 요거트, 푸딩, 과일 등이 준비되어 있네요.
맛은 전체적으로 무난했다고 봅니다.
오늘도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했는데...차가 멀쩡할리가 없죠;;
다행히 호텔측도 노상 주차장의 문제점을 알고 있는지 중장비로 차가 빠져나갈 길만 깨끗하게 밀어줬어요.
...하지만 자신의 차에 쌓인 눈은 스스로 치워야 해서 20분쯤 소비해야만 했습니다;
군마현의 북부는 폭설지방인 관계로 관광할만한 곳이 그다지 없어요.
그래서 설경이나 구경하자는 생각으로 카라마츠노오카(MAPCODE : 516 236 122*77)라는 설경 사진 명소를 찾아가기로 했어요.
그리고 가는 도중에 위치한 츠마고이 목장(MAPCODE : 341 316 346*51)의 풍경도 멋져서 잠시 들려봤습니다.
이곳은 만자온천으로 향하는 유료도로 상에 위치한 휴게소를 겸한 작은 목장입니다.
하지만 겨울에는 영업을 하지않는 관계로 건물 입구가 눈에 파묻힌 상태였어요.
목장의 한켠에는 아이사이노카네(愛妻の鐘, 애처가의 종이란 의미)라 불리는 작은 전망대가 꾸며져 있습니다.
전망대로 향하는 길목마다 애처가의 덕목(?)을 시험하는 문제판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특이하네요;
목장은 겨울에 관리를 전혀 하지않기때문에 엄청난 눈이 쌓여있습니다.
깊은 곳은 1 m 가까이 쌓여있어서 눈밭을 헤치고 나아간다고 고생했네요;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흰 눈이 소복히 쌓인 활화산인 아사마야마가 햇빛에 빛나는 광경이 멋지네요.
다음으로 카라마츠노오카(カラ松の丘, 낙엽송의 언덕이란 의미)를 찾아갑니다.
이 곳은 오로지 사진 작가들 사이에서만 거론되는 촬영 명소일뿐 관광지와는 동떨어진 장소에요.
그래서 대략적인 정보만 알려질 뿐인데 MAPCODE의 위치로 향하면 사진과 같은 장소에 도착하게 됩니다. (뒤돌아서 찍은 사진입니다)
여기서 밭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지게 되죠!
하얗게 물든 양배추밭을 배경으로 낙엽송 나무들과 아사마야마의 산세가 펼쳐집니다.
설원 위에 모여있는 나무들의 풍경에 많은 사진가들이 마음을 빼앗긴 모양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링크 클릭)을 보면 밤하늘을 수놓는 은하수 풍경도 찍을 수 있어서 여러모로 사진 욕심을 자극하는 곳이지요.
일대는 모두 양배추밭입니다.
양배추가 겨울의 채소이기는 하지만 한겨울까지는 키우지 않아요.
그런 이유로 마음에 드는 구도를 잡을려면 좁은 밭길을 돌아다닐 필요가 있습니다.
괜히 밭 한가운데에 들어갔다가는 혼날지도 몰라요.
저는 취미 수준으로 찍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 관계로 멋진 구도를 잡기가 쉽지않더군요.
밭의 반대편을 바라보니 설산이 멀리 보입니다.
만자 온천과 쿠사츠 온천이 있는 방면으로 근년에 수증기 폭발이 발생했던 시라네 활화산이에요.
사진 구도 잡겠다고 뻘짓을 했던 관계로 상당히 시간을 잡아먹었네요;
추워진 몸을 녹이고자 하야시 온천 카타쿠리노유(MAPCODE : 295 426 812*63)라는 온천시설을 찾아가봅니다.
이 부근은 원래 강가를 따라 카와라유 온천이라는 오래된 온천마을이 존재했었는데 얀바 댐을 건설하게 되면서 수몰될 운명에 처해졌어요.
현재는 착실하게 강의 외곽쪽으로 이주하고 있지만 역사의 흔적까지 이주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안타까울 따름이죠.
카타쿠리노유는 댐 건설에 따른 지역민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세워진 얀바 3형제라고 불리는 3곳의 지역민용 공동욕장중 한 곳이에요.
원래는 지역민 이외에는 조건부로만 입욕할 수 있었는데 2015년에 리모델링되면서 누구나 입욕할 수 있는 시설로 탈바꿈했습니다.
지역민 이외의 입욕가능 시간은 10시~17시까지인데 화&금요일은 8시~15시까지 청소를 하기때문에 입욕할 수 없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우측 창가에 사진과 같은 요금함이 보이는데 외래 입욕객은 300엔의 협력금을 넣어줍니다.
욕실에는 내탕 하나와 2개의 좌식 샤워대가 존재하는데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확연한 등유 냄새가 풍겨옵니다!
석유 성분이 함유된 온천은 상당히 희귀한 편인데 군마현에 이런 온천이 존재했군요.
온천수는 살짝 희뿌연 빛깔을 띄는데 햇빛에 수면을 비춰보면 희미하게 유막이 생성된 모습도 볼 수 있어요.
온천수는 가온, 가수, 순환, 살균을 일절하지 않는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수온은 뜨거운 편인데 물맛을 보니 쓰면서 괴로운 맛이 살짝 느껴졌어요.
후끈후끈한 온천욕을 하니 추위 따위는 딴 세상 이야기같네요~
온천은 중성의 나트륨ㆍ칼슘-염화물천입니다. (pH의 기록이 없네요)
주요성분은 나트륨 954 mg, 칼슘 574 mg, 염화물 2,140 mg, 유산 384 mg, 탄산수소 48.7 mg, 메타규산 84.7 mg,
메타붕산 135 mg 입니다.
온천 성분도 충실한 귀한 천질의 온천이네요.
다음 목적지는 휴게소 카와바덴엔 플라자(MAPCODE : 183 688 067*71)입니다.
이 곳은 관동지방의 휴게소 랭킹 5년 연속 1위, 동일본 휴게소 랭킹 1위, 2015년 전국 6대 휴게소 모델 등으로 선정된 명소입니다.
연간 방문객이 180만명에 달하며 봄과 가을철의 휴일에는 6 km 떨어진 IC부터 정체가 발생할 정도라니 관광지라고 봐도 무방하네요.
실제로 제가 방문했을 때는 한겨울인데도 많은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었어요. (공식 홈페이지 링크 클릭)
휴게소에는 소바, 라멘, 우동, 베이커리 등의 여러 식당들이 단독건물로 입점해 있는데 그 중에서 주먹집 전문점을 찾아가봤습니다.
테이크아웃도 가능한데 주먹밥의 개수, 속재료를 별도로 선택해서 주문하도록 되어있네요.
가장 인기 있다는 연어와 명란젓, 파된장이 들어간 주먹밥 세트를 주문해봤습니다.
이 곳의 주먹밥은 'World Rice Award Gold 10'이라는 국제 대회에서 5년 연속 금상을 수상했다는 유키호타카라는 쌀을 사용한다는군요.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한참 부족해서 일반 판매는 하지않는다는데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밥을 못짓는건지 밥알이 떡지고 목이 쉽게 메입니다;
저로서는 니가타산 코시히카리가 더 맛있다고 느껴지네요.
김도 바삭함이 없고, 밥에 늘어붙어서 주먹밥 자체의 평가도 좋게 주기는 힘드네요.
휴게소 내부를 산책해봅니다.
연못을 둘러싸는 형태로 20여개의 가게들이 위치해 있는데 주변으로 펼쳐지는 설산과 전원 풍경이 장관입니다.
휴게소에는 음식점뿐만 아니라 목공예, 도기 공예 공방과 무료 블루베리 따기 공원같은 체험공간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도보 10분 거리에는 호텔 덴엔 플라자라는 온천이 딸린 번듯한 호텔도 위치해 있어서 여유있는 나들이를 즐길 수 있어요.
휴게소 외곽에 위치한 블루베리 공원의 모습입니다.
매년 7월초~8월초에는 무제한 블루베리 ㅁㅁ기 이벤트가 펼쳐진다고 하네요. (밖으로 가져가는 것은 불가능)
휴게소에서 가장 인기있는 가게는 미트 공방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토종맥주 레스토랑이 많이 붐비던데 혼자 여행중인 저로서는 그림의 떡이죠;
미트 공방에는 생햄, 소시지를 비롯한 다양한 육가공품을 수제로 만들어 판매하는데 각종 양념은 독일에서 직접 공수해 온다는군요.
독일의 식육제품 콘테스트인 SUFFA에서 금상, 은상을 수상할 정도로 고평가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 보입니다.
이 가게의 백미는 제품 구매보다 즉석 음식 코너쪽입니다.
생햄과 소시지를 즉석에서 찌거나 삶은 후 철판에 바로 구워주는 산적 구이가 일품이죠!
생햄은 큼직한데 쫄깃한 탄력이 제대로 살아있어서 씹는 맛이 일품입니다.
한켠에는 오리지널 겨자 소스가 준비되어 있어 곁들여 먹을 수 있는데 콧구멍이 화끈거릴 정도로 맵싸해서 혼줄이 났어요;
그리고 이만한 양이 단돈 500엔이라니 가성비도 탁월합니다.
미트 공방의 옆쪽에 위치한 카페에서 소프트크림으로 입가심을 해봅니다.
어른의 커피맛 소프트크림이라...어떤 맛일지 궁금하군요.
확실히 어른의 맛이 맞군요;
단맛은 전혀 느껴지지않고 커피의 진한 쓴맛만 느껴져서 특이했네요.
다음 목적지는 근처에 위치한 세이류잔 키치죠지(MAPCODE : 183 716 024*22)입니다.
MAPCODE의 주차장에서 안쪽으로 100 m를 걸어가면 사찰의 산문이 모습을 들어냅니다.
관람은 유료이기때문에 산문 앞쪽의 요금소에서 500엔의 참배료를 지불할 필요가 있어요.
다만 홈페이지의 요금할인 페이지(링크 클릭)를 보여주거나, 홈페이지를 봤다고 이야기하면 100엔을 할인해줍니다.
키치죠지는 '꽃의 절'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사계절이 아름다운 정원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절의 내부에는 수선화, 연꽃, 피안화 등의 100여종 꽃들을 계절별로 즐길 수 있는데 설풍경도 근사하다고 해서 찾아와봤어요.
겨울철에 꽃 구경을 할 수는 없지만 붉은 열매가 달린 나무들이 하얀 눈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키치죠지는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에 위치한 켄쵸지를 본산으로 둔 임제종의 선찰입니다.
1339년에 츄간 엔게츠(中巌円月) 선사를 개산 주지로 모셔 창건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한켠에 위치한 석가당에 모셔져 있는 3체의 석가여래좌상을 본전으로 두고 있습니다.
관람의 백미는 본당의 삼면에 위치한 정원들입니다.
정면쪽으로는 돌의 정원이 꾸며져 있는데 눈에 파묻혀서 제대로 된 모습을 즐길 수 없군요;
1675년에 재건된 고풍스러운 본당의 외곽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둘러보는 형태로 관람하게 됩니다.
신발을 벗고 올라서 순로(順路)라고 적힌 표지판을 따라 걷습니다.
내부에는 달마선사의 그림과 함께 화려한 조각품들이 눈에 띕니다.
본당의 서쪽에는 승룡 폭포라 불리는 천연석을 쌓아올려 물을 졸졸 흘러내리게 한 곳이 보입니다.
겨울이라 폭포수는 얼어붙었지만 검은 바위와 하얀 눈의 조화가 아름답네요.
본당의 뒷편에는 청룡 폭포라 불리는 폭포와 연못이 꾸며져 있습니다.
돌의 배치와 산세의 조화가 어우려져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군요.
폭포는 2단으로 꾸며 놓았습니다.
정원 이외에도 소소한 볼거리가 가득한 곳입니다만 겨울이라서 운신의 제한이 많네요;
키치죠지를 떠나서 카미모쿠 온천 오미네칸(MAPCODE : 183 853 421*12)이라는 온천 한 곳을 찾아가봅니다.
참고로 제가 갈 때는 도착 직전인 미나카미 IC로 빠지기 전의 파킹 에리어로 통과하도록 유도해서 동계 타이어 장착여부를 체크했습니다.
겨울철에는 눈 구경을 할 수 없었던 군마현 남부의 도심지에서 일반 차량으로 렌트해서 향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카미모쿠 온천은 오늘 숙박할 타니가와 온천도 포함되는 미나카미 온센쿄의 8대 온천지중 한 곳입니다.
오미네칸은 자가원천을 보유한 온천료칸인데 천질로 유명한 곳중 하나에요.
당일치기 입욕은 11시~18시(단, 수요일은 13시쯤부터 영업, 17시에 최종 접수)고, 요금은 900엔으로 비싼 편입니다.
내탕은 사람들이 많아서 인터넷에서 구한 다른 사람들의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온천수에서는 유황과 석고가 혼합된 것 같은 냄새가 나는데 무색무미에 약간 끈적한 촉감이 특징적입니다.
내탕은 약간 뜨거웠는데 2개의 자가원천을 섞어서 온도조절을 해놓았고 식음도 가능하다고 하네요.
작은 노천탕도 딸려있는데 온천수 주입구를 자세히 보면 하얗게 온천 성분이 굳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것은 황산나트륨 결정인데 이곳의 천질은 석고, 염화물, 황산나트륨 성분이 혼합된 귀한 온천수에요.
노천탕쪽은 수온이 따뜻한 정도고 원천 주입량도 많아서 신선한 입욕감을 느끼며 오래 입욕할 수 있어 좋더군요.
온천은 pH 7.9의 나트륨ㆍ칼슘-유산염ㆍ염화물천으로 가수, 가온, 순환, 살균을 일절하지 않는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277 mg, 칼슘 186 mg, 염화물 309 mg, 유산 609 mg, 탄산수소 36 mg, 메타규산 48.7 mg 입니다.
다양한 성분이 골고루 함유된 좋은 온천수였네요!
다음은 미나카미 온센쿄의 중심이 되는 미나카미 온천마을을 잠시 구경하기로 했어요.
목적지는 유하라 온천 공원의 뒷편에 위치한 무료 주차장(MAPCODE : 554 386 026*67)으로 지정합니다.
미나카미 온천은 JR 미나카미역이 인접해서 교통이 편리하고, 계곡을 중심으로 한 자연 조화가 아름다운 인기 온천지입니다.
군마현에서는 쿠사츠 온천 다음인 연간 방문자수 2위를 자랑하는 곳이에요.
유명 온천지라서 그런지 한글 안내도 군데군데 보이더군요.
주차장의 뒷편에는 유하라 온천공원이라는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온천수로 족욕을 즐기거나 계곡 풍경을 즐기기 좋은 곳이죠.
...다만 겨울이라 눈이 많이 쌓여서 족욕은 불가능했어요.
공원의 한켠에 원천지가 위치해있는데 눈이 무식하게 쌓여있어서 다가갈 수 없네요;
이 곳도 군마현의 북쪽편에 위치하다보니 폭설지방에 해당합니다.
공원 옆의 다리 위에서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협곡을 따라 펼쳐진 설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네요.
여름철에는 이 계곡을 따라 급류타기를 즐길 수 있고, 마을에서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간 강가에는 멋진 산책로가 꾸며져 있기도 합니다.
...물론 겨울에는 어떤 것도 즐길 수 없습니다만;
이번에는 온천가를 가볍게 둘러보겠습니다.
미나카미 온천마을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고도 경제 성장기에 크게 발달했는데 환락가가 생길 정도였다는군요.
현재는 많이 쇄퇴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사격장, 단란주점, 도박장같은 가게들이 군데군데 눈에 띕니다.
미나카미 온천마을에서 가볍게 온천욕만 즐기고 싶다면 중심에 위치한 교류관이 제격이에요.
관광센터도 겸임하고 있는데 10시~21시까지 영업(매달 첫번째, 세번째 화요일은 휴무)에 570엔으로 저렴합니다.
다만, 온천수 자체가 입욕적 특징이 적은 편이고, 염소 살균을 해서 안전을 중시한 곳이라는 점은 참고하세요.
참고로 기본적으로 당일방문 입욕료가 비싼 마을인데 도보로 갈 수 있는 곳 중에서는 여기가 제일 쌉니다;
한겨울이라 많이 돌아다니지 않고 일찌감치 숙박지로 향하기로 했어요.
오늘 묵을 곳은 미나카미 온센쿄의 일각인 타니가와 온천에 위치한 미나카미 산장(MAPCOD : 554 444 500*66)입니다.
타니가와 온천은 마나카미 온천과는 다르게 온천가가 형성되어 있지않고, 띄엄띄엄 숙박시설만 위치해 있는 조용한 온천지에요.
그리고 거대한 미쿠니 산맥의 한축인 타니가와다케의 마나이타구라(표고 2,346 m) 봉우리를 정면으로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이 마나이타구라가 보이는 경치가 정말 장관이에요.
료칸의 프런트에 들어서면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실내와 함께 굵직한 상수리나무 기둥이 박혀있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미나카미 산장은 고급 료칸으로 숙박비가 비싼 편입니다.
거기다가 2번째로 좋은 등급의 방에 혼자 묵었고, 방이 남아나질 않는 연말연시니 제 심리적 마지노선인 3만엔을 훌쩍 넘겨버렸어요;
하지만 연말을 이틀 앞두고 부랴부랴 숙박할 곳을 알아보니 괜찮은 곳이 여기뿐이어서 예약했는데 만족하기는 했지만 뼈 아픈 심정이죠;
료칸은 지상 6층짜리 건물이지만 비탈에 세워진 관계로 4층이 프런트에 해당합니다.
총 17실의 객실만 존재하는데 전망을 중시하도록 꾸며져 있어서 한 층의 규모는 좁은 편이에요.
제가 묵게될 방은 3층의 카에데(楓)입니다.
화실 10조 + 4.5조로 구성된 넓은 객실입니다.
코타츠도 꾸며져 있는 훈훈한 분위기의 실내네요.
다만 이 료칸의 가장 좋은 객실은 2017년에 리뉴얼되면서 침대가 갖춰진 현대풍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실내에 노천탕도 딸려 있어서 여러모로 최고인 방이죠.
창 밖으로는 타니가와다케의 설산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료칸에 도착할 때쯤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던데 산맥 방향도 구름에 덮혀 있어서 이 시점에는 멋진 풍경을 구경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눈이 엄청나게 쌓여 있습니다;
만자온천을 다녀오지 않았다면 깜짝 놀랐을거에요. ㅎㅎ
테이블에는 센노쿠라 만타로(仙ノ倉万太郎)라는 만쥬와 귤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이 만쥬는 미나카미 온천마을에 위치한 마루스 제과의 오리지널 제품으로 온천 만쥬가 아닌 흑설탕을 넣은 것인데 푹신한 식감이 좋네요.
저녁식사부터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유자맛이 나는 시큼하고 진한 식전주로 입가심을 해봅니다.
좌측 상단부터 찐 토란, 매실 절임의 한천 말이, 주아의 생선묵, 오징어 연근 튀김이고,
아래쪽은 아귀간의 식초절임, 새끼 단새우의 비염장 젓갈, 게살과 시금치 나물입니다.
...고급료칸답게 특이한 요리들이 나오는데 음미할 입이 따라주지못해서 별 생각없이 먹었어요;
토종술 3종 세트를 별도로 주문해봤습니다.
좌측은 살짝 달면서 쓰고 여운이 긴 맛이었고, 가운데는 순한 소주맛, 우측은 독한 뒷맛을 가진 술이었어요.
핫카이산 연어의 카르파초 샐러드에 날치알과 각종 풀들이 곁들여졌습니다. (핫카이산은 약 40 Km 떨어진 니가타현의 산)
향이 강한 풀들과 시큼한 레몬 소스가 곁들여진 얇은 연어 샐러드라는 느낌이네요.
그냥 딱딱한 바게트 한 조각입니다.
겨울에 잡힌 참돔과 이리로 만든 국입니다.
은은한 참돔의 향이 느껴지는데 살짝 퍽퍽하면서 부드러운 살코기와 약간 끈적한 식감의 이리가 독특했네요.
겉을 살짝 익힌 참다랑어와 넙치, 잿방어 회입니다.
넙치는 유자소금, 나머지는 참깨간장에 찍어먹도록 한 점이 독특하더군요.
다만 회 자체는 그렇게 신선한 것같지 않았어요.
살짝 구운 후 조린 것같은 곤들메기에 튀긴 파를 올린 요리입니다.
뼈째로 전부 먹을 수 있는데 생선살은 약간 퍽퍽했지만 괜찮은 식감이었네요.
2018년의 마지막 날이라고 야채튀김을 얹은 토시코시 소바도 챙겨주는군요.
면발이 부드러워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군마현의 토종닭인 아카기 닭과 가지, 나마후(生麩), 다이코쿠 시메지 버섯 등을 넣은 조림요리입니다.
무난한 맛이었다고 봅니다.
전골은 군마산 소고기인 죠슈규의 스키야키를 즐기게 됩니다.
고기의 식감이 부드러워서 역시 비싼 료칸이라는 것을 세삼스레 느끼게 되네요.
소고기를 데쳐먹을 전골입니다.
구운 두부, 쑥갓, 우엉, 잎새버섯, 배추 등이 들어갔는데 간이 짭짤달달해서 맛있네요.
식사는 작은 가마솥으로 지어주는데 게살과 미나리를 넣고 지은 밥이었고, 고사리가 들어 있는 국이 곁들여졌어요.
밥은 약간 짭짤하면서 찐득했는데 연한 국과 먹으니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살구 타르트 조각에 라즈베리, 블루베리, 사과조각을 올리고 딸기 소스와 계피가루를 곁들인 디저트입니다.
시큼하면서 달달한 맛이 별미였어요.
...거의 먹어본적이 없던 요리를 찾아서 설명할려니 너무 힘들군요;
고급료칸다운 고급스러운 저녁식사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음은 온천입니다.
미나카미 산장은 노송나무(=히노키)의 숙소라는 별칭으로 불리는데 욕조를 구성하는 나무가 매우 특별합니다.
수령 2000년 추정의 노송나무가 자연재해로 인해 땅 속 깊이 묻혀 있던 것을 캐내서 사용했다고 하네요.
온천수는 무색, 무미, 무취로 별다른 입욕적 특징은 없는데 입욕 후에 피부가 약간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드는 정도네요.
다만 2가지의 자가원천과 하나의 공용 원천을 섞어서 공급함으로서 항상 적정 수온을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것이 특이합니다.
온천수는 가온, 가수, 순환, 살균을 일절하지않는 100%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일본온천협회에서 전 항목 만점을 받았다는 게시물이 눈에 띄네요.
...그러나 온천수 자체가 너무 심심합니다;
온천의 천질은 pH 8.6의 단순천입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50 mg, 칼슘 57.2 mg, 염화물 49.2 mg, 유산 155 mg, 메타규산 40.9 mg으로 미미한 편이에요.
좋게 말하면 피부 자극이 적은 온천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노천탕도 있는데 너무 어두워서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관계로 다음날 설명에 넣겠습니다;
미나카미 산장의 진정한 매력은 날씨가 화창한 다음날에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이것으로 3일차 일정을 끝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