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실장석 사이엔 추자라는 개념이 거의 없다. 이유인 즉, 김장철 때문이다. 김장철은 실장석의 계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골에서부터 대도시까지 사람은 평소엔 잘 먹지 않는 수많은 배추 잎사귀들, 우거지가 대거 쓰레기로 배출된다. 공원이나 계천에서 사는 들실장들은 우거지를 구하려 도로로 나가는 반면, 주택가에 살아가는 들실장석들은 밖에서 배추를 손질하는 주민들에게 다가가 나름 애교를 부려 쓰레기를 뒤지지 않고 우거지를 얻거나, 어설프긴 해도 새끼들까지 동원한 애교로 성한 배춧잎을 얻어가기도 한다.
개구리의 새끼들도 개구리에게서 우거지에 대해 들었는지, 실장석들을 위해 내가 밭에다 버린 우거지들을 개구리를 도와 테치 테치 거리며 열심히 줍고 있다. 엄지도 돕는다고 돕는 것 같은데 자실장들 보다 네 배나 작은 키로 무얼 하나 제대로 해낼 수 있을 리가 없다.
"레에엥~ 레치엥~ 아타치도 오네챠들과 마마를 돕고 싶은 레치!"
결국 엄지가 울음을 터트렸다.
"괜찮은 데스우. 3녀는 집에 들어가서 4녀를 돌보는 데스우."
우거지를 한 아름 품에 안고 있는 개구리가 울고 있는 엄지의 머리를 요령 좋게 쓰다듬었다.
"레에엥, 마마 말씀 듣는 레치."
결국 엄지는 품에 안고 있는 우거지 쪼가리들을 내려놓고 아장아장 골판지 하우스로 뛰어갔다. 그 뒤를 개구리와 우거지 냄새에 군침을 흘리는 자실장들이 따라 들어갔다. 골판지 하우스 안에서 엄지의 노랫소리와 구더기의 기분 좋은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렛레로게~♬ 렛레로게~♪
친절한 닝겐 사마가 맛있는 잎을 주신 레치~
프니후! 프니후!
하지만 아타치는 엄지라 도와주지 못해 슬픈 레치~
아닌 레후! 3녀 오네챠 덕에 우지챠는 행복한 레후~
그렇지만 아타치는 행복한 레치~
마마랑 오네챠들이 위로해주시는 레치~
4녀챠 프니프니도 즐거운 레치~
프니후! 프니후!
렛레로게~♩렛레로게~♪
엄지의 노래가 끝나자 박스 안에서 개구리와 자실장들이 칭찬 일색이다. 그 어미의 그 딸인지 엄지도 노래를 잘했다.
"마마! 우지챠 하늘 보고 싶은 레후!"
엄지가 개구리에게 조르는 소리가 들렸다.
"데, 그렇담 박스 앞에 뿐인 데스우~ 3녀챠랑 있는 데스우~"
"하이 마마!"
마지못한 개구리의 허락에 엄지가 기분 좋게 대답했다.
골판지 하우스 안에서 개구리 일가가 나왔다. 개구리와 자실장들은 다시 우거지를 주웠고 엄지와 구더기는 박스에 기대어 앉아 렛레로게~ 렛레로게~ 흥얼거린다.
개구리 일가가 우거지를 모두 줍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12시에 버렸으니 3시간가량의 긴 작업이었다. 일을 마친 개구리의 두 자실장들이 내가 새로 흘려준 넓은 플라스틱 곽으로 들어갔다. 개구리는 그 플라스틱 곽 속으로 물을 채웠다. 개구리는 물이 자실장석의 가슴 높이 까지 채웠다. 엄지랑 구더기는 김 곽에 들어가자 개구리가 물을 엄지 가슴 높이까지 채워주었다.
춥지는 않지만 그래도 선선한 날씨인데도 물장구를 즐기는 개구리 새끼들을 보고 있으니 멍청하다고 느끼면서도 실장석 답다고 느껴진다. 개구리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개구리 새끼들이 벗어둔 옷을 전부 빨았다. 그리고 개구리가 직접 만든 빨랫대에 의복을 클립에 꽂아 고정시켰다.
개구리는 동그란 손에 묻은 물기를 자신의 옷에 닦고 내가 몰래 두었던 실장석 푸드를 골판지 하우스에서 가지고 나왔다.
"테치! 테치! 마마의 자라 행복한 테치!"
"와타시도 마마 사랑한 테치!
물장구치다가 푸드를 받은 자실장들이 귀를 파닥이며 말했다.
"마마, 감사합니다, 레치."
"마마! 사랑하는 레후!"
엄지가 츙츙 거렸다. 구더기는 귀랑 꼬리를 파닥였다.
"이건 전체인 데스우. 다 씻고 나오면 메인 요리가 기다리는 데스우."
개구리가 콧김을 뿜으며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자 개구리의 새끼들은 행복한 비명을 질르며 서둘러 물 밖으로 나왔다. 개구리는 내가 잘라서 흘려준 수건 조각들로 능숙하게 새끼들에게 묻은 물기를 닦아주었다. 발가벗은 개구리 새끼들이 골판지 하우스로 들어갔고 수건 조각들도 빨랫대에 건 개구리가 따라 들어갔다.
골판지 하우스 안에서 개구리가 데스 데스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새끼들의 감탄사가 들려온다.
"테치! 아삭아삭한 테치! 고소한 테치!"
"차녀의 말이 맞는 테치! 고소하고 씁쓸한 게 일미인 테치!"
"우마우마한 레치! 우마우마한 레치!"
"우지챠는 핀치인 레후. 너무 맛있는 레후. 행복사 하는 레후!"
새끼들이 연신 테치 테치, 레치 레치, 레후레후 거렸다.
"데프프. 자들은 많이 먹는 데스우. 많이 많이 있는 데스우."
개구리가 행복하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마마, 아타치 운치굴 다녀오는 레치."
"오로롱, 위험하니 조심하는 데스."
배가 부른 지 엄지가 개구리의 허락을 받고 박스에서 나왔다. 엄지는 박스 옆에 있는 운치굴로 가는 와중에 녀석들을 지켜보는 나랑 눈이 마주쳤다. 엄지는 빤히 쳐다보는 나에게 렛츙~♪ 하고 애교를 보여주곤 운치굴로 갔다.
렛레로게~♩렛레로게~♪
그래서 언제 죽임?
그래서 언제 죽임?
안 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