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막 굴릴 수 있는 첼로 클라리스급 로드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아버지는 그럴 거면 집에 있는 MTB 가져다가 타고 다니지 뭘 또 샀냐고 한소리 하시고..
(사이즈도 너무 작고 싯포도 짧아서 저한테는 안 맞지만... 그건 자전거를 어느정도 아는 사람한테나 통하는 이야기니까요. 그냥 시원하게 혼나고 말았습니다.)
여하간 여기저기서 욕먹고 타고 다녔는데, 역시 돈값은 어딜 가든 효력을 발휘한다는걸 심각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룹셋은 105 타다가 클라리스로 내려왔는데, 처음에 변속레버 조작해보고 세팅 잘못된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뭐 이리 빡빡하고 힘이 드는지;
11단 -> 8단은 뭐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프레임은 둘 다 알루 + 카본 포크에 싯포만 카본 -> 알루인데, 승차감이 확 떨어지더군요. 컨텐드는 로드바이크라고 느끼기 힘들 정도로 편안했는데, 첼로 껀 바닥에 살짝만 튀어나온게 있어도 바로 엉덩이에 바로 반응이 오더군요. 알루합금 재질이 컨텐드가 더 좋은 거기는 한데, 그게 그리 큰 차이를 줄 거 같지는 않고..
근데 다른 것보다도 브레이크가 정말 차이가 심합니다. 컨텐드는 유압 디스크 모델이라, 후드에서 레버를 잡아도 팍팍 서주고 해서 마음 놓고 잘 탔는데, 첼로 껀 캘리퍼 림브레이크... 이거 뭐 후드에서 브레이크 암만 잡아봐야 감속도 안 되고;; 결국 아침에 실험실 출근하다가 다른 자전거랑 박았습니다 -_-;;
결국 이거 이대로 타다가는 언제 한번 크게 일 내겠다 싶어, 이것저것 맘에 안 들고 위험했던 걸 하나하나 바꿔 달았습니다.
그리고 결과물은 이것저것 마구 뒤섞인 훌륭한 짬뽕....
1. 변속계통
클라리스 레버 + 클라리스 앞드에 소라 뒷드. 저가형 로드에서 흔히 보이는 짬뽕이긴 하죠. 여기까지는 짬뽕이라기에도 미묘한 무언가.
2. 브레이크 캘리퍼
원래는 첼로 이름 박혀있는 어디거인지도 모를 캘리퍼였는데, 브레이크가 안 잡혀서 추돌사고 한번 내고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105 캘리퍼로 교체했습니다.
이제서야 후드 잡고 브레이크가 가능해지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그래도 드랍 잡고는 원핑거 브레이킹이 가능한 수준이니 일단 만족.
(이걸 고치려면 브레이크 케이블을 듀라에이스 케이블로....으허헣ㅎ)
3. 싯포, 안장
컨텐드에 달려 있던 컨택트 포워드 안장이 정말 편하고 몸에 잘 맞아서 그걸 구해다 장착했습니다. 싯포는 뭐 어쨌든 알루보다는 조금은 낫겠지 싶어 카본으로..
4. 드랍바
드랍바도 폭이 약간 좁다고 느껴졌고(C-C 40 cm) 잡기에 좀 불편하다는 느낌이 있어 시마노프로 LT 에르고 C-C 42 cm 로 변경했습니다.
브레이크 케이블을 드랍바 앞쪽으로 세팅해 놓으니 에어로 드랍바라도 되는 마냥 넓적해지더군요. 잡기는 정말 편합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맘에 들게 바꿔 놓고 보니
프레임 - 첼로 XLR CF1 S
레버 - 클라리스
크랭크, 스프라켓 - 클라리스
앞드 - 클라리스
뒷드 - 소라
브레이크 - 105
드랍바 - 시마노
싯포스트 - 자이언트
안장 - 자이언트
구동계 등급도 클라리스 ~ 105를 마구 섞어놓고, 그 외 컴포넌트도 마구 섞어놓은 물건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ㅋㅋㅋㅋ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도 따라잡을 수 없기는 하지만, 이제야 조금은 탈 만 하네요. 역시 돈은 항상 그 값어치를 합니다.
클라리스가 기어변속때 레버 움직임이 유난히 크다는 느낌은 있는데 돌아갈때는 또 길이 잘들어서인지 거의 소리가 없을 정도로 조용하더군요.
저는 레버 움직이는 거리는 그렇게까지는 못 느끼겠는데, 앞드 레버 내릴때 105는 '달칵' 하는 느낌으로 레버가 눌린다면 클라리스는 힘도 더 세게 줘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딸-깤!' 하면서 내려가는 덕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같은 작동거리라도 속은 11단/8단이다보니 거기서 차이가생기는건 아닐까요?
그럴 거 같습니다. 레버 등급 간 차이가 단수도 있겠지만 내구성, 작동성이 더 클 텐데, 그래도 상급라인의 시작인 105와 최하위 라인인 클라리스이니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저정도면 혼종 까지는 아니네요. 등급이랑 회사만 다르지 어찌됐든 로드 부품이니.. 전 제 하이브리드에 그립이랑 패달, 타이어 폭 바꾼걸로 모자라서 하브로 로드 따라가 볼거라고 불혼바+후드레버+소라 또는 클라리스 뒷드레일러+싱글크랭크 변경까지 계획했었죠. 예산 오링떠서 접었지만요..
저도 MTB 로 로드처럼 타 본답시고 에르고 그립 장착하고 슬릭 타이어, 로드 안장 끼고 다녔습니다. 근데 정말 이건 겉보기는 아무리 비슷해도 차이가 너무 큽니다. 저렇게 개조를 해도 두시간 타면 GG 였는데, 로드는 더 빠른 평속으로 두시간을 쳐도 어떻게든 정신줄은 잡고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