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커뮤니티에 올렸다가 회원탈퇴하면서 삭제한 내용인데 그 전에 친한 형이 보더니 반 밖에 못 읽었는데 삭제됐다고 재밌다고 올리라 해서 여기에 올립니다. 그 형이 아는 커뮤니티가 여기밖에 없거든요. 복사 해 둔 게 있어서 그냥 복붙할게요) (아 물론 애초에 올릴 때 우리의 주인공(전학생) 허락 맡고 올린 거에요)
안녕하세요 이번에 17살 되는 남자에요ㅇㅅㅇ!
유튜브에서 우연히 썰 동영상 보고 저도 썰? 같은 게 하나 있어서 올려봐요. 오래 살진 않았지만 제 인생 중 가장 통쾌한 일이었습니다. 필력이 안 좋아서 전달이 잘 되려나ㅎㅎ
내용도 꽤 있고 손도 시려우니 음슴체로 가겠습니다.
중3 4월 때 전학생이 한 명 왔는데, 평범한 체격이지만 곱슬머리에 되게 귀엽게 생겼음. 허당끼도 있어서 남자애들도 걔를 귀여워함ㅎㅅㅎ 근데 목소리가 중저음으로 남자가 들어도 되게 좋고 무술도 좀 했었다고 함. 은근 반전이 있는 친구임. 친화력도 좋아서 선생님들과의 관계도 좋고 여자애들이랑도 거리낌 없이 지냈음. 시간이 지나면서 얘와 친해지며 느낀 건 바로 ㅈㄴ게 착하다는 거임. 이 친구는 심지어 지금까지 만나면서 욕 한 번 안 썼고, 일단 전학오자마자 옆 반에 일진 한 명이 있었는데 걔를 180도 바꿔 놓음(담배 끊고,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됐고 괴롭혔던 애들한데 진심으로 사과하면서 반 애들이랑 잘 지내게 되더라. 나중에 걔가 전학생한테 네 덕분에 많은 걸 얻었다며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제일 큰 사이즈로 사 줌). 진짜 천사가 따로 없음 걔가 옆에 그냥 있어 주기만 해도 괜히 기분 좋아지고 힘이 나고 그럼.
이것 말고도 많이 있는데, 너무 많아서 다 못 적으니 간단히 여기까지만 적음@@ 이 친구를 '선한 전학생' 줄여서 '선학'이라 칭하겠음.
이런 전학생인데 안 좋아할 애가 있겠음? 거기에 플러스해서 공부까지 잘하니 인기가 많음. 울 반에 조금 질투가 심한 편인 애들이 꽤 있는데 다른 애 같음 질투날 법 한데 선학이라 그런지 전혀 그런 느낌 안 든다고 직접 얘기하더라ㅋㅋ물론 걔 없을 때 자기들끼리 그렇게 얘기했음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잘 지내다가 사건이 하나 터짐. 우리반 일진과 관련된 사건이었음.
잠시 우리 반 일진을 설명하자면 총 4명인데, 옆 반 일진을 바꾼 선학이도 얘네는 실패함. 인성이 터져도 적당히 터져야지;;
얘네들의 일진놀이는 대표적인 일진 행동들(뭔지 아시죠?)+2학년 여자애 창 밖으로 밀어버림(2층인데 골절됐다 함, 머리 안 부딪혀서 천만 다행임. 이것 말고도 많음.)+심리적인 괴롭힘
여기서 심리적인 괴롭힘이란 "너흰 미세먼지보다 쓸모없다", "운동장 잡초가 너희보다 열 갑절은 위대하다", "너흰 쓰레기다" 등의 망언(진짜 엄청 많이 순화했어요)을 매일매일 하루 20번 이상 꼬박꼬박 선사하는 것임. 처음엔 뭔 개소리래 하면서 넘겼지만 그게 매일 반복되다 보니까 어느새 그 망언들을 사실로 인정하고 많이 우울해져 있는 나를 발견함.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반 애들 전부가 그랬음. 이래서 세뇌가 무섭나 봄. 근데 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 면상 빻은 것들이 진짜 골 때리는 게 그만 하라고 맞서면 보통 같음 때리는데, 오히려 망언의 강도를 높여서 끝까지 증거를 남기지 않음과 동시에(신체 폭력 안 하니까 증거 사진 등을 못 남김, 울 학교는 폰 반납이라 녹음도 불가능) 우리들이 그 맞선 애를 싫어하게끔 조장함;; 걔들에 대해 잘 아니까 누구를 싫어하게 되고 이런 건 다행히 없었지만 진짜 싸이코들임ㅡㅡ
그러므로 이 일진 무리의 우두머리를 '미친 일진' 줄여서 '미진'(여자 이름 같이 됐네ㅋㅋㅋ)이라 하고, 나머지 셋은 일진 A, B, C라 하겠음. 참고로 일진 C는 미진이 무리의 홍일점임.
위에서 울반 일진 사건이 터졌다 했는데, 사건의 시작은 이러했음.
선학이가 전학오니 미진이 무리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걔한테도 우리한테랑 똑같이 망언을 퍼부음. 근데 선학이 멘탈이 후덜덜 한 게 1주일만 들어도 힘 빠지고 우울해지는데 1달이 지나도 평소랑 똑같이 밝음 그 자체인 거임ㅋㅋㅋㅋ 게다가 선학이가 미진이 무리에 대해 알게 되면서 우리한테 위로? 같은 거 해주고 이것저것 하면서 용기를 복돋아주는 그런 걸 미진이 무리보다 훨씬 열심히 하니까 우리반이 점차 초췌하고 힘 없는 반에서 시끌벅적하고 밝은 평범한 중3 반이 됨. 이러면서 애들은 선학이를 더 좋아하고 미진이 무리는 지들이 지금껏 해온 개소리들이 없던 일로 되버리니까 미진이가 뚜껑 열리지ㅋㅋㅋ
이 놈은 말로는 알 되겠다 싶었는지 책상 낙서, 발 걸기 등으로 시작하더니 결국엔 신체적 폭력을 가함. 처음엔 미진이 혼자서 막 때리는데 선학이가 무술을 해서 그런지 한 대도 안 맞고 잘 피하더라. 반격은 안 하고 피하기만 하니까 더 약올랐는지 일진 A, B 불러서 같이 밟는데 선학이라도 3명의 다굴을 당해내진 못했음ㅠㅠ
반 애들이 다 말리니까 오래는 못 갔음. 하지만 미진이 무리의 오직 선학이만을 향한 괴롭힘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 갔음.
점심 먹다가 식판을 얼굴에 엎거나, 담뱃불을 선학이 배에 지지기도 했음(지금은 치료 받고 흉터 다 사라짐 진짜 다행이다ㅠ). 심지어 커터칼 들고 뒤에서 기습하기도 했음. 선학이가 잘 피해서 볼 부분 살짝 스친걸로 끝났지 아님 눈 맞아서 큰 일 날 뻔 했음.
다른 학폭과는 달리 방관자가 없어서(이건 당연하다 생각되는 게 일단 선학이가 엄청 착하고 애들 여러 모로 엄청 많이 도와주고 챙겨줬거든) 걔네들이 자주 못 괴롭혔지만(1~2 주일에 한두 번. 하지만 시비는 밥 먹듯이 걸음) 너무 암 걸릴듯이 답답한 거임. 내가 "왜 가만히 당하고만 있냐 맞설 수 있는 거 아니야? 아니면 증거도 있겠다(담뱃불 화상자국) 지금까지 걔들이 한 것들까지 다 신고 할 수 있는 거 아냐??"라고 화내듯이 물음. 선학이 말이 "난 아직 걔네들을 좋아하거든 친구로서 사람으로서. 게다가 일진 놀이 안 좋잖아? 걔들이 다른 애들에게까지 상처 주는 거 싫어. 피해자는 나 혼자로 충분하니 걔들이 일진놀이 그만했음 좋겠고 걔네들이 언젠가 내 진심을 알아주고 일진 그만뒀음 좋겠어. 근데 그게 쉽지가 않네 아무리 말을 해도 안 믿어ㅎㅎ 그리고 신고는 물론 할 순 있겠지만 지금은 기다려주고 싶다. 어차피 확실한 증거가 하나밖에 없는 데다 아니더라도 당사자 간 화해 심해봤자 며칠 정학으로 끝날 걸? 아무튼 나에게도 생각이 있으니 조금만 참아 줘 그리고 내가 당할 때마다 도와줘서 너무 고맙다 너희들 같은 친구들을 둬서 너무 좋다" 뭐 자세히 기억은 안 나는데 이런 뉘앙스로 말했음.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음. 하지만 암 걸릴듯이 답답한 건 심해졌지. 지금 생각해 보니까 역시 멋진 놈이다 너는ㅋㅋㅋ 뭐 멋지다는 생각도 미진이와의 일이 해결됐으니 할 수 있는건가ㅎ
각설하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7월 중후반 여름방학을 앞둔 어느 날, 선학이조차 빡돌게 되는 일을 미진이와 아이들이 저지름...
바로 선학이 지갑을 훔친 건데 쉬는시간에 일진 C가 훔친 선학이 지갑을 몰래 가방에 다시 넣은 뒤 선학이가 있는 타이밍에 맞춰서 선학이가 자기 지갑을 떨어뜨린 것 같이 한 후 자기가 주워 준 것 같이 만듦. 선학이가 고맙다며 받는데 돈 15000원이랑 거기 있던 가족사진이 없어진 거임. 그 가족사진이 선학이가 가장 아끼는 물건인데, 선학이가 6살 때 찍은 거임. 그 당시에 가족사진을 찍고 액자에 담아 출력하기엔 돈이 없어서, 아빠가 너 가지고 다니라며 우편 엽서 만하게 1장 뽑아서 선학이 주셨다 함. 그때부터 지금까지 선학이가 들고 다니는 선학이네 집의 유일한 가족사진이었음. 그런 선학이의 보물이 사라진 거임. 선학이가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 하는데 바로 그 때 미진이 무리 완전체 등장!
4명의 손에는 10000원 한 장, 1000원 다섯 장과 가족사진이 들려있었음. 일단 일진 A, B, C가 선학이 보는 앞에서 끔찍하게 조롱하는 표정으로 돈을 찢었음. 선학이를 모욕하는 심한 욕설과 함께... 이제 미진이가 자기 손에 들린 선학이 가족사진을 찢으려 함. 선학이가 제발 그것만은 찢지 말고 돌려달라고 나한테는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거라고 막 간절하게 부탁하는 데 미진이는 그말 들은 척도 안 하고 패드립을 하며 가족사진을 갈기갈기 찢음. 미진이 무리가 찢은 돈과 가족사진을 선학이한테 뿌려대면서 웃는데 보는 내가 피꺼솟함ㅡㅡ
그리고 선학이가 화난 걸 처음 봄. 막 부들부들 떨면서 가만히 있는데 와 얘한테도 분노라는 감정이 있구나 하는 생각은 개뿔 그런 생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무서웠음ㄷㄷ 착한 사람이 화나면 더 무섭다 하는데 그게 뭔지 실감이 나더라. 몇 초 간의 정적이 흐른 뒤.. 선학이가 죽일 듯한 눈빛으로 차갑게 말함. "진짜 너넨 안 되겠다 두고 보자"
진짜 무섭더라ㅠㅠ 음절 하나하나에 살기가 느껴졌음... 걔들도 쫄은 기색이 보이더라 그래서 미진이 무리는 그냥 가운뎃손가락만 치켜올린 뒤 교실 밖으로 도망가듯이 퇴장했음.
우리 반 애들 다 교실에 있던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 누구도 선학이에게 말을 못 걸었음. 그래서 수업 끝나고 하교하면서 내가 눈치 보며 조심히 말을 걸음. 괜찮냐고... 선학이는 조용하게 괜찮다고 말했음. 그러면서 "형편이 좋아져서 가족사진 큼지막하게 뽑아서 액자에 담아두면 돼. 그치만 아빠가 돌아가셔서 다신 아빠가 들어간 가족사진 못 찍는데.. 그게 아빠가 있는 유일한 가족사진이었는데..." 하면서 눈물 찔끔 흘리더라.. 와 진짜 마음 찢어졌음.......
그래서 내가 그냥 신고해버리자고 하니까 선학이가 신고하기 전에 할 게 있다고 하더라. 뭐냐고 물으니 아직은 알려줄 수 없다고 함.
그리고 그 다음날 선학이의 정체(?)를 알게 되는데.. 폭풍의 전학생 하잖음? 선학이가 그런 애였음. 아 참고로 선학이가 미진이 무리 때려눕히는 그런 건 아니니 걱정ㄴㄴ
오늘은 여기까지만 쓸게요 필력 안 좋은 애가 1년 일을 압축하려니...ㅠ
형 보라고 루리웹에 올리는 거니까 다음 내용은 2편으로 해서 쓸게요.
형 덕분에 2편을 다 써보네ㅎㅎㅎ 형 보고있지??
아 그리고 선학아 보고 있냐?? 나 너랑 같은 고등학교 가서 엄청 기쁘다ㅎㅅㅎ 꼭 같은 반 됐으면 좋겠다. 계속 친하게 지내자!!
믿고 거르는 렙1의 구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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