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액션에 전략을 끼얹다, '미들어스 섀도우 오브 워'
레고로 가득찬 WB 게임즈의 부스였지만 귀엽고 흥겨운
레고 관련 타이틀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던 코너도 있었습니다.
바로 '미들어스 섀도우 오브 워(이하 섀도우 오브 워)'였습니다.
전략성이 강화된 오픈 월드 액션 RPG인 섀도우 오브 워는 WB 게임즈가
자신있게 내세운 미들어스 시리즈의 2번째 작품으로, 전작 '미들어스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와는 달리 공식 자막 한글화가 일찌감치
확정된 타이틀이기도 합니다.
당초 시연이 거의 불가능했던 작품이었으나
E3 2017 행사 마지막 날 마지막 세션에 운 좋게 국내 유통사의
도움으로 섀도우 오브 워의 프리젠테이션 및 시연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에 대한 개발자의 시연과 프리젠테이션을
본 다음 시연 코너로 이동해서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었습니다. 전작에서
호평을 받았던 액션 시스템은 그대로 이어지되 이번에는 더욱 큰 규모의
전투에 요새 점령을 위한 전략까지 요구했습니다.
WB
게임즈 부스의 섀도우 오브 워 기념 사진 촬영 코너.
시연 버전에서는 본 작품의 거대한 세계를 직접
뛰어다니면서 굉장히 날렵하고 화려한 액션을 체험해봏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뛰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공중에서 이리저리 돌면서 순간 이동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는 건물은 직접 타고 올라갈
수도 있어서 전투에 앞서 적들이 어디 있는지 미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도 마법으로 멋지게 착지하기 때문에 볼품 없게
벽을 타고 내려오지 않아도 됩니다.
일단 적들이 어디 있는지
파악하고 나면 상당히 멀리 있는 적을 록온한 다음 단숨에 다가가서
일격을 먹인 뒤 목을 날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전투 도중에는 버튼 조합을
통한 독자적인 모션의 처형 시스템도 존재합니다. 공격 하나하나가 상당히
빠르고 멋지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액션 게임의 면모도 상당히 훌륭해
보입니다. 세세하게 표현된 우르크하이의 복장과 사실적인 배경, 인게임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이벤트 영상까지 비주얼도 훌륭합니다.
거대한 세계를 직접 이동하는 것이기에 이동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제법 화려하게 연출을 만들어서 이동하는 것
자체로도 신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배경을 가로지르고 정신 없이 점프하고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인퍼머스 세컨드 선'의 대시 시스템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맵 점프
시스템도 존재하기 때문에 적어도 넓은 배경을 힘들게 뛰어다녀야 하는
괴로움은 없어 보입니다.
미션 목적지까지 마커가 표시되는 것은 일반적인
오픈 월드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동하다 보면 이내 적들이
나타납니다. 전투 모습은 전작을 플레이해보았다면 꽤 친숙한 모습입니다.
옆에서 게임 진행을 도와주는 직원이 직접 언급할 정도로 배트맨 아캄
나이트 시리즈와도 흡사합니다. 적을 다운시키고 양주먹으로 사정없이
내리쳐 분쇄 다짐육으로 만든 다음 마무리로 칼을 꽂아넣어서 비틀 때의
소리는 꽤 소름 끼칠 정도였습니다.
이동, 공격, 회피, 반격
요소가 스피디하게 이어지는 섀도우 오브 워의 전투는 플레이하는 것도,
남이 플레이하는 것을 보는 것도 제법 재밌습니다.그리 과하지 않게
슬로우 효과를 넣고 마치 분신 공격을 하듯 연속 공격을 할 때는 적절하게
끊어 치는 연출을 넣어서 액션 그 자체의 재미도 놓치지 않은 모습입니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멋지게 빙글 돈 다음 땅에 닿기 전에 활로 적을
공격할 수도 있으며 마무리로 범위 공격도 할 수 있습니다.
어디선가
끼에에엟ㄱ엑!!! 하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컨벤션 센터에 우르크하이
놈들이...!!
그냥
뛰어다니는 것뿐만 아니라 참으로 명랑하게 뛰어다니는 짐승을 타고
다니기도 하는데, 단순 이동용이 아니라 적을 사정없이 물고 뜯어먹는
전투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어느 정도 높이의 건물도
타고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미리 선택해둔 보디가드를
전투 도중에 소환해낼 수도 있는데, 이들 보디가드는 각자의 특성과
스킬이 존재해서 소환하면 주변을 불바다로 만들어서 적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멋진 액션 시스템과 함께 본 작품을 상징하는 '네메시스'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오픈 월드에 존재하는 캐릭터들은
자신만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이는 플레이어의 개입에 따라 변해간다는
것입니다. 사실 플레이어가 보기엔 우르크하이들은 다 비슷비슷하게
보이는 녀석들이지만 전부 독립된 캐릭터들이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같은 우르크하이들이라 해도 모두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A라는 녀석을 처리하면 나중에
A와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았던 B와 만났을 때 "사실 A는 내가
처리하려고 했는데" 라며 언급하기도 하고 우두머리를 처리하면
밑에 있던 녀석이 진급하기도 합니다. 일종의 사회를 NPC 캐릭터들이
제법 그럴싸하게 구성하고 유지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랜덤 요소도 있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으로 짜인 환경이 아니라 어떻게 상황이 변해갈지
확인하는 것 또한 즐거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투 도중에 적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 다음 다른 녀석들과 싸우게 할 수도 있어서 요새를
점령할 때 든든한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적과의 전투는 몇 명과 싸우는
소규모의 전투이기도 하고 때로는 정말 영화를 보는 듯한 대규모 전투
장면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요새 점령전에서는 바로 전투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전투에 앞서 우두머리들이 거창한 일장 연설을 해서 아군을
흥분시켜 함성을 지르게 합니다. 정말 옛 전장이 이랬을 것 같기도 합니다.
대규모
전투는 주변에서 플레이어를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끼리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가끔 플레이어를 공격해오기도 하기 때문에 상당히
긴장감이 있는 편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좋은 의미의 난장판이었습니다.
전장 여기저기 폭발시켜달라고 애원하는 듯한 구조물을 공격해서 쉽게
진행할 수도 있는데, 플레이어가 부수지 않아도 전쟁이 시작되면 여기저기
폭발이 일어나고 건물이 무너지는 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새
여기저기에 있는 거점을 점령해가면서 진행하다 보면 적의 공격을 받고
힘들어하는 아군을 발견할 수 있는데, 플레이어가 직접 치료를 해서
다시 싸우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헛점이 많은 다운 공격을
하거나 동료를 치료해줄 때는 당연히 적들이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방해를 해오니 조심해야 합니다.
섀도우
오브 워의 밥 로버츠 디렉터. 이번에도 골룸 같은 원작 캐릭터가 나오나요?
하고 물으니 "물론!!"
적당히 적들을 처리하고
에픽 캐릭터를 잡고 거점도 점령한 다음 레전더리 등급의 보스
캐릭터 방에 들어가면, 마치 온라인 MMORPG에서 레이드를 뛰는
듯한 감각으로 보스전이 진행됩니다. 독가스가 나오기 때문에 열심히
바닥을 보고 피해가면서 보스를 도와주러 온 적들과의 전투가 제법 짜임새
있게 진행됩니다. 벽을 타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 원거리 공격을 하는
적을 잡기도 하는 등 보스전에서 1대 다수의 싸움이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요새를 점령하고 나면 다시 한 번더 요새 점령 기념으로
탈리온이 연설하는 장면으로 이어진 다음, 요새의 우두머리를 따로 앉히고,
네메시스 시스템에 따라 새로운 역사가 흐르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보스를
잡으면 경험치와 함께 아이템을 획득해서 장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전작의 룬 시스템은 이번 작품에서 삭제되고 대신 전투 등을 통해 다양한
장비를 획득하고 강화하는 시스템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게다가
성장 시스템도 완전히 바뀌어서 결국 어떤 스킬이든 모두 얻게 되는
전작과 달리 하나의 액션 카테고리에 세 가지 준비되어 있는 부가 효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플레이어마다 어떤 부가 효과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탈리온은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로 특색을
갖추게 됩니다. 개성적으로 자라나는 탈리온과 함께 요새 또한 각각
특성이 다르고 공략 방법이 달라진다는 것도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섀도우
오브 워는 더욱 강렬해진 액션 시스템에 새로워진 장비 시스템과 성장
시스템, 그리고 네메시스 시스템을 끼얹었습니다. 게다가 현지화까지
이미 완료된 상태입니다. 전작을 2014년 최고의 액션 게임으로 손 꼽는
게이머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번 작품 역시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기엔
충분해 보이는 모습입니다. 이미 한 차례 연기된 본 작품을 많은 게이머들은
오는 10월 11일까지 기다리기 힘들어 보입니다.
레고로
가득찼던 WB 게임즈의 부스. 레고로 만들어진 미들어스였습니다.
심지어
섀도우 오브 워 프리젠테이션이 끝나고 준 기념품도 레고였어요.
이상원 기자 petlabor@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