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문라이트 소드는 없다, ‘세키로’ 미야자키 디렉터
● 프롬의 전작 천주가 떠오르는데, 정말 천주의 정신적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지?
세키로의 기획 단계에서 천주가 큰 영향을 주기는 했는데, 정신적 후속작이라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블러드본이 끝났을 때쯤 일본 전통 풍의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가 퍼블리싱했던 천주라는 게임이 있었지, 이런 힌트를 가지고 와이어, 일본풍 배경, 액션 등의 아이디어를 모아서 출발한 게임이었다.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그냥 천주의 후속작을 만들어볼까? 하는 고민도 당연히 있었지만 매우 빠르게 초기 단계에서 포기했다. 천주는 우리가 퍼블리싱을 한 것이었고 직접 만든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어설픈 천주의 모방작이 나올 것 같았다. 그래서 천주의 오리지널리티를 리스펙트하면서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
● 잠입이 매우 강조되는데, 잠입과 전투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플레이어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가게 되는데, 암살, 잠입이 30% 정도라고 보지만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더 많게 늘릴 수도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 캐릭터 성장 요소를 데모에서 확인하지는 못했는데, 게임 내에서 각각의 요소들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나?
이번 데모는 데모인 만큼 캐릭터 성장 요소가 제외되어 있다. 다크 소울과는 다른 방식으로 들어가 있다. 그동안 다크 소울 등에서 보던 다른 무기를 만들거나 하는 식으로, 이전처럼 쉽게 생각하는 경험치를 얻어 스테이터스를 성장시키는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구현되어 있다.
● 게임 내에서 잠입과 암살의 중요도가 어느 정도인가?
상황에 따라서는 잠입으로 플레이할 수도 있겠지만 잠입으로만 클리어할 수 있도록 하지는 않았다. 이 게임은 검극을 중심으로 하는 게임이고 잠입은 그 검극을 보다 유리하게 하는,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수단으로서 사용할 수 있는 요소라 할 수 있다.
본 게임의 닌자는 매우 독특한데 모든 도구를 총 동원해서 상황을 해결해 나가는게 닌자의 모습이라 생각하고, 그 일환으로서 잠입을 사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얼마나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는지?
왼손 의수에 장착하는 장비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유파에 따라서 서로 다른 장비와 싸움 방식을 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무작정 바리에이션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는 깊이를 늘리는 것을 고민했다. 오른손을 일본도로 고정한 것도 그 일환인데 그럼으로서 오히려 일본도를 활용해서 할 수 있는, 구현할 수 있는 액션의 양이 굉장히 늘어난다.
왼손에 장착하는 의수 무기는 매우 다양하고, 오른손 무기와 조합하여 사용할 수 있는 액션도 있다. 이 또한 오른손 무기를 고정함으로서 가능해진 부분이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전 프롬 게임에서 쳐내기가 너무 강력한 액션이었는데, 이번에는 그 비중을 줄인 것으로 보였다. 그 이유는?
그렇게 패링이 강했었나 하는 생각은 드는데, 이번에도 패링과 저스트 가드 등 여러가지가 추가되었다. 그 이유는 하나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강한 무상성이 되면 안된다는 생각이고, 그 밸런스를 잘 잡으려고 한다. 물론 이번 작품에서도 검극에서는 적절한 상황에 따라 상대 공격에 맞춰 쳐내게 되면 그만한 보상으로 전투에 강력한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 의수의 장비를 몇가지 내에서 교체할 수 있었다. 도끼, 표창, 불화살 등. 도끼처럼 일반적이지 않은 매우 특이한 무장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
오른손 무기를 고정시킨 만큼 왼손 의수에 굉장히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준비하고 있고, 재미있는 것도 많다. 다만 공개한 것이 없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다 밝혀버리면 내가 곤란해진다(웃음). 다만 E3 트레일러에서 살짝 보여졌던 것 중 하나로 철 우산이 있다. 쇠로 된 우산인데 이걸 펼쳐서 방패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도끼가 마음에 든다면 이번 TGS 영상에서 나온 창이 존재한다. 이걸 사용하면 적을 끌어올 수도 있어서 전략적인 사용도 가능한 무기다.
● 회생 시스템이 들어갔다. 전투 중에 한 번 죽더라도 살아날 수 있게 되는데.
매 싸움마다 죽음의 냄새가 나는 아슬아슬한 싸움을 만들고 싶었고, 모든 싸움에서 그런 아슬아슬함을 느껴야 되지만 그러면서도 정말 자주 죽게 되면 게임의 템포가 너무 쉽게 끊기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회생 시스템을 넣게 되었다. 두번째로는 이 캐릭터를 둘러싼 세계관의 테마와 주제를 알려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회생 시스템은 게임을 쉽게 만드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전투, 싸움이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기 위해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 게임의 최초 발표를 E3 에서 했고, 게임 내에서도 연출에 영어와 한자를 같이 쓰는 등 여러모로 서양권을 겨냥한 느낌인데 그 이유는?
영어를 써서 타이틀을 만들었다던지, E3 에서 게임을 발표했다던지 하는 부분은 서양만을 겨냥했다기보다는 보다 많은 플레이어를 아우르기 위한 배려라고 생각하시면 좋겠다. 단지 일본 내 게이머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게이머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역시 영문 베이스가 필요하기도 하고, 보다 많은 유저들이 즐겨주시길 바라고 있다. 지금까지 어떤 게임이든 특정한 시장을 겨냥해서 만든 적은 없으며, 항상 전세계의 우리 게임을 좋아할만한 게이머들을 고려하며 게임을 만들고 있다.
● 불사베기라는 무기를 트레일러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어떤 무기인지?
이 검은 스토리의 열쇠가 되는 무기이며, 어떤 식으로 열쇠가 되는지는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상세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게임 중에 만나게 되면 바로 그 의문을 풀 수 있을 것이다.
● 문라이트 소드는 어떻게 나올 계획인가?
오늘 이 질문이 몇 번 나왔다(웃음). 현재 최종 결정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등장시킬 생각이 없다. 세계관하고 너무 어울리지 않아서. 이런 질문이 나올 때마다 설명하는 것인데 모든 프롬 소프트웨어 타이틀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웃음). 제가 좋아하는 아이템이어서 여기저기 들어간 것인데 뭔가 프롬 게임에는 꼭 모두 들어간다는 징크스로 자리 잡기 전에 가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이전 프롬 소프트웨어의 게임들에서 호평받던 멀티플레이를 제외한 이유는 무엇인가?
멀티플레이를 삭제하기로 결정한 것은 세계관과는 관련이 없다. 사실 세계관 문제라면 여러가지 해결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다만 이 결정의 이유는 멀티플레이 게임을 만듦으로서 싱글플레이에 추가하지 못한, 부족한 부분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가진 리소스를 최적으로 분배하기 위한 개발 상의 선택이었다.
● 주인공에게 이름이 있나?
세키로라는 단어 자체가 주인공을 가리키는 말이다. 외팔이 늑대라는 뜻인데 이름은 아닌 별명, 통칭이다. 게임 내에서는 그렇게 불리게 된다.
●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메시지를 전한다면.
세계 어디라도 어려운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고 있다. 싱글플레이어로 닌자가 등장하는 전략적인 검극의 액션. 이런 것에 집중해서 만들었고, 액션을 어려워하는 플레이어라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차근차근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정말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안하기도 하지만 다들 즐겁게 즐겨주신다면 우리도 기쁠 것이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