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어벤저 3, 스토리 모드를 강화한 이유
[(왼쪽부터) 넥슨 송호준 사업실장, 불리언게임즈 반승철 대표]
반 : CBT 때 문제점을 수정하고, 액션 RPG의 특성 상 업데이트가 쉽지 않기 때문에 미리 많이 준비했다. 전략적으로 여름 방학을 노린 것은 아닌데, 게임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금에 이르게 됐다.
● 7일부터 시작된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의 진행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송 : 수치적으로는 30만 정도를 달성한 상태고, 이보다 더 나올 것이라 생각하며 지켜보고 있다.
● CBT 버전과 정식 버전의 차이점은?
반 : CBT 때 가장 이슈가 됐던 PvP 밸런스를 보다 완벽하게 잡았고, 반격 요소를 추가했다. 그리고 길드 아지트를 메인으로 한 커뮤니티 요소를 대거 보강했다.
● CBT 이후 2개월 동안 광고를 진행하면서 100만 돌파 소식도 나왔다. 이후 계속 늘어나고 있는지 궁금하고, 광고 콘셉트가 무엇인지도 알려달라.
송 : 계속 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150만까지 가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광고 콘셉트는 게임성을 보여주면서 스토리와의 연계성을 유지하고자 했다.
● 2편 출시 당시와 지금을 비교할 때, 시장 상황의 변화를 어떻게 느끼고 있나?
반 : 사전 예약 100만을 돌파했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요즘 다른 게임들이 워낙 대단하다 보니 수치적으로 별로 크지 않은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액션 RPG가 별로 없던 시절에 나온 1편, 액션 RPG 전성기일 때 나온 2편과 달리 이번에는 MMORPG와 수집형 RPG가 주류로 부상한 시기에 나오게 되어,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나 상황이 변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성과적인 측면에서 개발자로서 바라는 것은?
반 : 전작들은 글로벌에서 괜찮은 성과를 올렸으나 국내 쪽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었다. 그래서 3편에서는 국내 성과를 높이는 부분에 기대를 하고 있다.
● 콘솔급 액션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반 : 우리가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오토가 주류인 현실에서 액션을 강조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느냐 하는 것이었는데, 따지고 보면 지금의 3-40대도 예전에는 격투 게임을 즐기던 세대이다. 나이가 들면서 오토가 더 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액션 자체에 대한 욕구가 사라진 것은 아니므로 간단한 조작으로 멋진 액션이 나오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와이번에 탑승 한다던가 무기를 뺏어 쓰는 것도 그런 차별화의 일환이다.
반 : 일러스트나 영상만 가지고 설명하다 보면 스킵 하기 십상이라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는 감이 있어서, 콘솔 게임처럼 스토리가 게임 플레이에 녹아 들게 하고 싶었다. 또 오토에만 의존하지 않고, 손으로 직접 조작하게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스토리 모드를 강화했다. 오픈 스펙 기준으로 한 막은 끝난 상태이며, 1막에서 많이 죽기 때문에 이후 2막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NPC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 커스터마이즈 기능이나 다양한 액션으로 인한 부하가 크지는 않았나?
반 : 본작에는 이펙트 외에도 잡기 형태의 모션이 많은데, 이를 클래스 별로 준비해야 하다 보니 설계할 때 규칙을 세워 최적화를 꾀하는 방법을 택했다. 커스터마이즈 기능도 하나의 캐릭터에 대한 랜더링 부하를 늘리는데, 길드 아지트에 30명의 유저가 모여도 괜찮게끔 제작 초기부터 신경을 많이 썼다.
●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시리즈인데, 커스터마이즈 기능 등으로 인해 스펙이 상승하지는 않는지?
반 : 네트워크 환경이 불안정한 해외에서는 하드웨어 스펙과 더불어 다운로드 사이즈도 중요한데, 국내 클라이언트는 710MB를 추가로 받게 되며, 하드웨어 사양은 노트 2에서도 동작할 수 있게끔 자동으로 설정된다. 그리고 1MB 이하의 RAM이 장착된 디바이스에 대응하기 위해 애셋 자체를 저사양용으로 따로 만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 액션에서 몇몇 콘솔 게임을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는데, 모티브가 된 게임이 무엇인지 알려달라.
반 : 액션이 강조된 게임과 영화를 참고로 했다. 아저씨나 본 아이덴티티 같은 영화, 그리고 이런 영화와 유사한 액션을 도입한 배트맨 아캄 시리즈와 갓 오브 워,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 특히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는 배경이 유사해서 도움이 됐다.
● 액션 RPG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던 장르인데, 한국 이외의 지역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은 어디인가?
반 : 1, 2편에서 DAU 등의 수치가 잘 나온 러시아와 브라질, 그리고 한국산 게임에 대한 반응이 좋은 터키 등지의 유저가 이번 CBT에도 참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나, 특정 국가를 찍어서 말씀 드리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전작들이 중국에서 성과가 크지 않아 이번에 이를 만회하고 싶다는 희망이 있다.
● 오픈 스펙은 클래스가 3종뿐인데, 향후 몇 종까지 증가할까?
반 : 거의 준비가 끝난 캐릭터가 있어서 3개월 안에는 무조건 업데이트 될 것이고, PvP가 중요한 게임이다 보니 다양한 PC 클래스가 어우러져 싸우는 모습이 이상적이라 판단, 내부적으로는 6개월에서 8개월 단위로 새로운 클래스를 추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일단 오픈 스펙의 여성 클래스가 하나이다 보니 이를 늘려달라는 요구가 많은 상황이다.
[오픈 시점 기준으로 유일한 여성 캐릭터 '벨라']
송 : 개발팀과 초기부터 이야기를 했는데, 기술적으로도 이를 고려해서 만든 상황이라 이스포츠라고까지 할 정도는 아니어도 함께 모여 대회를 하면서 이를 관전할 수 있게끔 준비 중이다.
● 현재 구글플레이를 보면 리니지 시리즈가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는데, 이들과 싸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반 : 솔직히 이기기는 어려울 것 같다(웃음).
송 : 순위는 안 되더라도, 일단 매출 면에서 히트는 뛰어 넘어보자는 것이 내부적인 목표이다.
● 최고 레벨 상향 및 정기 업데이트 주기는?
송 : 만렙 상향은 신규 콘텐츠/테마에 맞출 예정이며, 테마 당 3개의 에피소드가 들어간다. 현재 3개의 테마를 준비 중인데, 이처럼 전체적인 기안을 잡고 개발하다 보니 전작보다 진행에 어려움이 있더라. 테마는 3-4개월에 하나씩 추가할 계획이고, 메이저 업데이트는 오픈 후 3개월 동안은 2주에 한 번씩 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QA 등 걸려 있는 부분이 있다 보니 명확하지는 않다. 아무튼 액션 RPG를 세 번째 만들다 보니 업데이트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 지는 잘 알고 있다.
● 엔드 콘텐츠 중 하나인 결투장의 밸런스는 어떻게 잡으려 하는지?
반 : 지나치게 Pay to Win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스탯 70%, 장비 30% 정도의 밸런스를 생각하고 있다. 단, 협력 콘텐츠인 길드 레이드는 결투장과 달리 협동은 물론이고 좋은 장비도 필요하게끔 만들 생각이다. WoW의 레이드를 연상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 개발 조직을 라이브와 콘텐츠 업데이트로 분리할 생각은 없는가?
반 :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우리는 가능하면 외주 없이 내부에서 다 처리하려 하며, 팀을 분리할 생각은 없고 대신 태스크 단위로 일하고 있다.
● 온천이나 낚시 외에 또 다른 휴식형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나?
반 : 그렇다. 전투의 텐션이 높기 때문에 레이드를 뛰면 나 자신도 지친다. 이 때 게임을 떠나지 않고 싸움 없이 휴식을 취하면서 보상을 받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사진을 찍는다든지, 포즈를 취한다든지… 이 외에 미니 게임으로 과녁 맞추기 같은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길드 아지트에서 즐길 수 있는 휴식형 콘텐츠 낚시]
반 : 타사 게임이기는 하지만 블레이드 2도 있어서 우리가 마지막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MMORPG가 주류로 떠오른 상황에서 액션 RPG를 내다 보니 좀 튀어 보이는 듯하지만, 액션 RPG가 한참 나올 때도 경쟁은 극심했기 때문에 좋은 IP, 좋은 게임이라면 받아 들여질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액션 RPG의 발전이 거듭된 결과 재미의 역치가 상당히 높아져서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다.
● 그렇다면 다크어벤저 3가 기존 액션 RPG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한 부분은 무엇인가?
반 : 액션을 차별화 하는 것이 이 장르를 좋아하는 유저에 대한 기본 소양이라 생각했다. 3인칭 액션 RPG에서는 히트가 이미 정점을 찍은 상황이므로, 액션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다른 접근 방식을 추구하면서 뷰를 바꾸고, 단순히 검으로 때리는 것에서 벗어나 창으로 찌른다든지 곤봉으로 치는 액션을 넣게 됐다. 또 커스터마이징과 염색, 휴식형 콘텐츠도 다른 접근 방식의 일환이라고 하겠다.
● 유저들이 이 게임을 어떻게 즐겨 주었으면 하는지?
반 : 내부적으로는 스토리 모드를 기반으로 한 몰입감이 유저들을 후킹할 수 있는 요소라 생각하고, 지속적인 플레이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유저 간 경쟁 및 협력을 엔드 콘텐츠로 삼았다. 그래서 유저들이 성장에 대한 욕구를 가지게 되는 부분은 PvP와 레이드 등의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송 : 싱글 플레이로 게임에 몰입한 후, 멀티 플레이로 협력과 경쟁을 하면서 오랜 기간 즐겨 주셨으면 하는 것이 우리 바람이다.
● 론칭을 앞둔 시점에서 개발사 대표로서의 출사표를 들려 달라.
반 : 오픈 기준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한 것 같지만, 온라인 게임이다 보니 오픈 후 유저들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들으면서 1-3년 간 어떤 식의 방향성을 유지할 지가 중요할 것 같다. 유저가 좋아하지 않거나 우리가 꿈꾸지 않았던 방향으로 가면 안 될 테니까. 그리고 국내 유저들은 특히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에 민감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미리 준비를 많이 했다.
● 중국까지 전 세계 글로벌 서비스가 이루어진 후 통합 전장을 만들 생각이 있나?
반 : PvP 콘텐츠라고 해도 장르마다 성격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전작들에서 통합 전장에 가까운 느낌의 콘텐츠를 만들었으나 랙 때문에 국내 유저들의 불만이 컸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 모바일 게임 그 중에서도 액션 RPG는 수명이 짧은 경우가 많은데, 3년까지 가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반 : 액션 RPG의 업데이트는 전통적으로 신규 지역 추가, 이에 맞는 아이템, 이를 구입해야만 클리어 할 수 있는 보스 등 수직 상향적인 콘텐츠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수집형 RPG에 비해 콘텐츠 제작 속도도 늦고 피로감도 높아질 수 밖에 없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싱글 만이 아닌 멀티 쪽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전작들이 글로벌에서 좋은 성과를 얻은 이유도 PvP 덕분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런 부분을 보다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
● 세계관 어필을 많이 했는데, 웹툰이나 소설처럼 이를 부가적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나?
반 : 내부적으로 만들어 놓은 스크립트는 있지만, 이를 외부로 공개할 지 여부는 지금도 고민 중이다. 웹툰은 여러 가지 이유로 무산된 상태이고.
송 : 인트로 영상 및 광고도 스토리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송 : 역시 액션이다. 나 자신도 액션 때문에 1편부터 플레이 했었고.
● 갤럭시 S8의 불칸을 지원하지는 않나?
반 : 엔진 쪽의 불칸 업데이트 시점이 늦어서 불칸은 지원하지 않지만, 갤럭시 S8이라면 최고 사양으로 즐길 수 있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