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정후는 주위의 위로를 건넨 수많은 어른들보다 한 뼘은 더 큰 선수였다. 그의 대답을 듣고난 뒤엔 살짝 부끄러워지기까지 했다.
"도쿄 올림픽까지 보고 있지 않습니다. 제 목표는 프리미어 12입니다."
잘 알려진 대로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제 대회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밖에 없다. 이정후에게 가장 먼저 '도쿄 올림픽'을 이야기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고작 병역 혜택 기회를 놓치게 된 아쉬움을 위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대표 팀 자체에 목표를 두고 있었다. 병역 혜택이 주어지는 올림픽은 머릿속에 차지하고 있는 자리가 적었다.
대표 팀을 그저 병역 혜택의 수단으로 여겼다면 나올 수 없는 대답이었다. 이정후는 태극 마크를 다는 것이 진짜 가장 큰 목표였던 것이다. 이정후의 대답을 들은 뒤엔 어쭙잔은 위로를 건넨 것이 미안하게 느껴질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