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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샀다. Xbox 클라우드 게이밍이 딸려왔다 - 삼성TV Xbox 앱 체험기

조회수 28593 | 루리웹 | 입력 2022.07.06 (13:50:00)

지난 6월 9일.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의 향후 계획을 알린 ‘Xbox What’s Next For Gaming’ 스트리밍 쇼에서 몇 가지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콘솔 기기만이 아닌 Xbox 생태계와 플랫폼의 미래를 다룬 해당 영상에서는 깜짝 놀랄만한 소식도 몇 가지 공개됐다.

이 중 하나. 삼성과 협력하여 제공하는 ‘스마트 TV용 Xbox 앱’은 콘솔 기기가 없어도 Xbox 게임패스 얼티밋 멤버십을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즉, 게임패스 얼티밋에 가입되어 있다면 삼성 TV에서도 스트리밍을 통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간 Xbox 클라우드 게이밍을 통해 꾸준히 시장을 개척하고 실제 결과물을 냈던 MS와 Xbox 팀은, 보다 본격적으로 간편한 접근성을 갖추기 시작했다. 2022년 발매된 삼성 TV에서 지원되는 Xbox 게이밍 허브 앱은 컨트롤러를 TV와 페어링하고. TV 내 메뉴를 진입하는 것 만으로도 바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내에서는 6월 30일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서 본격적인 지원을 시작한 삼성 TV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전에 공개된 정보 기준으로는 잘 구동이 될 것인지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서비스는 생각보다 잘 구동이 되고. 예상 외로 뛰어난 접근성을 가지고 있었다.



● TV로 Xbox 클라우드 게이밍? - 실제로 할 만한가?

결국,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기에 가장 먼저 이야기를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플레이 과정에서 얼마나 지연이 있는지. 그리고 플레이 선행 과정이 번거롭지 않은지에 대한 이야기다. 일단 결론만 말하자면 잘 되고. 전반적으로 준수한 경험과 플레이가 이루어진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은 삼성전자의 더 세리프 55인치. 해당 모델은 스탠드가 달려있는 캔버스형이며, 최초 발매일은 2021년 1월이다. 기사에 사용한 모델의 경우 구체적인 생산 연월일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이번에 결혼을 준비하면서 구매한 것이기에 2022년 생산 제품인 것으로 보인다.

TV와 인터넷 환경은 Wifi로 연결되어 있으며, TV 내 인터넷 브라우저로 측정한 속도는 전반적으로 300Mbps를 유지했다. 노트북이나 태블릿의 경우 같은 Wifi에서 500~600Mbps의 속도가 나오는 것을 보면, 상대적으로 TV의 인터넷 처리량이 낮게 나오는 편이다.



삼성TV의 펌웨어 업데이트 이후에는 게이밍 허브 내에 Xbox 앱이 설치되며, 본격적으로 Xbox 클라우드 게이밍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게이밍 허브 메인 페이지에서는 현재 구동할 수 있는 타이틀들이 큐레이션 되어 나오며, 실행 시 Xbox 앱의 구동과 함께 플레이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물론, 업데이트 및 앱 설치와 함께 수반되는 작업도 필요하다. 여분의 Xbox 컨트롤러를 TV와 페어링하고. 게임패스 얼티밋이 구독되어 있는 계정을 연결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계정과 컨트롤러 연결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이후에는 컨트롤러가 어느 정도 리모콘의 역할을 대체하고. 이를 통해서 이후 조작과 플레이를 진행한다. 한 번 페어링만 해두면 이후에는 알아서 컨트롤러를 인식하니 문제가 없다.

즉, 업데이트 이후 삼성 TV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Xbox 클라우드 게이밍을 실행하게 되는 것이다. ‘TV 전원 켜기 - TV내 좌측 UI에서 게이밍 허브 진입 - 컨트롤러 활성화 - Xbox 앱 구동 - 원하는 게임 실행’의 순서다. 글로 봤을 때에는 복잡하게 보일 수 있겠으나. IPTV에서 별도 앱으로 OTT를 실행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컨트롤러를 활성화 한다는 작업이 추가되었을 뿐. 경험 그 자체는 별도 앱을 통한 OTT 실행과 비슷한 편이다. TV 내부에 개별 앱으로 제공되면서 전반적인 구동 시간이나 사전 작업도 많이 줄어들었다.



22년 이전 모델에서도 기술적으로는 Xbox 쿨라우드 게이밍의 구동이 가능했지만 접근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APK를 추출해서 별도의 방법을 통해 타이젠 OS에 설치를 하거나. TV 개발자 모드를 활성화하고. 타이젠 OS에서 지원하는 기능 등을 이용해야만 했다. 아니면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TV와 연결하는 등 간접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었다.

이번 업데이트는 TV 내부의 앱으로 처음으로 지원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번거로운 작업이 사라지고. 보다 직접적으로 Xbox 클라우드 게임을 만날 수 있게 된데 의의가 있다. 실제 플레이 또한 준수한 편이다. 300Mbps 환경을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일부 약간의 입력 지연은 있지만 그렇게 플레이 경험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

입력 지연에 따른 불편함을 느끼는 데에 개인차는 있겠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면 준수하다는 생각이다. E3 2019 당시 xCloud 서비스 시연을 했던 경험을 생각하면. 오히려 그 때보다 나은 편이다. 당시 미국에서도 대체적으로 쾌적한 경험을 제공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대역폭과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국내는 더욱 원활하다.




게임 플레이는 빠르게 접근할 수 있고. 클라우드 플레이가 제공되는 타이틀도 다른 플랫폼과 같다. 즉. 티비에서 바로 실행되며, 접근성도 좋고. 안정적인 플레이가 이루어진다. 한 마디로 말하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잘 플레이가 되고 지연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쾌적하다.

TV의 점유권이 주로 와이프에게 있기에 많은 타이틀을 시험해본 것은 아니지만, 포르자 호라이즌 5 /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 시 오브 시브즈 / 스타워즈 스쿼드론 / 닌자 거북이 등 다수의 타이틀이 지연 없이 이루어진다.

빠른 조작을 요구하는 할로우 나이츠와 같은 타이틀, 헤일로 등 FPS 타이틀에서는 소폭의 지연이 아쉽긴 하다. 하지만 이는 기술적인 한계로 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경험이 준수하지만 비주얼 적인 측면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이기에 따라오는 아쉬움이 조금 있는 상태다.

 




● 기술적 한계로 인한 - 약간의 아쉬움

기술적 한계는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화질 측면에서의 아쉬움이다. 기기가 없이 통신망을 거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현재 기준으로는 TV의 큰 화면을 스트리밍 화질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과 같이 작은 화면이라면 만족스러웠을 비주얼이었겠지만, TV는 이보다 몇 배. 몇 십배가 크다. 당연히 열화되는 부분들이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열화 현상이 타이틀에 따라 갈린다는 사실이다. 실제 PC나 콘솔에서 플레이를 해본 타이틀을 TV의 클라우드로 플레이했을 때 크게 체감이 된다. 비교군이 명확하게 있기에 그러한 것이기도 하며. 현재 사용하는 PC의 스펙이 높은 편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대표적인 것이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다. PC 기준 4K 해상도로 플레이를 진행했었기에, TV의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열화 부분이 생각보다 많이 발생한다. 플레이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비교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반대로 흐름이 빠르고 시점이 고정되어 있는. 플레이어가 시선을 한 곳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여주는 포르자 호라이즌 / 스타워즈 스쿼드론은 이야기가 다르다. 이러한 타이틀들은 세세하게 들어가면 열화가 보이지만, 플레이의 호흡이 빠르고 시점이 보통 한 곳에 집중하는 플레이를 가지고 있어 열화가 크게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개인적인 기준이지만,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를 TV 클라우드 앱으로 플레이 했을 때, (당연하게도) 전반적인 비주얼은 Xbox Series X에서의 플레이 보다는 못하다. 단, Xbox Series S에서 플레이했을 때보다는 준수한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다. 상시 온라인 상태이므로 건물의 디테일도 살아있고. TV의 풍부한 색감이 눈을 즐겁게 만든다.

이러한 열화나 낮은 해상도로 인한 비주얼 하락 등은 추후 개선이 이루어질 예정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개선될 것이란 기대를 남긴다. Xbox는 지난해 11월 명확성 향상 기능을 선보였고. 올해에는 이를 점차 발전시키고 안정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해당 기능이 추후 앱에도 적용될 예정이므로. 적용 전후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까 한다.






● 클라우드가 가져올 내 가정의 미래

6월 초 진행한 행사에서 필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대표는 Xbox의 미래에 대해서 이러한 말을 남겼다 “현재 우리의 목표는 앞으로 20년 동안 지속될 게임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이다. TV에서 Xbox 게임 앱을 지원하는 것.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대는 이러한 계획 위에서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실제 플레이도 MS가 계속해서 선보이고. 개선을 진행한 클라우드 게이밍의 산물이다. 스트리밍은 Xbox가 지원하는 모든 제품을 관통하기 시작했고. 콘솔이 필요 없더라도 사람들을 Xbox 플랫폼 내부로 계속해서 끌어들이고 있다.

삼성TV의 앱 지원은 그 시작이다. 생각보다 매우 간편하게 플레이가 이루어지고. 거실의 TV를 통한 비주얼과 사운드 등 플레이 일체를 큰 문제 없이 제공한다. 여기서 나오는 플레이 경험은 콘솔과는 다른 것이며, 어느 정도 대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번거로운 작업없이 게임 플레이로 이어진다는 점이 주효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내 가정에서 보통 TV는 와이프의 것이다. -애초에 TV를 보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와이프가 이번 삼성 TV 지원을 계기로 콘솔 게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실제 플레이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에서 이미 충분한 가치를 달성했다.

현재 와이프는 퇴근 후 저녁마다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를 실행하고. 조작법을 하나씩 배워가는 중이다. 그리고 하늘을 날며,  신혼 여행지와 판데믹 시기로 가지 못한 여행지들을 하나하나 둘러보는 재미에 빠져있다. 때때로 갱비스트와 같은 파티 타이틀로 집안일 내기를 하는 것은 덤이다.


이후부터 거실 테이블에 컨트롤러가 상시로 올라가 있게 됐다


이렇게 잘 하는데 왜 알려 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간 콘솔을 설치하고 타이틀을 기기에 넣고. 플레이하는 과정이 복잡해 보였다”는 와이프의 감상을 들어보면, 이렇게 TV 내부에 앱으로 자리한 것 만으로도 큰 접근성을 갖는 것이 이번 TV 앱 지원의 가장 큰 장점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이제 곧 유부남 게이머가 될 본인에게 있어서는 큰 화면을 게이밍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결혼을 했음에도 생각보다 준수한 게이머 라이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한다. 


현재 TV용 Xbox 클라우드 앱은 삼성 TV. 그것도 2022년 생산 모델에만 우선적으로 제공이 되고 있는 상태다. 추후 지원하는 TV, 제조사 등은 MS의 파트너십 결과에 따라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지원이 되지 않은 기기라면, 추후 업데이트를 기다려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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