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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F] 역주행 끝에 2.5주년, 참신하게 저속한 ‘브라운더스트 2’

조회수 3217 | 루리웹 | 입력 2025.12.05 (19:00:00)

매년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드는 야심 찬 신작들 가운데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경우는 극소수다. 나름 화제몰이에 성공한 신작들도 그럴진대 이미 한 차례 외면 받은 구작의 지표가 회복될 확률은 거진 없다고 봐도 좋다. 물론 거진 없다가 0%는 아니기에. 겜프스엔이 만들고 네오위즈가 운영하는 ‘브라운더스트 2’는 출시 초기의 약 1/7 수준까지 DAU(Daily Active User, 일간 활성 이용자)가 폭락했다 그 이상으로 회복된 소위 ‘역주행’작이다.


올해 AGF(Anime X Game Festival) ‘브라운더스트 2’ 부스는 2.5주년 업데이트와 때를 같이하여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겨울 왕국 테마로 꾸며졌다. 프로즌 퀸의 시련 미니게임은 물론 특별한 굿즈로 가득한 글루피 스토어가 섰고 Sora, Meeu 등 국내외 인기 코스튬 플레이어의 스테이지 이벤트도 마련됐다. 이에 언제나 라이브 방송서 자리를 지키며 역주행의 수훈갑으로 꼽히는 네오위즈 김종호 사업부장과 만나 그간 소회와 내년도 계획을 물었다.

 

'브라운더스트 2' 역주행의 수훈갑으로 꼽히는 네오위즈 김종호 사업부장

 

● 언제부턴가 지스타보다 AGF 출전사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올해는 총 사흘 일정으로 늘어났는데, 금번 행사를 어떻게 보시나요


: 국내서 애니메이션, 게임 등 소위 서브컬처 팬덤의 영향력이 얼마나 크게 성장했는지 잘 보여주는 지표이죠. 특히 ‘브라운더스트 2’는 항상 반주년과 AGF 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이렇게 팬분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어 무척 즐겁고 소중한 자리입니다. 거의 반 년 전부터 준비했으니 모쪼록 다들 ‘브라운더스트 2’ 부스에 들러 좋은 시간을 보내주세요.


● 작년 부스는 사이버펑크 컨셉이었는데 올해는 훨씬 계절감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겨울 왕국’스러운 컨셉을 잡은 특별한 까닭이 있나요


: 부스 디자인을 잡을 때, 우리가 나갈 행사의 성격과 해당 시즌 업데이트 컨셉을 아울러 고려합니다. 전회는 1.5주년 테마인 판도라 시티가 사이버펑크 컨셉이었기에 그런 부스가 됐고, 올해 2.5주년 테마는 얼음 여왕과 눈토끼 마을이라 보시는 바와 같은 부스로 꾸며진 것이죠.


● ‘브라운더스트 2’의 지향점을 고려할 때 아무래도 여름보다 겨울 컨셉을 잡기가 힘들 듯합니다. 자칫 캐릭터들 맨살이 드러났을 때 추워 보일 수 있고…


: 겨울이라고 꼭 옷을 껴입은 디자인만 가능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브라운더스트 2’가 마침 여름에 n주년 이벤트를 하며 시원한 컨셉으로 사랑받기는 하지만, 당초 반등의 계기가 됐던 건 날씨가 추워진 반주년 업데이트였거든요. 0.5주년의 나이트메어 바니 이클립스, 마스커레이드 바니 셀리아라든지 1.5주년 때 셀레브리티 바니 로엔, 데이드림 바니 모르페아도 굉장히 반응이 좋았죠.


● 2.5주년 이벤트는 아예 ‘All You Need is Bunny’가 캐치프레이즈잖아요. 요컨대 바니 캐릭터가 ‘브라운더스트 2’ 반주년의 상징이군요


: 그렇습니다만 내년에는 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알다시피 ‘브라운더스트 2’는 팩 시스템이라 색다른 컨셉을 시도하기가 좋거든요.



● 이번에 AGF 부슨 구성 및 일정을 봤는데, 역시 ‘브라운더스트 2’ 코스프레 라인업이 강력하네요. 해외 유명 코스어까지 초청할 정도로 공을 들였습니다


: 국내외 오프라인 이벤트서 팬분들이 가장 기뻐하는 구성 요소가 코스프레입니다. 게임 속 캐릭터를 현실에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좋은 방법이라 봐요. 가령 부스서 코스어와 기념 촬영을 할 때 단순히 분장한 연기자가 아니라 진짜 그 캐릭터와 사진을 찍는 경험이 될 수 있잖아요. 이렇게 공식적으로 협업할 경우 우리가 먼저 가이드를 드리고 코스어분들도 어떻게 연기해야 더 좋을지 적극적으로 물어보시죠.


● 올해 부스도 인형탈부터 굿즈까지 윾돌이의 존재감이 상당합니다. ‘브라운더스트 2’가 지향하는 섹시함과 윾돌이의 귀여움은 어떻게 보면 정반대 매력인데, 어떻게 이 둘이 함께 사랑받을까 신기하기도 해요


: 두 가지 풀이가 가능할 것 같아요. 첫째로 윾돌이는 처음부터 공식적으로 제작된 마스코트가 아니라 2차 창작을 가져다 활용하게 된 경우이죠. 그랬을 때 팬분들이 마스코트에 더 애정을 품고 친근하게 느낍니다. 만약 우리가 억지로 윾돌이 같은 캐릭터를 밀었다면 잘되지 않았으리라 봐요. 둘째로 ‘브라운더스트 2’ 자체가 사실 그리 가벼운 게임이 아닙니다. 메인 스토리도 진지하고 전투에 꽤 전략성을 요하거든요. 여기서 시즌 업데이트의 섹시 컨셉이나 윾돌이의 귀여움이 그 진지함을 유쾌하게 풀어주죠. 너무 늘 진지하면 플레이 텐션이 떨어지잖아요. 따라서 좋은 정반합 관계라 여기는 중입니다.


● 그럼 이제 ‘브라운더스트 2’ 자체로 화두를 옮기겠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렇게 2.5주년을 맞았는데요. 그 주축이신 부장님의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출시 초기에 굉장히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브라운더스트 2’에 애정을 품고 쓴소리해 준 팬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매번 오프라인 이벤트를 챙기는 것도 다 스러져가던 게임을 되살려준 팬분들께 보답한다고 생각하면 제 피곤함은 아무것도 아니죠. 수영복이든 여장이든 당연히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자주 라이브 방송으로 터놓고 소통하다 보니 직접 만나 뵙기에 더 부담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조금 과거 얘기가 되겠습니다만, ‘브라운더스트 2’ 출시 당시와 지금의 자향점이 사뭇 다르잖아요. 되돌아보면 언제가 터닝 포인트였을까요


: 당초 고전 JRPG의 현대적 재해석을 내세웠는데 실제 모바일 게임 유저층의 니즈나 플레이 패턴과 맞지 않아 지표가 금세 떨어졌어요. 그러다 그해 11월에 소위 손가락 이슈가 불거졌습니다. 커뮤니티서 ‘브라운더스트 2’도 그쪽이냐 막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와중에 어서 입장을 발표해야 했죠. 그런데 글줄 공지만으로 팬분들이 납득을 못할 것 같았습니다. 우린 떳떳하니 아예 라이브 방송으로 제대로 소통하자, 고 나섰던 게 지금의 운영 기조까지 이어진 거죠. 그래서 11월 라이브 방송을 터닝 포인트로 꼽고 싶습니다.


● 지향점 변화하니 말입니다만, 어느 순간 게임 로고에 ‘가슴 벅찬 RPG’란 슬로건이 붙었네요. 이건 어떤 경위로 추가된 걸까 궁금합니다


: 출시 당시 슬로건은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우리들의 두 번째 이야기’였습니다. 왜냐하면 ‘브라운더스트’란 전작이 존재하니까. 그런데 그해 11월 라이브 방송부터 지향점을 바꾸며 저 슬로건이 더는 게임을 대표하지 못한다고 느꼈죠. 뭣보다 결정적으로 재미가 없잖아요. 딱히 뇌리에 남는 슬로건이 아닌 겁니다. 그래서 몇몇 후보를 놓고 고민하다 일본 법인이 사용 중이던 ‘胸いっぱいのRPG’에 눈길이 갔죠. 이거라면 짧고 강렬한데다 고전 JRPG처럼 가슴 벅찬 감동을 주겠다는 본래 취지도 담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같은 맥락에서 영문 슬로건 역시 중의적 느낌을 살린 ‘Full Burst RPG’입니다.


● 어느 외신 인터뷰서 ‘참신한 저속함(斬新な下品さ)’이란 표현을 쓰셨죠. 저속함…은 일단 납득했습니다만 참신하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 단순히 맨살이 많이 노출된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그런 게임은 이미 많기에 ‘브라운더스트 2’ 팬분들이나 잠재 유저층이 바라는 바도 아닐 테고요. 따라서 우리만의 개성적인 일러스트, 고품질 라이브 2D와 더불어 뭔가 참신한 표현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죠. 따로 광고를 드린 것도 아닌데 감사히도 여러 인플루언서가 ‘브라운더스트 2’ 이상형 월드컵이란 콘텐츠를 진행했는데요. 거기서 자주 우승하던 코스튬 및 컷신이 온천 수행자 벤타나입니다. 일명 커피콩이라 불립니다만 그렇게 직접 노출 없이도 때로는 엉큼한 또는 엉뚱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표현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참신한 저속함입니다.



● 부장님께서 수위 억제기인 걸로 아는데, 어떤 기준으로 선을 지키는지 궁금합니다. 실제로 플랫폼 홀더에게 경고받은 적도 있나요


: 라이브 방송서 제가 주로 검열 얘기를 꺼내다 보니 그렇게 비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모든 크리에이티브는 겜프스엔이 99% 담당하고요. 사업부는 이것이 과연 메이저 플랫폼이 용인 가능한 맥시멈인가, 이러다 정말 우리 앱이 잘릴 수도 있겠다, 정도만 판단하는 아주 소극적인 억제기죠. 스틸컷은 수위가 아슬아슬한데 애니메이션이 적용되면 또 괜찮은 경우가 적잖거든요. 플랫폼 홀더의 경우 ‘브라운더스트 2’가 청불 등급인 만큼 게임 내 표현은 최대한 존중해주시고요. 다만 외부 홍보 시 드러나는 애셋은 사회적으로 물의가 없는 선을 지켜달라는 가이드를 받았습니다.


● 최근 스토리팩 19 ‘포가튼 워’만 봐도 그렇듯 본편 자체는 여전히 진지하잖아요. 시즌 업데이트에 이끌려 들어온 유저의 잔존율은 괜찮나요


: 실제로 바깥에서 보던 인상과 달라 놀랐다는 반응도 꽤 접합니다만, 대부분 그래서 더 재미있다고 좋게 봐주더군요. 일종의 반전 매력이랄까요. 다행히 잔존율은 안정적입니다.


● 사실 캐릭터 벗긴다고 게임이 다 잘되면 그게 더 꿈같은 얘기겠죠. 한때 27만서 4만까지 떨어졌던 DAU가 다시금 최고치를 경신하기까지, 어떤 숨은 노력이 있었나요


: 팬분들과 신뢰 회복을 위한 그간의 노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결과 아닐까요. 우리는 잘한 것뿐 아니라 못한 것까지, 아직 명확한 해법은 없지만 계속 고민 중이라고 전부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그러면서 n주년 이벤트처럼 즐거운 날은 최선을 다해 함께 놀죠. 그래야 바깥에서 봤을 때 뭔데 저렇게 즐겁나 싶어 자연스레 관심을 갖잖아요. 또 출시 당시 무거운 콘텐츠, BM을 내려놓고 하루에 5~10분만 즐기거나 아예 한동안 쉬다 복귀해도 부담가지 않도록 바꿨습니다. 메인 스토리 등 지적받는 부분은 꾸준히 개선하려 애쓰고요. 이 모든 노력이 팬분들께 가닿아 마침내 서비스가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고 봅니다.



● 올 한 해 일본, 대만, 북미 등 외국 행사에 꾸준히 출전했죠. 네오위즈 3Q25 지역별 매출은 국내 47%, 해외 53%로 비등한 편입니다만 ‘브라운더스트2’의 글로벌 유저 분포 및 성과는 어떤가요


: ‘브라운더스트 2’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은 2:8에서 2.5:7.5 정도입니다. 주요 권역별로는 국내 20%, 일본 16~18%, 대·홍·마 25~30%, 북미 15~20% 정도로 상당히 비등하고요. 그렇기에 우리로선 어느 지역 행사든 소홀히 넘길 수 없죠.


● 이제 을사년이 흘러가고 병오년이 찾아옵니다. 아직 3주년을 논하긴 이르지만 앞으로 ‘브라운더스트 2’서 어떤 즐거움을 기대해도 좋을지, 살짝 들려주시길


: 오는 13일(토) 2.5주년 라이브 방송 때 굵직한 소식을 전할 예정이라 당장은 말을 아끼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답할 수 있는 건 2026년이 ‘브라운더스트 2’의 근본적인 재미를 강화하는 해가 되리란 겁니다. 많은 팬분들이 아쉬워하는 메인 스토리 완성도를 포함해서 말이죠. 13일 방송을 보시면 얘네가 앞으로 스토리 및 전투 콘텐츠를 어떻게 개선하겠구나, 나름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구나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많은 기대 부탁합니다.


● 지난 ‘고블린 슬레이어’ 콜라보 당시 홍역을 치러서인지 이후 별다른 소식이 없네요. 내년에는 인게임 콜라보를 기대해도 좋을까요


: 인게임 콜라보는 무척 중요한 업데이트면서도 자주하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죠. 아무래도 한정 코스튬이 그만큼 늘어나니까요. 내년 중에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습니다만, 해당 IP사와 최종 협의 단계라 아직 구체적인 답은 드릴 수 없네요. 적절한 시기가 되면 팬분들께 가장 먼저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브라운더스트 2’와 정말 잘 어울리는, 팬분들이 충분히 좋아할 만한 IP라 자부합니다.


● 끝으로 지난 2.5년간 ‘브라운더스트 2’를 성원한 팬분들, 그리고 이 인터뷰를 통해 유입될지도 모를 유저들에게 인사를 남겨주세요


: 항상 열심히 준비한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 또 실수를 빼먹지 않아 아쉬워하는 분들 많으시죠. 그럼에도 ‘브라운더스트 2’란 게임을 통해 팬분들과 더 많은 추억을 쌓아가고픈 진심을 어여삐 여겨주기 바랍니다. 보내주신 성원도 질책도 모두 우리가 함께 즐기는 이 게임이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라 봅니다. 앞으로 아쉬운 부분을 열심히 개선하며 그 마음에 보답하겠습니다. 작고 소중한 ‘브라운더스트 2’ 끝까지 사랑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