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게임즈가 ‘도쿄게임쇼 2026’을 통해 신작 ‘파레이돌리아’의 게임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에 도쿄 게임쇼에 마련된 현장 시연을 통해 ‘파레이돌리아’를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넥슨게임즈 IO본부 산하 RX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신작 ‘파레이돌리아’는 낯선 세계에서 다양한 캐릭터와 함께 살아가는 ‘이세계 홈스테이’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 캐릭터 수집형 RPG다.
이번 시연은 아직 개발 중인 초기 빌드인 만큼 게임의 모든 콘텐츠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작품이 그리고 있는 핵심 키워드, 전투, 캐릭터와의 상호작용 등 기본적인 방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파레이돌리아’에서 플레이어는 지구와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도시 ‘아니마시’의 부흥센터장으로 부임한다. 부흥센터 사무실이자 공무원 기숙사인 ‘타소가레관’의 관리인이 되어 특별한 능력을 지닌 소녀 ‘메이츠’들과 함께 생활하고, 도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게임의 기본적인 흐름이다.
이번 시연 빌드에서는 이러한 ‘파레이돌리아’의 기본적인 플레이 흐름을 약 15분에 걸쳐 경험할 수 있었다. 침식 던전에서 탐험과 전투를 진행하고, 타소가레관으로 돌아와 메이츠들과 일상을 보내는 구성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캐릭터들. 좌측부터 오하나, 미니에, 샤미
직접 플레이하고 난 뒤 가장 강하게 인상이 남은 것은 의외로 ‘홈스테이’보다 전투였다.
‘파레이돌리아’의 첫인상은 아틀러스의 ‘페르소나’와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마스터’를 섞어 놓은 듯한 캐릭터 커뮤니케이션 RPG에 가깝다. 캐릭터와의 교감과 일상을 중심에 두면서도, 동시에 직접 조작하고 플레이하는 재미에 상당한 비중을 둔 모습이다.
전투는 각 캐릭터의 행동을 하나씩 결정하는 턴제 전투에 실시간 요소를 섞은 ‘라이브 턴 배틀’을 채택했다. 플레이어에게 생각할 시간은 주어지지만 그 사이에도 적은 조금씩 움직이며, 화면에 표시되는 턴 순서와 남은 행동 시간을 확인해 다음 행동을 결정해야 한다.
공격은 최대한 적이 뭉친 상황을 노려야 하며, 탱커 역할의 캐릭터가 적과 아군 사이에 위치하도록 하는 등 행동 순서와 공간을 활용한 전략이 필요하다. 부스트 게이지를 채우면 원하는 메이츠의 행동 순서를 앞당겨 다시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해진 순서대로 기술을 하나씩 선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황을 살피면서 턴의 흐름에 직접 개입하는 셈이다.
기본적으로 턴제지만, 실시간 움직임이 중요한 라이브 턴 배틀
부스트 게이지를 사용해 턴을 앞당겨 2회 행동도 가능하다
스킬을 사용할 때 캐릭터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연출도 인상적이다. 3D 그래픽의 강점을 살려 카메라를 입체적으로 움직이며 캐릭터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는데, 특히 필살기 연출에서는 해당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짧은 순간에 최대한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느껴졌다.
짧은 시간 내 캐릭터의 매력을 최대한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필살기 연출 씬
3D 그래픽의 장점을 잘 활용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한다
물론 이번 시연만으로 전투 시스템 전체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캐릭터별 역할이나 파티 구성, 캐릭터 사이의 연계와 시너지처럼 장기적인 플레이에서 중요해질 전략적 요소들까지는 상세히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짧은 시간 안에 이 전투가 무엇을 재미로 삼고 있는지는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턴제와 실시간 액션의 장점을 적절히 결합한 전투는 제한된 턴 안에서 행동 순서와 위치를 계산해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전략적인 재미와, 플레이어가 적극적으로 흐름에 개입하며 만들어내는 손맛을 동시에 전달했다.
턴제의 전장을 지배하는 경험과 실시간 액션의 손맛을 결합했다
물론 핵심은 결국 캐릭터를 얼마나 멋있고, 아름답게 연출할지다
앞으로 얼마나 귀엽고 멋진 메이츠들을 만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같은 넥슨게임즈에서 탄생한 ‘블루 아카이브’가 매력적인 세계관과 캐릭터 디자인을 앞세워 서브컬처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인 만큼, 새롭게 선보이는 ‘파레이돌리아’를 향한 기대 역시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한 기대를 감안했을 때, 이번 시연에서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남은 쪽은 세계관과 캐릭터를 하나의 작품으로 묶어주는 이미지였다. 아직까지는 한눈에 ‘파레이돌리아답다’고 느끼게 만들어줄 공통적인 인상이 선명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거나 개별 캐릭터의 디자인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러 캐릭터를 바라봤을 때 이들이 모두 ‘파레이돌리아’라는 하나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라고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뚜렷한 이미지가 각인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시연이 짧은 편이라 세계관과 캐릭터를 확인하기에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점도 있다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파레이돌리아다움'은 느낄 수 없었다
서브컬처 게임 가운데는 서로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캐릭터가 등장하면서도 작품 전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몇 가지 강렬한 이미지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블루 아카이브’는 학생과 학교, 헤일로와 귀엽게 꾸며진 총기라는 독특한 조합이 있다. 중화기가 아무렇지 않게 등장하고, 총알과 수류탄이 일상적으로 난무하는 다소 살벌한 설정이지만, 그 위에 장난스럽고 밝은 이미지를 더해 특유의 ‘학원과 청춘의 이야기’라는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미 ‘블루 아카이브’를 경험한 게이머라면 ‘파레이돌리아’에서도 캐릭터와 세계관을 하나로 묶는 상징적인 요소와 특별한 분위기를 찾게 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시연에서 확인한 ‘파레이돌리아’의 캐릭터들은 아직 서로를 하나로 묶어주는 공통분모가 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디자인적 특별함을 강조하기보다는 익숙한 모에 요소를 극한으로 활용해 일상적인 사랑스러움을 전달하는 느낌이 더 강했다.
공통분모를 강하게 느끼지 못했을 뿐, 게임 자체는 모에 그 자체. 충분히 흥미롭고, 귀엽다
물론 서브컬처 게임이라고 꼭 강렬한 시각적 디자인을 갖출 필요는 없다. ‘파레이돌리아’의 경우 ‘이세계 홈스테이’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운 만큼, 캐릭터와 특정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며 만들어지는 일상감이 캐릭터와 세계관을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파레이돌리아’는 ‘아니마시’라는 하나의 도시와 ‘타소가레관’이라는 건물을 중심으로, ‘메이츠’들과 같은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생활하며 관계를 쌓는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시각적인 공통점 대신 ‘함께 살아가는 공간’ 자체가 서로 다른 캐릭터를 하나의 세계로 묶어주는 장치가 되는 셈이다.
메이츠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관계를 쌓아나가는 일상감이 캐릭터와 세계관을 하나로 묶어줄 것으로 보인다
선물, 외출, 초대 등 여러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나, 시연에서는 손인사만 가능했다
타소가레관에 머물다 보면 메이츠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시연만으로는 그 일상감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침식을 해결한 뒤 다시 타소가레관으로 돌아와 메이츠들과 일상을 보낸다는 구조 자체는 경험할 수 있었으나,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은 짧은 대화 정도로 제한돼 있었기에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까지 깊게 전달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향후를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음성 인식 상호작용이다. 스토리를 진행할 때 등장하는 선택지는 마우스나 키보드로 직접 고르지 않아도 선택지를 소리 내어 읽으면 인식하며, 타소가레관에서 일상을 보낼 때도 캐릭터의 이름을 부르면 해당 캐릭터가 반응하며 대화가 시작된다.
시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음성 인식 상호작용의 범위는 다소 제한적이었지만, 캐릭터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한다는 ‘이세계 홈스테이’의 방향성과 잘 맞아떨어지는 기능이었다. 향후 이러한 음성 상호작용이 어느 정도까지 확장될지는 캐릭터와의 교감을 강조하는 ‘파레이돌리아’에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음성 인식을 통해 선택지를 고르거나, 메이츠를 불러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결국 현재의 ‘파레이돌리아’에서 가장 기대되는 부분과 앞으로 확인하고 싶은 부분은 비교적 명확하게 나뉜다.
턴제와 실시간 요소를 결합한 전투는 짧은 시간에도 자신이 어떤 재미를 지향하는지 비교적 분명하게 전달했고, 직접 조작하는 ‘하는 재미’가 확실한 게임을 만들겠다는 방향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캐릭터와의 교감, ‘이세계 홈스테이’가 만들어낼 일상감은 아직 더 긴 호흡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타소가레관이 단순히 콘텐츠를 선택하는 거점이 아니라 메이츠들과 함께 생활하는 집처럼 느껴질 수 있을지, 아니마시에서의 일상이 서로 다른 캐릭터를 하나의 세계 안에 자연스럽게 묶어줄 수 있을지. 가장 확인해보고 싶은 부분도 여기에 있다.
‘파레이돌리아’가 앞으로 보여줘야 할 것은 분명하다. ‘이세계 홈스테이’라는 핵심 콘셉트가 실제 플레이에서도 충분한 설득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타소가레관이 단순한 거점을 넘어 메이츠들과 함께 살아가는 ‘집’으로 느껴질 수 있을 때, ‘파레이돌리아’만의 색깔 역시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