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재수가 없었다. 혹은 여태까지 너무 재수가 좋았던가?
죄인에겐 딱 어울리는 말로가 지금이 아닌가..?
옆구리에 커다랗게 뚫린 구멍이 붉은 피를 토해낸다. 피가 뿜어질수록
아픔은 심해졌고 속 또한 울렁거린다..
저그 개새12끼들...
나지막하게 욕을 해보지만 고통은 그대로이다..
누가 욕을 하면 고통이 덜하다 했지..?
빌이었나? 옆구리에 이런구멍이 뚫려보라지 고통이 사라지나 안사라지나
아.. 빌은 이미 죽었던가? 모르겠다.
자치령이 그렇게 자랑하는 cmc 전투복이
자치령의 가장 하찮게 여기던 나를 살리기위해 부단히 노력중이다.
계속 안정제가 투여되며, 지혈을 하기위해 계속 나를 압박하며 조이는 중이지만... 소용은 없는것 같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무너진 마을의 돌무더기에 기대어 앉아 조용히 내 죽음을 기다릴 뿐이다.
점점 희미해지는 눈앞에 어느 자그마한 형체가 다가온다..
ㅈ같은 저그새12끼들이 아직 남아있었나..?
내가 너같은 놈에게 먹힐거같아? 어림없지 너는 죽이고 갈것이다.
조용히 가우스 소총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그 형체는 겁을 먹은모습이었다.
저그가 겁을 먹는다고? 말도안돼
반쯤 감긴눈을 다시 떠 형체를 보았다.
꼬마애가 겁을먹고 덜덜 떨고 있었다.
나는 총을 내리고 꼬마애를 불렀고 꼬마애는 조심스레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아저씨는 저 괴물이랑 싸워 우리 구해줄려고 오신건가요?"
아이의 겁먹은 눈동자를 나는 보았다.
"그래 저것들을 쓸어버릴려고 왔지"
꼬마는 나에게 다시한번 물었다.
"그래서 괴물들을 물리쳤나요?"
저 괴물을 물리칠수 있을까? 과연 저것들이 이걸로 만족하고 물러날까?
쉴새없이 포를 쏴대도 그것들은 꾸역꾸역 밀고 들어오며 우리의 방어선을 무너뜨리는 것이 저그 들이다. 과연 우리 인류는 그런 괴물을 상대로 승리 할 수 있을까?
저런 생명체를 만든 신의 얼굴한번 보고싶다. 저런 저그들과 같이 몹시 못생긴 오징어같은 얼굴이겟지..
순간 웃음이 쿡쿡 나왔다.
나의 갑작스런 웃음에 꼬마는 놀란 표정이다.
"걱정마렴. 이 아저씨가 널 지켜줄거야. 저런 못생긴 괴물들 다 혼내줄게"
꼬마는 안심되는 표정을 지었다.
"아저씨 그럼 다시 일어나요. 지금 이렇게 앉아 쉴때가 아니에요"
너무한 꼬마의 말이다.
다죽어가고 있는 나에게 다시 일어서라니...
하지만 이 작고 작은 꼬마를 두고 혼자 편안해질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 당장은 저그가 오지 않을 것이지만 언제 다시 들이닥칠지 모른다.
나는 다시 일어서 꼬마를 한손으로 들고
유압기가 찢어져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다리를 절뚝 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내가 쓰러지더라도, 내가 죽더라도 이 꼬마는 본부까지는 데려가야한다. 이 작은 생명을 보호하고, 지켜내는것이...
이 죄인이 할수 있는 유일한 속죄이자, 자치령을 지키는 해병으로써 유일한 소명이다.
"꼬마야 내가 널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줄게, 걱정하지마"
눈앞은 점점 희미해져 갔으며, 전투복을 움직이는 구동계는 쉴새없이 그그득 되며 움직였다.
전투복의 생명보호장치도 수명을 다한건지 지독한 냄새가 올라왔다.
나는 오직 본부에 도달하는것에만 집중했다.
한발짝 내밀수록 몸은 점점 무거워 졌고,
꼬마가 속삭이는 소리는 점점 머릿속을 해집고 다닌다.
"아저씨는 할 수 있어요"
"아저씨는 모두를 위해 사는거에요"
"아저씨는 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요"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 얼른 저 괴물을 물리쳐 주세요"
그래.. 나는 저 괴물을 물리쳐야만한다.. 그것이.. 자치령의 군인이니까.. 유일한 속죄니까...
더이상 생각하는것 조차 힘들어지고,
걷는것이 내가 원해서 걷는것이 아닌 반사적으로 걷기시작한지 오랜시간이 지난후
드디어 본부에 도착하게 되었다.
나는 드디어 이 나의 소명에서 해방될 수 있다.
드디어 나는 이 고통에서 벗어 날 수 있다.
나는 나의 속죄 하였고, 나는 최선을 다하였다.
나는 기쁜 표정으로 앉고 있던 꼬마를 보며 말하였다.
"해냈어! 너는 이제 됬어 너는 이제 안전해"
꼬마도 매우 기쁜 표정이었다.
그리고 꼬마가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 아저씨.. 아저씨도 모두를 위해 사세요..아저씨의 유일한 소명이에요.. 오직 군단을위해 살아요"
사령관님.
A1E 방위구역이 저그에 의해 무너졌습니다.
해당 사령부가 감염된 해병의 자폭공격에 의해 지휘부가 무력화 된 틈을 타 저그가 대대적인 침공을 가해진것으로 관측되며,
이에 사령관님께 A1 E방위구역 재수복 및 저그소탕의 명령이 하달되었습니다.
건투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