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하고 싸늘한 느낌을 받자 눈을 떴다. 주위엔 온통 아무것도 없었다.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노력했지만, 양 손목과 발목이 단단히 묶여있어 강제로 누워진 상태였다.
입은 끈적끈적한 사각형 거즈로 착 달라붙어 소독냄세가 심해 신음 소리조차 낼 수가 없었다.
‘여...여긴 어...디지? 무..무서워....’
-쿵!
바로 그때 문이 열리자 두 사람이 들어왔다.
-뜨르르~
한사람이 무언가 밀고 들어오는데, 점점 가까이 오자 지영이는 기겁했다.
바로 수술용 도구였다.
‘사...살려 ...주..세요... 워...원만 오빠! 나...좀 구...해줘...!’
절박한 심정을 되뇌이며 몸부림 쳤지만 헛수고 였다.
-띠리링!
그때 전화 벨이 울리자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네 사장님!1시간내로 준비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안심하시고 편안히 계시면됩니다!”
-뚝Zz...
전활 끊자마자 바로 지시했다.
“최씨! 시간없으니까? 최대한 빨리 작업 해!”
“네 알겠습니다.”
빨강 스포이드 용액을 헝겊에 적시고, 지영이 복부에 마사지 하듯 여러번 문질렀다.
곧 바로 매스를 집어들자 놀란 지영이가 고갤 흔들며 몸부림 쳤다. 얼마 힘껏 움직였는지
침상이 조금씩 들썩 거리기 시작했다.
“이완제 효력이 다 된것 같은데? 한번더 주입시키게.”
최씨는 얼른 근육이완제 주사를 꺼내들고 지영이 팔에 주입했다.
-푹!
-수우우우
혈액을 타고 흡수되자 신체가 급속도로 나른해져 처지기 시작하더니
금세 몸 상태가 변했다. 가위눌림과 비슷한 현상처럼 아무리 움직여도 미동 조차 없었다.
의식과 고통은 너무도 또렷해 더욱더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
그가 다시 매스를 집어들었다. 지영이 복부 왼쪽에 손을 얹고, 매스를 이용해 둥근 곡선 모양으로 그었댔다.
-스으으윽!
피가 새어나오자 고통을 느낀 지영이가 소리쳤다.
‘악! 사...살려주세요! 사...람...살려!’
-번쩍!
“아욱!”
“억!”
-쿠당!
갑자기 광채가 쏟아져 두 사람은 난데없이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그때 최씨가 놀라며 방씨한테 말했다.
“저...저기 좀 보십시오!”
방씨가 눈을 비비고 자세히 보자 지영이 약지 손가락에껴있는 옥반지가 번쩍번쩍 빛을 냈다.
“에잇! 시간도 없어죽겠는데 최씨 빨리빨리 움직여!”
그는 바로 일어나 지영이 앞에 다가갔다.
또 다시 광채가 방출했다.
-번쩍!
“어이쿠!”
-쿠당!
다시 뒤로 나자빠지자 방씨가 열불냈다.
“뭐..뭐야! 최씨 장난해 지금?”
“도...도저히 가까이 접근 할 수가 없습니다.”
짜증난 방씨가 발을 내딛고 다가가자 이번에도 광채가 발했다.
-번쩍!
“으악!”
-쿠당!
“대...대체 뭐야! 무슨 영화도 아니고, 반지에서 레이져 광선이 왜 나오는거야? 이거 미쳐 돌아 버리겠네!”
그들이 당황하자 다소 안심한 지영인, 눈에서 눈물이 샘솟듯 흘러나왔다
‘우...원만 오빠...보고싶어....흑....혹시...누군가...제 말을 듣고 있다면 절 좀 구해주세요..’
* * *
-찌릿!
“아얏! 이보게 자네 방금 내 욕했냐?”
“얼라리요? 원 당치도 않은 헛소리요?”
“길쭉한 내 귀때기가 조금만 민감해도 나풀거리는데 이거 안되겠구만?”
“나참 어이가 없어서 그럼 사형 맘대루 하시오? 나 먼저 돌아 가겠소!”
“자...자...잠깐만, 그냥 농담해 본 소리네? 거참 이상하군! 그나저나 이 근처 공장 찾기 꽤나 힘들구먼?”
“둘째형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소? 그렇게 꿈에서나 컵라면을 잊지 못해? 결국엔 먹는 꿈을꾸다 또 다시 임종직전 아사 상태까지 가더니,
이젠 라면 공장 찾아서 비법까지 배울려는 생각 정말 꿈에도 몰랐소이다. 그 열정 탄복했소!
아무튼 몰래 날 꼬드겨 데려왔으니 모든 책임은 둘째형이 다 짊어지소!”
“케케케..! 걱정 붙들어 매라구~ 이형님이 잘 치게 둘러댔으니 다들 믿는 심산이니까? 안심하시게나!”
“그나마 대사형이 부처님을 따라 피안 수행 들어갔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당최 불가능했소!”
“그놈의 원숭이놈 입에 담지 말라우~ 생각만해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끼친 원수니까! 반드시 둘중 하나가 죽어야 이 싸움은 끝날 것이네!”
-철컥!
바로 그때 공장에서 철문 소리가 났다. 두 사람이 호들갑떨며 뛰어나와 급히 어디론가 달려갔다.
“저쪽 공장인거 같은데 어서 가보세~”
-뿅!
그들은 저팔계와 사오정이였다. - <예고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