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아카이브 The Animation,
처참하다 그냥
*스포일러 있습니다.
처참한 기분입니다. 솔직히 대단한 걸 기대하진 않았지만 이런 게 나올지는 몰랐습니다.
원작의 매력은 둘째치고 실질적인 장점 하나 없는 이런 순수한 망작이 블아 애니라니
오늘은 원작과의 비교보단 원작을 가진 애니메이션으로서 어떤 부분이 필요했고 왜 이 모양이 되었는가를 아주 개인적인 관점에서 풀어보겠습니다.
만화, 라노벨, 게임 원작 애니메이션은 차고 넘치게 많습니다.
원작의 팬덤 덕에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되고 최소한의 완성된 뼈대를 가지고 시작하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입니다. 원작이 있기에 비교 당할 수 밖에 없고 든든한 원작 팬들은 반대로 저퀄리티의 애니화에는 쉽게 화답해주지 않거든요.
원작을 애니화 할 때 중요한 것은 크게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원작에 대한 이해도, 전체적인 연출과 각본의 퀄리티 그리고 팬 서비스죠.
무조건적으로 원작을 따를 필요는 없지만 각색을 하는데 있어 원작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각색해야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고,
매체가 다르기에 연출과 각본의 대대적인 수정과 최적화를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원작 팬들을 깔고 가는 만큼 그들에 대한 헌사로 팬심을 굳건하게 만들면 좋겠죠.
하지만 블아 애니는 이 세 가지 전부를 깔끔하게 실패했습니다.
이해도? 초반부와 후반부에는 이해도라는 게 아예 없는 수준입니다.
중반부에 잠깐 호시노의 캐릭터와 대책위원회가 처한 상황에 대한 나름의 고찰이 담긴 각색을 보여주지만 그것도 정말 잠깐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주인공인 호시노 라는 캐릭터의 감정선이나 행동묘사에 대한 당위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후반부 전개들은 실소가 나오고
애니화에 있어 가장 중요했던 부분인 선생 묘사에 대한 고민은 그냥 없는 수준입니다.
연출과 각본의 수정, 최적화. 이건 이 애니메이션의 제일 부족한 부분입니다.
원작의 특성 상 각색은 필수적이었습니다. 1장에 해당하는 대책위원회 편 자체가 2부 내에 뭔가 깊은 서사를 가져가지 않고 블루 아카이브 자체를 설명하는 역할을 맡다보니
그대로 가져오면 단일 애니로서 매력어필이 부족할 것이고 게임과 애니메이션 차이 때문에 그 간극이 멀어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죠.
본편에서 선생의 활약을 비주얼 노벨에 가까운 특성을 이용해 쓱쓱 넘기는 부분도 장면과 장면이 연결되어야 하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연출적으로 풀어내야 했고요.
연출은 어떠했나요? 이해도나 수정 같은 말을 때놓고 보아도 눈이 아픈 수준이었습니다.
가장 최악인 점은 이게 예산 문제나 능력 부족으로 구려진 게 아니라 진짜 이게 멋진 연출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만들었다는 점이죠.
아루와 시로코가 빙글빙글 도는 씬이나 세리카의 뜬금 저격씬, 마지막화의 이오리 회전목마는 도저히 눈뜨고 보기 힘든 수준이지만
이건 예산이 부족해서 이따위로 나온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카메라 구도나 인물들의 동선을 생각하면 이거 돈 때려 박고 사람 갈아 넣어도 똑같이 구릴 거예요. 그냥 콘티부터 말이 안 되는 장면들인 거죠.
거기에 선생의 대사, 동작, 포지션 까지 원작을 해보긴 한 거지 의심스러운 각색은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원작의 선생과 다른 인물이라 하더라도 이야기의 진행 상 선생이라는 인물은 마땅히 수행해야하는 역할이 있습니다. 원작을 갈아엎는 게 아니라면 말이죠.
실없는 소리나 반복하고 뭐 하려는 듯 훈수 두고 훈계하는 데 정작 도움 되는 건 하나 없고 답답하기만 한데 어거지로 진행하고 선생을 띄워주는 대사와 장면들을 욱여 넣는 짓은 그냥 이럴 거면 없는 게 낫겠다는 생각마저 드는 수준이죠.
그래요. 아무튼 다 망했다 치고 팬서비스라도 챙겼는가? 저는 그것마저도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블아 애니는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허들이 상당히 낮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더빙이 없는 특성상 그냥 캐릭터들 나와서 말하고 움직이기만 해도 나름 신선하고 재미있을 것 같았거든요.
근데 실시간으로 내가 알고 있던 캐릭터들을 무너트리고 서사를 뭉개는 장면들을 보면 그마저도 잊게 될 만큼 머리가 아파옵니다.
차후 시즌을 예고하는 건지 꾸역꾸역 집어넣은 트리니티, 밀레니엄 학생들은 반가웠지만 진짜 그게 다입니다.
뭔가 개연성 있게 등장하거나 각 캐릭터들의 특성을 살린 장면들이 나왔다면 몰라도 그냥 라면 먹는 한 컷, 뜬금없이 에덴조약 언급하며 한 컷 이런 건 팬서비스가 아닙니다. 그냥 지나가는 배경 하나 잖아요.
솔직히 저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으로 게임개발부 얘들이 오마주와 패러디로 범벅된 대사 치는 거 보고 싶고
에덴조약의 장면들을 풀 더빙으로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만 이따위로 나올 거면 그냥 안 나오는 게 더 나은가 싶기도 하네요.
예상 판매량이 괜찮게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다른 게임 원작 애니메이션이나 블루 아카이브 ip가 가진 힘에 비하면 아쉽지만 퀄리티를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흥행이긴 하죠.
애니메이션이 나오기 전에 블루 아카이브가 가진 완성도나 특유의 분위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잘 옮겨올 수 있을지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제가 너무 많은 걸 바랬습니다.
그냥 대사, 인물을 뭉개지 않고 옮겨올 수 있을까 부터 걱정했어야 했는데
그마저도 실패했지만요.
처참한 기분입니다. 격전의 2분기에 떨어져 판매량은 나름 선방했으나 팬들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네요.
판매량만 보면 2기도 꿈은 아닌 거 같은데 또 같은 감독, 부감독이면 도저히 볼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팬들이 2기를 부르짖는 게 아니라 이럴거면 내지마라고 하는 게 블루 아카이브 애니메이션의 상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인 거 같습니다.
학원과 청춘의 이야기, 도저히 다시 볼 용기가 안 생기는 블루 아카이브 The Animation이 말합니다.
원작에 무지한 인간이 감독을 맡으면 아무리 최고의 재료라고 최악의 음식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달음.
감독을 보니 불안해하던 사람들 몇 있었던데 그게 현실이 되버렸음
제 소감으론 감독이 본인 머릿속에 있는 취향인 명장면을 기억나는대로 꺼내 끼워맞춰 연출한 느낌이었습니다.(다들 하나같이 구닥다리 느낌나는 건 이것 때문이지 않았나 싶네요.) 문제는 이러한 연출이 블루 아카이브랑 전혀 어울리지 않았음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원작파괴까지 서슴치 않아가며 만들었단 점과 그 취향인 연출조차 제대로 고찰하지 않고 "뭔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쩔었던 것 같으니까 따라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적당히 만들었단 점이네요. 딱 전형적인 양산형 이세계물이나 드라마 각색 작가 정도의 수준 미달자였습니다. 이 기회에 다시는 감독 자리에 안 앉았으면 좋겠네요.
본즈에서 쫓겨난 것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애초에 게임의 세계관 설정이 너무 어설프고 그러니까 애니에서 어느정도 설명해주고 그랬어야 되는데 결국 이마저도 부족했었고, 그러니까 학생들이나 선생의 캐릭터성을 알아보기도 힘들었다는데 그쳤다고 생각함, 그리고 그걸 뒷받침해주었어야 할 설정 홍보도 너무 부족한것도 아쉬웠고.
애초에 게임의 세계관 설정이 너무 어설프고 그러니까 애니에서 어느정도 설명해주고 그랬어야 되는데 결국 이마저도 부족했었고, 그러니까 학생들이나 선생의 캐릭터성을 알아보기도 힘들었다는데 그쳤다고 생각함, 그리고 그걸 뒷받침해주었어야 할 설정 홍보도 너무 부족한것도 아쉬웠고.
감독을 보니 불안해하던 사람들 몇 있었던데 그게 현실이 되버렸음
원작에 무지한 인간이 감독을 맡으면 아무리 최고의 재료라고 최악의 음식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달음.
제 소감으론 감독이 본인 머릿속에 있는 취향인 명장면을 기억나는대로 꺼내 끼워맞춰 연출한 느낌이었습니다.(다들 하나같이 구닥다리 느낌나는 건 이것 때문이지 않았나 싶네요.) 문제는 이러한 연출이 블루 아카이브랑 전혀 어울리지 않았음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원작파괴까지 서슴치 않아가며 만들었단 점과 그 취향인 연출조차 제대로 고찰하지 않고 "뭔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쩔었던 것 같으니까 따라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적당히 만들었단 점이네요. 딱 전형적인 양산형 이세계물이나 드라마 각색 작가 정도의 수준 미달자였습니다. 이 기회에 다시는 감독 자리에 안 앉았으면 좋겠네요.
본즈에서 쫓겨난 것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이젠 이오리와 아코밖에 기억안나요...
말그대로 블루 아카이브 라는 잔치집에 가봤더니 먹을것도 없는 상황이였다는거지요 ..
관련 정보들을 봤는데 이것도 스파이 교실과 마찬가지로 감독 잘못 뽑은 결과물이더라고요.
이럴거면 은혼처럼 대놓고 막장인편이 더 재밌었을거 같기도 한데
원작에 무지한 사람을 감독으로 맡긴것도 문제지만 제일 문제는 제작사임. 블루아카 채널에 올리는 단편애니 제작도 무르고 본편제작에 힘쓰겠다고 했지만 실상은 안전빵으로 제작넣은게 아닌가하는 생각만. 게임원작을 둔 애니는 게임사에서 bd특전으로 이것저것 달아주기때문에 왠만큼 망치지않는이상은 괜찮게 판매량을 뽑으니... 그래놓고 전대대실격에는 돈과 인력을 부었던데 디즈니플러스에 올리는거여서 그랬나...싶은 생각도 들고 그냥 한국기업에서 내는 게임의 애니니 대충 만든건가싶고 씁쓸하네요.
그렇다고 감독의 문제가 없는건 아닌게 제일 큰 문제는 제작사라 지분을 60%차지한다면 감독이 나머지 40%였는게 원작에 대한 이해도도 없고 자기가 잘아는. 잘하는이 아니고 잘 아는 쪽으로만 연출을 해서 굉장히 이상한 내용이 되어버린. 진짜 위키사이트 대충 긁어서 스토리보고는 만들어낸게 아닌가싶은 수준으로 내놔서... 이사람은 감독은 안맞고 연출가로 더 있어야 하는 사람이에요. 좀 더 역량을 쌓던가 아니면 연출에서 벗어나지않던가. 그래야하는 사람을 감독으로 두니까...블루아카 이전에 감독 맡았던것들도 대부분 평이 별로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