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약 5개월 전..
한창 더위가 시작될 무렵 더위에 지쳐 문득 떠오른 목표가 바로 "일 그만둘 때 나를 위한 사치를 부려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12월에 일이 끝납니다.아직 근무일수 4일 남았지만 이 뒤엔 예약을 장담할 수 없기에 친구를 불러 함께 2인 런치코스 예약했습니다.
런치 B코스 66,000원이고 항상 예약제라는군요.
여기저기 글을 찾아봐도 칭찬 일색에 내부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바로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아래부턴 예약 당일(13일 금요일)의 사진입니다.(급하게 찍느라 대부분 사진 초점이 안 맞았네요)
보라매공원 근처를 처음 가봤는데 길을 못 찾아서 지각할 뻔 했습니다.
다행히 1분 정도의 오차밖에 없었어요..
도착하자 자리는 이미 세팅되어있었습니다.
저 왼쪽에 있는 절인 채소가 산우엉이라던데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고소하면서 짭짤한데 붙어있는 깨의 씹히는 식감도 좋았어요.
가끔가끔 집어먹어주면 입안이 정리됐습니다.
처음 나온 건 차완무시같네요?
은행이랑 새우살이 들었습니다.
점다랑어라고 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점다랑어를 좋아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기름도 좔좔흐르고
이건...주방장님이 말씀해주셨는데 까먹었습니다.
깔끔한 맛이더라구요.
초밥을 먹을 때 담백한 맛의 흰살 생선->맛이 진한 붉은 생선 쪽으로 진행된다는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가리비입니다.
조개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건 비린내도 없고 맛있었습니다.
굉장히 부드러워서 녹진녹진하기도 했어요.
이건 아무 말씀 안 해주시더라구요..
그래서 뭔지 몰랐습니다.
한치입니다.
위에 뿌려진 건 레몬 같았어요.간장보다 소금을 뿌리니 맛의 초점이 뚜렷해진 느낌이었습니다.
황돔입니다.
살짝 그을려서 지방의 맛이 씹을수록 배어나왔어요.
옆에 있던 친구는 간장을 너무 많이 찍었는지 짜다고했음..
새우!!!!!
미혼자이지만 먹었습니다.
겉보기엔 조금 단단해보이는데 입안에 넣으니 생각보다 차지고 화악 퍼지더라구요.
전복입니다.
다른 곳에서 전복을 먹었을 땐 단단하고 맛도 안 나서 이걸 왜 먹지?싶었는데
그냥 제가 못 하는 집을 갔었나봅니다.
맛있었습니다.
곧 이어서 장국이랑 흰살 생선 튀긴 것에 전분소스를 끼얹은 요리가 나왔는데 뭔지 모르겠습니다.
먹을 때마다 메모 좀 해 놓을걸..
성게알입니다.
다른것도 맛있었지만 오늘 최고점수를 준 성게입니다.
씹으면 씹을수록 저 농밀한 입자가 퍼져나가고
약간 씁쓰름하면서 달고 고소한 맛이 화악 풀립니다.
얼마나 맛있었는지 먹다가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ㅋㅋ
참치 뱃살입니다.
냉동이 아니라 프레쉬<라고 하시면서 쥐어주셨는데 같이 간 친구는 이 뱃살에 최고점수를 줬습니다.
확실히 다른곳에서 먹었던 냉동참치와는 비교가 되질 않더라구요.
이건 참치 붉은살 같았어요.
뱃살보단 지방 맛이 덜하지만 그만큼 살코기 맛이 더 나서 개인적으론 이게 더 좋습니다.
정어리입니다.
위에 올려진 건 생강이구요.
비린 줄 알았는데 비리진 않았고 깊은 맛이 났습니다.
비리지 않은 바닷내음 같은 느낌?
전갱이입니다.
개인적으론 정어리와 많은 차이를 못 느꼈습니다.
그래도 맛있더라구요.
예전에 본 글에서 이 가게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했던 고등어 초밥!!
버섯구름 같은 모양에다 표면에 살짝 얹은 하얀 건 백다시마라고 하시더라구요.
고등어라서 약간 비릴 각오를 하고 입에 넣었는데 전혀 비리지가 않았어요.
여운이 길게 남는 맛이었습니다.
아나고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사진 찍고 입에 넣었는데 아무것도 씹히질 않았어요.
밥만 씹는 것 같이 굉장히 부드러웠습니다.
친구는 이것도 참치랑 같이 굉장히 맛있었다고 했습니다.
달걀말이입니다.
한입 베어물고 입자를 보아하니 참마 같은 걸 갈아넣은 것 같아요.
단맛이랑 달걀 맛이 진하게 느껴져서 진짜 카스테라같았습니다.
마무리로 입가심 국수인데 국물이 얼큰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후식으로 나온 녹차아이스크림과 단팥....
전 지금까지 초밥을 먹어오면서 '초밥이 그렇게 맛있는 음식인가? 크게 맛있다곤 생각을 못 해봤는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66,000원 코스를 다녀오면서 인식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그날 런치에 다른 좌석에 앉은 분은 감명받으셨는지 다른 사람한테 전화를 하곤 저녁에도 오겠다면서 바로 예약하시더라구요.
16만원짜리로....
이정도가 가격대비 미들 탑급이라고 봤었는데 하이엔드급은 얼마나 굉장할까 생각도 해봅니다.
먹는 것에 돈 아끼고싶진 않으니 언젠간 하이엔드급 초밥도 먹어보겠죠?
제가 보기엔 2번째는 도미인것같고 4번째는 학꽁치같네요ㅎ
제가 보기엔 2번째는 도미인것같고 4번째는 학꽁치같네요ㅎ
확실히 비싼만큼 맛 있어 보이네요 ㅋㅋㅋ
구성이 굉장히 특이한 것이네요... 점다랑어(홍까스)를 상업적으로 쓰는 데에 한번 더 놀람..
참다랑어 광이 아름다워요! 아주 먹음직스럽게 보이네요 햐... 전복초밥에 김으로 저렇게 말아주는거 처음봐요 !!아나고초밥도 먹어보고싶구요.. 잘봤습니당 ㅎㅎ
6만6천원에 저 정도면 훌륭하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