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 때 천주교 이름 받으면 탄산음료 준다고 좋다고 아무 것도 모르고 종교행사에 쫓아간 적이 있었다
간만에 탄산음료 먹을 생각에 싱글벙글하며 기분좋게 교회에 앉아서 탄산 받을 시간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밖으로 다 집합하라고 하더라 뭔가 싶었지
알고보니 무슨 물로 씻겨줘서 이름 받는 거다 뭐다 하더니 수영장에 일열로 줄세워 놓고 들어가라고 하더라 솔직히 이때부터 좀 거부반응 들기 시작했는데
이제와서 조교한테 난 저기 빠지기 싫다 하면 욕 오질라게 처먹을 것 같기도 하고 탄산이 먹고 싶기도하고 어영부영 수영장에 빠져서 뭔지도 모를 의식받고 나와서
한손에 사이다 한 캔 그것도 작은 거 그거 들고
전우조 기다리면서 서있는데 초여름이라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니 추워서 몸이 벌벌 떨리더라
진짜 그때 엄청 자괴감 느꼈음 이 뭣도 아닌 사이다 때문에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가
내가 왜 이 아무 것도 아닌 것 때문에 물에 빠져서 추위에 떨고 있을까 이게 뭐라고.. 고작 사이다 작은캔 하나인데 그럼에도 왜 이게 그렇게 마시고 싶은건가 이 아무 것도 아닌 것 때문에
진짜 자괴감 들어서 이딴 사이다 마음 속으로 백번은 던져버리고 싶었는데
훈련병이라 차마 던질 수도 없고 아깝기도 하고 마셨는데 진짜 맛있더라 사이다
그날 밤에 취침 시간에 너무 서러워서 울었음
탄산 진짜 개맛있음.
뭐 별거도 아니었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