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에 만나 같이 늙어가는 친구이다.
생긴 건 야쿠자처럼 생겨서리
예전에 둘이 선글라스 끼고 놀러 가서
가게에서 찐삐라라고 쫒겨 난적도 있다.
(히로시마에서 만난 약간 똘아이 사장놈;;;)
하지만 그의 눈은 크고 맑다.
아재치고는...
오사카 사투리를 정겹게 쓴다.
교양과 지식이 넘쳐 났다.
그 친구는 처음부터 좌파였다.
그 학교가 일본에서 보기 드물게 사상의 자유가 있었고
우익들이 발호하지 않아 좋았다.
(수업시간에 혐한이나 평화헌법 개정 목소리 내는 교수들이 다른 학교는 비일비재했었다)
그는 세계 유수의 민주화 인사를 인터뷰하는 등 글로벌하게 명성을 떨치기도 했고
국내 빠가사리 우익 지도자를 씹고 천황제를 비판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 세대에 경의를 표하기도 했고
항상 매너있고 건강했다.
그가 폐인으로 돌아 선 것은 피치 못할 가정사 때문이었다.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져 버렸다.
알콜과 피부병을 달고 살았다.
우울증, 공황장애는 고쳐지지 않았다.
나는 그저 어쩌다 출장가서 만나 맥주를 기울이는 것 외엔 할 게 없었다.
오랫동안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보낸 그가
오랫만에 찾은 직업은 그 답게 작은 매체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저널리스트였다.
원전사고 이후 전 국민의 눈과 귀를 닫았어도
그의 반핵 칼럼은 매서웠고
국회로 길거리로 펜을 쥔 투사가 되었다.
건강은 늘 그저 그래서 "나 곧 죽을 것 같아~",하고 입버릇을 달고 살고
주변에 친구들 대부분 극우로 돌아서서 외롭다 하고
자신을 아직도 건사하는 늙은 부모에게 미안하다 하고,
그러면서도 차별과 원전마피아와 우익 모리배들과 싸우는
늙은 투사에게 건투를 빈다.
다른 건 모르겠고 언제 한번 또 지하 카페에 앉아
존나 독한 말보로와 나마삐루로 낮술이나 하자고 친구야...
도모다찌야, 건강해라.
교토대?
헉...;;;; 그 옆옆에 대학이었죠...옛날 옛적...
불쌍하지가 않네 국민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