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의 하극상 5부 ~
"잠, 어!? 기다려, 기다려 주세요! 브륜힐데, 심호흡을. 기분을 확실히……."
"침착해야 하는 것도, 심호흡이 필요한 것도 그대이다."
기막혀 하는 듯한 양부님이 일어서서 테이블을 돌아 나의 옆에 섰다. 그리고 "자, 심호흡 해라." 하고 가볍게 어깨를 두드린다.
"힛힛후ー……힛힛후ー……"
"뭐냐, 그것은?"
"멋대로 입에서 나왔습니다. 전, 뭐라고 하고 있었습니까?"
"유감스럽지만 전혀 모르겠다. 진정해라."
브륜힐데의 폭탄 발언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 듯한 양부님과, 혼란해하는 나를 보면서 같이 당황하고 있는 듯한 할아버님를 번갈아 본다.
"지, 지지지 진정하는 방법을 모르겠어요, 할아버님."
"그 기분은 잘 안다, 로제마인."
둘이서 허둥지둥하고 있었더니, 리제레타가 "실례합니다" 라고 조용히 나와 스윽 슈밀의 인형을 꺼냈다.
"당황하지 마라, 바보 녀석. 숨을 들이마셔라."
페르디난드의 목소리에 흠칫 하고, 반사적으로 나는 숨을 들이마셨다. 가득 들이켰다. "숨을 뱉어라." 라고 하지 않아서 더 들이켰다. 아무리 노력해도 더는 못 들이킬 만큼 폐에 공기가 가득했다. 괴로워서 못 견디게 된 나는 푸핫 하고 공기를 토한다.
"어디까지 들이쉬게 할 건가요, 페르디난드님!?"
울상이 되어 슈밀의 인형을 보자, 리제레타가 방긋 웃었다.
"로제마인님이 심호흡 하는 방법을 생각해 내셔서 다행입니다. 이번에는 숙녀로서의 행동거지를 떠올려 주시옵소서."
슈밀의 인형을 끌어안은 채, 리제레타가 마술 도구를 작동시킨다. 귀여운 슈밀이 페르디난드의 목소리로, "너는 그러고도 영주 후보생인가? 한탄스럽구나." 라고 해서, 나는 의자로 슥 돌아와 바로 앉았다.
"괜찮습니다. 진정했습니다. 이야기를 계속하지요."
"음. 놀라운 효과다. 잘했다. 물러나 있거라."
"송구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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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무엘, 저, 안색이 나쁜가요?"
"……안색이라기보다는 자세랄지, 움직임이라고 할지……. 그리고, 그……."
엄청나게 말하기 곤란한 듯이 말을 흐린 뒤에, 다무엘은 몸을 굽히고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신전에서 페르디난드님의 뒤를 따라다니던 때와 같은 정서적 불안함이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쓸데없는 참견이었다면, 죄송합니다."
"……다무엘에게 눈치채일 줄은 몰랐어요."
아우브 일가의 가족적인 모습을 보고, 정말 누군가에게 어리광 부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 때문에, 분명 신전에서 첫 겨울나기를 했을 때와 같은 기분이 되었던 걸지도 모른다.
"비밀방에서 페르디난드님에게 편지를 쓰겠습니다."
"그것은 내일로 하고 쉬어주세요.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페르디난드님에게 꾸중을 들을 거에요."
리제레타가 잔소리 슈밀을 정위치인 난로 위에서 가져와 작동시킨다. "근시가 하는 말을 잘 들어라" 라고 하는 소리에, 어쩐지 몸의 힘이 빠진다. 다른 잔소리도 들으려고 하자, 리제레타가 슈밀을 도로 가져갔다.
"잘 준비를 하죠, 로제마인님. 잔소리 시간은 나중입니다."
잠깐 방심한 사이에 취침할 준비를 끝내버린 리제레타는 나를 잔소리 슈밀과 함께 침대로 던져넣었다. 리제레타는 슈밀 인형의 취급에 대해 남다른 견해가 있는 건지, "이렇게 자면 좋아요" 라며 나의 팔에 안기고, 각도나 위치 등을 세심하게 조정하고, 해냈다는 듯이 만족한 얼굴로 몇번 끄덕이고는 캐노피 커튼을 치고 떠난다.
그날 밤은 리제레타가 말한 대로 잔소리 슈밀을 안고 잤다. 잠들 때까지 계속 잔소리였기에, 어쩐지 도서관의 비밀방에서 "참 잘했다" 를 듣고 싶어져 버렸다.
언니인 안게리카 구원해준것에 대하여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는 리제레타 넘 귀여움 ㅋㅋ
귀여운 슈밀 사랑 만땅
리제레타 시점에선 분명 로제마인 머리에 토끼귀 나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