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하는 신천지썰은 아니고 대순진리회 썰임.
때는 나와 내 친구들이 하나 둘 군생활을 마치고 대학교에 복학하기 시작하던 시기였음.
그리고 그와 동시에 천안에서 천안역-터미널 사이에 도를 아십니까 사기꾼들이 기승을 부리던 시기이기도 했지.
사건 당시, 나는 갓물주 아드님이신 친구 A님께서 우리에게 일용한 양식을 베풀어준다는 말에, 점심 약속을 잡고 동네 친구 B와 함께 터미널로 향하던 중이었음.
그런데 약속장소에 거의 도착할때 쯤 갑자기 친구 A에게서 먼저 식당에 가서 식사하고 있으라는 톡이 옴. 그리고 뒷 말에 "날 봐도 아는 척 하지 마라. 재미있는걸 보여주겠다" 라는 첨언과 함께..
결국 우리는 모 스파게티집에(내가 스파게티 먹고싶다고 우김) 들어가 먼저 테이블을 잡고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음.
그리고 우리가 들어오고 10분정도 지났을까, 친구 A가 아줌마 한명과 아가씨 한명이랑 같이 식당에 들어오는거임.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가 앉은 자리의 대각선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음.
잘 들어보고 있자니, 이 여자들은 도를 아십니까 사기꾼이었음. 후일담을 들어보자면 그 여자들이 친구 A를 잡고 "이것도 인연인데, 지나가던 행인에게 물 한바가지 베풀어도 복이 온다고, 우리에게 차 한잔 대접해주실수 있나요?" 하고 얻어먹으려 했다 함.
그리고 그 친구는 "안그래도 점심시간인데 차 한잔보다는 식사를 대접해드려도 될까요? 안그래도 맛있는 스파게티집이 있는데 그쪽으로 가시죠" 하고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가 있는 스파게티 집으로 끌고온거임.
그리고 매우 자애로운 마음을 지닌 우리 친구 A의 "드시고 싶은거 마음껏 시키세요" 라는 말에 이 여자들은 각자 개인메뉴 하나(14000원, 15000원)에 화덕피자(18000원)에 개인 음료수 까지 시키더라. 그리고 친구가 시킨 11000원 스파게티+음료수 까지 다 합하면 무려 가격이 64000원... 참 얘네들도 양심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니까 사기치고 다니겠지마는...
그리고 밥이 나오기 전까지 이 친구는 이 사기꾼들의 말에 내심 감탄하기도 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마치 진짜 사기에 넘어가는게 아닐까 싶은 모습을 보이는데, 우리까지 속아 넘어갈 연기력이었음.
그리고 대망의 밥이 나오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배부터 채우고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봅시다" 하고 밥을 흡입하기 시작함.
그 와중에 자기 메뉴좀 먹어보라며 그 여자들에게 자기의 메뉴를 나누어주던 친구의 모습은 마치 소개팅에서 정말 마음에 든 여자를 만난 신사의 모습을 보는 듯 했음.
그리고 그 여자들이 나눠주는 음식들은, 자신은 많이 못먹는다는 말과 함께 거부하는데, 얘가 우리가 알던 혼자서 스파게티 5인분 흡입하던 애가 맞나 싶을 정도였음.
결국 그렇다보니 내 친구의 메뉴는 일찍이 동나버리고 그 여자들만 식사하는 모양새가 되어버림.
결국 그런 뻘줌한 상황에 불편했는지 친구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고급스런 검은색 종이가방을 자신의 옆 의자에 올려놓고 "잠시만 짐 좀 봐주실 수 있으신가요? 음식 값 결제좀 하고 화장실좀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일어남.
그리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진행 하고 식당 밖에 있는 화장실에 가더라.
이 여자들도, 친구가 계산대에서 계산하는 모습을 봤고
그 친구가 가지고 있던 고급스런 종이백도 식당에 두고갔으며
우리가 봐도 엄청 매력있던 배려들에 호감이라도 생긴 듯, 그대로 사라져 버리는 친구 A에 대해 한치의 의심도 품지 않는 모습이었음.
그리고 몇분이 지났을까, 십분 이십분이 지나도 이 친구는 도대체 올 생각을 안함ㅋㅋㅋㅋㅋ
하지만 우리는 이미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었지.
친구 A는 계산대에서 자신이 먹은 메뉴(13000원)와, 우리 테이블만 계산한 채로 그냥 가게를 떠나버렸던거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에게는 밥 다 먹고 상황좀 지켜보다가 피씨방으로 오라는 톡과 함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여자들도 내 친구가 시간이 지나도 돌아올 기미가 없다 보니 슬슬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는지 내 친구의 종이백을 들여다 보는데
거기에 있던건 종이백과 어울리는 명품 잡화가 아닌, 그저 다이소에서 팔던 햄스터 톱밥이었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여자들 그때부터 "뭐야, 이 사람 간거야?" ,"계산은 다 하고 갔겠지?" 하면서 엄청 당황하기 시작하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산 다 된줄 알고 그냥 가게 밖으로 나가려는데 종업원이 그 사람들 붙잡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로 돈 있냐 없냐로 실랑이 벌이다가 결국 누군가에게 전화하더니 남자 한명 와서 계산하고 가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통쾌하게 사기꾼들 엿먹여줄수 있는 사람은 아마 세상에서 몇 없을 거라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주변에 얘만큼 뿅뿅는 없었던 듯 하다.
3줄 요약
1. 친구 A에게 사기꾼들이 다가옴.
2. 자기가 밥 사준다고 하며 사기꾼들을 식당으로 유도.
3. 마음껏 시키라고 하며 주문을 몇만원어치 시켜놓고, 마지막에 자기 음식값만 계산하고 째버림.
애초에 외출 이유가 자기가 키우는 햄스터 톱밥사러 나온거라더라
종이백에 그런거 넣고 낚은 시점부터 이미 계획된거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어제 봤던 썰 같은데
웃대하니?
심지어 유게에서 본거다
그거 내가 올린거임
종이백에 그런거 넣고 낚은 시점부터 이미 계획된거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초에 외출 이유가 자기가 키우는 햄스터 톱밥사러 나온거라더라
돈도많은데 똑똑해
저 센스 저 여유가 부럽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