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 때였나 일병 때였나
탑차에서 수리부속 찾느라
쭈그려서 막 빼고 뒤적뒤적 하고 있는데
서랍이 맛이 가서 갑자기 멈춰있어야 할 놈이
그 안쪽 레일까지? 주저앉아버림
안 그래도 쇳덩이들인 수리부속 들어있어서
존나 무거웠는디
머리에 맞고 잠깐 기절할 뻔함
진짜 시야 새하얗고 과장 약간만 보태서 별 보임
뭐지뭐지 싶어서 베레모 벗고 만져보니까
살짝 피 묻어 나옴
아 쪼오금 찢어졌나 생각하고
얼른 의무실 간다고 보고하고 의무실 감
가는 도중에 짬찌라 열심히 경례하는데
나는 몰랐지
생각보다 상처가 큰 데다가
핏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는 것을
만난 사람들이 주로 부사관들이었는데
이게 퍼져서
졸지에 그 아픈 몸을 이끌고 얼굴 하나 안 변하고
경례까지 열심히 하는 참군인 짬찌가 되어버림
원래도 좀 한참만에 들어온 중대 막내급이라
뽈뽈거리고 혼자 하는게 귀엽게 보였던 모양인데 암튼
???? 제가요?? 피가 흘러요??
몬가 웃겼음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