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시대, 어느 나라에 왕이 있었다.
그 왕은 궁에 머무는 것보다, 왕궁과 가까운 도시에서 시민들과 어울리길 좋아했다.
그래서 종종 좀 잘 사는 시민 같이 꾸미고 나와서 시민들과 술잔을 기울이곤 했다.
그 왕에겐 불만이 있었다.
거리에 나올 때마다, 집마다 창문을 열고서 분뇨를 길에 쏟아버리는 모습을 보곤 했다.
거리는 자주 똥오줌 냄새로 가득했다.
물론 말과 소가 끄는 수레가 다니는 길은 짐승의 분뇨까지 코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그래서 왕은 궁정의 관료들과 뜻을 나누고는 법을 발표했다.
매일 도시를 돌며 분뇨를 수거할 것이니 앞으로 길거리에 버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그리고 앞으로 분뇨를 길에 버리는 시민은 몇달간 가둘 것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지키지 않고 금새 감옥은 만원이 되고 말았다.
수감자들에게 밥값만 너무 많이 들어가게 되었다.
이러던 차에 어느 날, 다시 거리에 행차를 나간 날이었다.
이 날은 도시의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왕관을 쓰고 멋지게 꾸며서 나간 날이었다.
그리고 그는 아름다운 백마에 탄 채로, 어느 집에서 뿌린 눈 먼 똥을 맞았다.
왕은 곧장 말머리를 돌렸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도시를 찾았다.
이번엔 한 죄수를 데리고.
포박된 죄수를 데리고 연단에 올라선 왕은 죄수를 소개했다.
이 죄수는 어제, 왕이 행차했던 날에 길에 분뇨를 뿌리다 단속에 걸려 체포된 자였다.
(아쉽게도, 왕에게 똥을 맞힌 가증스러운 이는 누구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한다.)
왕은 역시 함께 온 망나니에게, 엎드린 죄수의 똥구멍을 달궈진 인두로 지지도록 하였다.
그리고, 시민들 앞에서 말하길, 앞으로도 이런 이가 나오면 일주일에 한 명씩 똥구멍을 지져버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왕은 이제 시민들에게 폭군이 되었다.
하지만 길은 확실히 전보다 깨끗해졌다.
소문에 의하면, 어느 높은 귀족의 서자도 똥구멍이 지져졌다고 한다.
사실 산책할 때 생각했던 버젼이랑은 조금 다름
공식적으로 행차에 나선 것도 아니었고, 왕한테 똥맞춘 놈은 어떻게 됬나도 생각 안했었고
뭣보다 원래는 귀족 자제가 아니라 왕자의 똥구멍이 뒤질 예정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