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7의 신라컴퍼니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악의 집단임.
별의 피라 할 수 있는 라이프스트림을 마황에너지로 전환해 인류 문명을 발전시켰지만
동시에 지구를 멸망의 위기로 몰아넣은 만악의 근원임.
그리고 작품 내엔 아발란치라는 세력이 있음. 지구멸망을 막기 위해 신라에 대항하는 세력임.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게 이 악의 세력에 대항하는 아발란치는 시민들에게 사실 별다른 지지를 받지 못함.
작중 게임 속 미드가르 시민들에게 아발란치는 그냥 테러단체 쯤으로 취급받고 있음.
이게 미드가르 플레이트 위에 사는 부유층뿐만 아니라, 사실상 착취받고 있는 슬럼가 주민들도 딱히 아발란치를 곱게 보진 않음.
사실 아발란치는 대의명분은 옳지만 신라를 대체할 비전이 없음. 이건 작품 내에서 신라의 회장인 프레지던트 신라의 입에서도 나왔음.
신라가 생체실험하고, 선동하고, 조작하고, 마황에너지 뽑아내서 환경파괴하고 있지만, 그래서 어쩔건데? 가 주요골자임.
'우리 없이 니네가 살 수 있겠냐', '아발란치 너네가 감히 우리 신라를 대체할 수 가 있겠냐'
심지어 저 논리에 아발란치 내에서도 가장 급진적인 세력의 수장인 바레트 조차 딱히 반박을 못함.
아발란치는 진짜 신라를 물리치고 난 이후의 아이디어를 작품 내에서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
애초에 미드가르 시민들도 라이프스트림은 별의 피고 이걸 마황에너지로 막 사용하면 지구 멸망한다는거 알고있음.
그래서 아발란치가 왜 저런 활동을 하는지도 어느정도 알고 있기도 하고,
하지만 언제 올지 모르는 멸망의 공포 때문에 신라가 쌓아올린 문명을 과연 포기하는게 쉬울까?
감당못할 정도로 엄청나게 발전한 문명의 혜택을 포기하는게 가능하기는 할까?
솔직히 아발란치도 몰래몰래 마황에너지 사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임.
이런 와중에 아발란치의 투쟁방식은 더더욱 과격함을 달리고 있음.
더구나 신라컴퍼니는 선동에도 능한 집단답게, 이런 점을 아주 잘 이용함.
신라는 아발란치의 활동이 시민들의 생활과 안전을 위협하는 테러행위(사실 어느정도 맞기도 함.)로 규정하고,
오히려 아발란치의 활동을 더욱 과격하게 보이도록 유도함.
그리고 미드가르 주민들에게 아발란치는 내 재산과 내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테러범으로 낙인 찍힘.
지구를 멸망위기로 몰아넣는 악덕기업 신라는 어느새 시민을 지키는 정의의 사도가 되어버리고,
지구멸망을 막기위한 저항세력인 아발란치는 졸지에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테러단체가 되어버림..
그래서 작중 클라우드와 바레트 일행은 내내 신라컴퍼니의 선동에 놀아나고 있음.
정말 웃긴게 뭐냐면, 이게 게임 내 캐릭터들뿐만 아니라 게임의 전체 스토리를 이미 다 알고 있는 플레이어입장에서도 신라를 더 옹호하게 됨..
플레이어는 작중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내가 한 일 때문에 왠지 미드가르 주민들이 죽는거 같고, 그저 평범한 직장인으로 보이는 신라 사원들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됨.
그리고 프레지던트 신라가 던진 말처럼
'신라가 나쁘긴 한데 쟤네 없어지면 대체 어떻게 되는거지?'를 계속 고민하게 됨.
그리고 신라 컴퍼니 기업광고 하나로 다 신라뽕에 세뇌됨...
아발란치는 작중 시민들 뿐 아니라 게임하는 사람들에게도 응원을 못 받고 있음.
근데 신라 컴퍼니가 나쁜건 맞음.
저 세계관에서 마황 에너지 쓰지 말라는건 현실에서 기름 쓰지 말라는거랑 동급 아님?
맞음.. 더구나 어떻게 보면 그 이상이기도 함. 저긴 마황이라는 단일자원 하나만으로 다른 모든 에너지원들을 대체한터라 마황없으면 저 무지막지한 거대문명을 돌릴 대체제가 없음...
솔직히 우리도 비인도적인 회사라고 하지만 그 기업이 없으면 전기 인터넷 끊긴다라고 가정한다면.. 지구를 위해서라지만 그건 미래의 지구지 나랑 상관없다고 생각할 사람 많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