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야야야....지금 머리 피 나는거 아냐..?"
선생님이 요새 몸이 좀 안 좋다길래
운동을 권유했는데 처음엔 괜찮았거든요?
근데 이 인간이 갑자기 덤벨로 허세를 부리다가 그대로 머리를 쌔게 박았습니다.
..뭐 상처가 나지 않았나 살펴는 보았지만 그다지 큰 상처는 보이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그래도 무슨 이상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운동을 중단하고
샬레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좀 이상합니다.
(위이이이잉)
갑자기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그게 이상한 건 아니지만, 바로 돌아와서 사무실이 더럽다면서
청소기를 돌리고 있습니다.
서류정리도 잘 안하는 인간이 갑자기 이러는 건
아무래도 외상이 아니라 내상이 문제인 거 같습니다.
그러다 몇 시간이 지나고 갑자기 사라졌길래
무슨 볼일이라도 있나 싶어서 전화를 걸었더니
[아 나 지금 옥상인데]
뭐 기분 전환으로 옥상에 갈 수도 있죠.
그런데 그거만이면 별 터치를 안합니다.
한 손에는 담배를 피고, 다른 손에는 사과를 먹고 계셨습니다.
..무슨 조합인가요 그건
진짜 머리 크게 다친 거 같습니다. 치나츠를 불러와야 할 거 같아요.
그리고 샬레는 금연구역이에요.
그러다 시간이 또 지나서 퇴근 시간이 될 무렵
"아래에서.. 위로 오른쪽! 아래에서 위로 오른쪽!"
허공에다 잽과 훅을 날리면서 권투 연습을 하고 계셨습니다.
"선생님..뭐해요?"
"연습 언제 날아올 습격에 휘말릴 수 도 있잖아?"
습격과 권투가 무슨 상관이 있는걸까요.
총 한방 맞으면 죽을 수 도 있는 양반이
..그리고 연습할거면 복장이라도 다른걸 입으세요.
와이셔츠에 트레이닝 바지는 무습 조합이에요?
혹시 이 병명이 무엇인지 아시는 분은 연락바랍니다.
진짜 급해요.
그런 모습으로 몇 시간째 쉐도우 복싱을 하다가
집으로 도착해서는 바로 잠에 드셨습니다.
근데 도대체 와이셔츠 카라를 왜 세우고 잠에드는걸까요.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세요. 선생님"
"으응...시러.."
"..하아"
선생님. 내일 모레면 서른이세요.
좀 정신..아니다
"제가 없으면 선생님을 봐 줄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그렇게 선생님의 옷을 갈아입히고 저도 같이 잠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반드시 이 인간을 병원에 데리고 가야겠어요.
"에헤..아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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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글이 갑자기 써보고 싶어졌어요
아코!
결혼했는데 아직도 선생님이라 불러? ㅋㅋㅋㅋ
결혼글을 썼었어...? 아니 결혼글이네 지금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