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 - by Harry Turtledove.
캡틴 토그램은 무적호(Indomitable)가 하이퍼드라이브에서 빠져나왔을 때, 요강을 이용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자주, 이 록솔란족 장교는 배멀미로 고생을 하곤 했었다.
그는 요강을 들어올리고 그 안에 토악질을 쏟아내었다.
몸의 경련이 잦아들자, 그는 요강을 내려놓고 눈물 투성이인 눈가를 그의 앞발의 부드러운 회갈색 털로 훔쳐냈다.
“신들이시여 맙소사!” 그는 울화통을 터트렸다.
“대체 왜 선장은 우리에게 미리 경고를 하지 않는 것이지?”
그의 병사들 몇몇이 그에게 강렬히 맞장구를 쳤다.
그 순간, 복도에서 전령이 들어왔다. “현실 우주로 돌아왔습니다”
젊은 전령은 찍찍거리며 외친 뒤, 옆방으로 뛰어갔다.
비아냥거리는 소리와 욕설이 그의 뒤에 던져졌다.
“야 이 ㅆㅂ!”
“알려줘서 참 고맙다!”
“조타수에게도 말하지 그래? 그 색퀴들도 모를 수 있으니깐!”
토그램은 한숨을 쉬면서 솟구치는 짜증에 그의 주둥이를 긁었다. 장교로서, 그는 병사들의 모범이 되어야 할 자였다.
그는 아직 젊었기에, 자신의 그러한 책임감을 아직 무겁게 느끼는 한편으로,
제법 짬이 찬 덕분에 자기 자신보다 계급이 한두개 정도 위라고 해서 크게 기대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높은 계급은 귀족 가문 출신 아니면 돈 많은 자들에게 가는 것들이었다.
다시금 한숨을 내쉬면서 그는 요강을 구석에 집어넣었다. 금속 뚜껑은 그것의 악취를 가리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우주 공간에서 16일간 항해하면서, 무적호 내부에는 찌린내와, 상한 음식 냄새와, 그리고 그것들보다도 더욱 역겨운 체취로 가득차 있었다.
록솔란 함대의 다른 전함과 비교해도 딱히 상태가 좋은건 아니었다.
성간 항해란 늘 그런 것이었다. 악취와 어둠이야말로 왕국의 팽창을 위해 병사들이 지불해야 할 댓가였다.
토그램은 등불을 집어 들고 그 안에 있는 등불벌레들을 깨우기 위해 흔들었다.
녀석들은 놀라면서 은색의 불빛을 번뜩였다.
캡틴이 알기로는 몇몇 다른 종족들은 조명으로 횟불이나 양초따위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등불벌레들은 비록 잠시동안만 빛을 발하긴 해도 산소를 적게 소모했다.
조심성 많은 병사 답게, 토그램은 빛이 들어오는 동안 자신의 무기를 점검했다.
그는 자신의 권총 4정을 항상 쓸 수 있도록 장전된 상태로 유지했다.
상륙 작전이 개시된다면, 두 자루는 그의 혁대에 장착될 것이고, 다른 둘은 그의 부츠걸이에 장착될 것이다.
그의 검 쪽이 더 신경이 쓰였다. 우주선에 언제나 가득찬 습기는 칼날에 좋지 않았다.
역시나, 그는 칼날에 슬은 녹을 발견하고 그것을 즉시 갈아냈다.
그는 레이피어의 날을 갈면서 그들이 침공하게 될 행성계는 어떤 곳일까 궁금해했다.
그는 그곳이 거주에 적합한 행성이길 빌었다.
가장 가까운 록솔란령의 행성에 도착하기 전에, 무적호의 내부 공기가 지나치게 더러워질 위험이 있었다.
그것은 우주를 항해하는 자들이 짊어지는 위험 중 하나였다.
그것은 딱히 중요해 보이지 않는 별이었다. 작은 노란색 항성은 보통 거주 가능한 행성을 한두개 정도 가지고 있으니깐. 그래도 그것은 거기에 있었다.
그는 너무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걱정이란 것은 날카로운 이빨 처럼 한번 물어 뜯기 시작하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 법이었다.
그는 그의 침상에서 일어나서 조타수들이 어떻게 하고 있나 보러 가기로 하였다.
늘 그렇듯 랜시스크와 그의 부사수 올그렌은 망원경으로 밖을 쳐다보고 있는 저질 유리창에 대해서 불평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불평은 그만 하는게 좋을거요” 토그램이 문가에서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적어도 밖에 환한 빛이 있지 않소?”
너무 오랫동안 등불벌레의 빛에 익숙해진 탓에,
그는 관측실에 들어가기 전에, 방 안을 채우고 있는 강렬한 태양빛에 익숙해지는데 잠시 시간이 걸렸다.
올그렌의 귀는 짜증을 내는 듯 뒤로 접혀졌다. 랜시스크는 나이가 더 많은 만큼 차분했다.
그는 자신의 손을 부사수의 팔에 올렸다.
“토그램 군이 내뱉는 소리에 일일히 다 반응한다면 아마 시간이 남아나질 않을 걸세.
이 친구는 알에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말썽꾸러기였다니깐. 안그런가 토그램군?”
“네, 네 어련하시겠습니까.” 토그램은 하얀 주둥이를 가진 선임 조타수를 마음에 들어했다.
그의 친족들과는 달리, 랜시스크는 그의 직업이 자신을 신이 예비하신 무슨 위대한 존재로 만든 것 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순간 올그렌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의 짧막한 꼬리의 끝이 꿈틀거렸다. “저기 행성이 보입니다!” 그가 외쳤다.
“어디 보자고.” 랜시스크가 말했다.
올그렌은 망원경에서 물러났다.
두 조타수들은 밝은 별들을 하나씩 조사하면서, 구체의 표면을 드러내어 행성임이 확실한 것들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
“행성이 맞군” 랜시스크가 잠시 후 말했다.
“그러나 우리를 위한게 아니야. 저런 노란색 줄무늬가 둘러진 행성들은 유독한 공기로 가득차 있지.”
올그렌이 시무룩해하는 것을 보자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닐세. 저 행성에서 주성을 이은 선을 훝어보면, 다른 행성들도 곧 찾을 수 있을 거야.”
“저 별은 어떻습니까” 토그램이 그가 보기에 다른 별 보다 더욱 밝게 보이는 별을 가리키며 물었다.
올그램은 아마추어 나부랭이보다 자신이 더 잘 안다는 투의 투덜거림을 내뱉었지만, 랜시스크는 날카롭게 꾸짖었다.
“캡틴은 네녀석보다 더 많은 행성들을 우주 공간에서 봐 왔었단다 애송아. 그가 말한 대로 하거라”
귀를 시무룩하게 늘어트리며 올그렌은 그 말에 따랐다.
그리고 그의 불쾌감이 사라졌다. “초록색 행성이 보입니다!” 그가 외쳤다.
랜시스크는 그의 망원경을 하늘의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으나, 그 소리를 듣고 부랴부랴 시선을 돌렸다.
그는 부사수를 밀쳐내고 망원경의 촛점을 조절한 뒤, 확대된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올그렌은 한쪽 발에서 다른쪽 발로 제자리에서 뛰고 있었고, 그의 탁한 갈색 털은 판결을 빨리 듣고 싶어 안달이 난 듯 부풀어 올라 있었다.
“아마도” 선임 조타수가 말하자 올그렌의 얼굴은 환해졌으나, 랜시스크가 이어서 말한 것에 다시금 시무룩해졌다.
“그런데 물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군. 더 나은 곳을 찾지 못한다면 가 볼수는 있겠지만, 일단 좀 더 찾아보세나.”
“루오프들이 좋아할 만한 행성을 찾았군요” 토그램이 말했다. 랜시스크는 낄낄거렸다.
록솔란 족들은 새로운 행성의 대기를 시험하기 위해서 이들 작은 동물들을 데리고 다녔다.
루오프가 함선의 에어락에서 행성의 공기를 호흡할 수 있다면, 그것은 키우는 자들에게도 안전하다는 뜻이었다.
그 다음으로 관측한 별들이 완고하게도 그저 빛의 점으로만 남아있게 되자 조타수들은 짜증을 내면서 으르렁거렸다.
그러던 중 랜시스크는 그의 망원경을 바라보면서 경직했다.
“여기 있다” 그는 조용히 말했다.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곳이지. 이것 좀 봐라 올그렌.”
“오 이런, 맞습니다” 부사수는 잠시 후 답했다.
“슬레본 사령관에게 보고하고, 그의 감지 장비가 우리 함대 이외의 하이퍼드라이브 항적을 포착했는지 물어보도록 하게”
올그렌이 바쁘게 뛰어가자 랜시스크는 토그램을 가까이 오도록 불렀다.
“자네도 한번 직접 보시게”
보병대의 캡틴은 망원경을 들여다 보기 위해 몸을 굽혔다.
칠흑같은 우주 공간에 대비되어, 망원경 속에 보인 세계는 향수병이 날 정도로 록솔란 행성과 흡사했다.
깊은 바다는 푸르게 빛났고, 그 위에 흰 구름이 떠다니고 있었다.
제법 큼지막한 달이 하나 근처에 떠 있었다.
두 천체 모두 반달 형태로 빛을 비추고 있었고, 무적호 보다도 주성에 더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착륙할 만한 육지가 보입니까?” 토그램이 물었다.
“망원경에 비춘 모습의 위쪽의, 극관 아래 쪽을 보시게” 랜시스크가 말했다.
“저런 갈색과 녹색의 색상은 물에선 나오지 않는 색이지. 이 행성계에서 정복할 만한 행성이 있다면, 지금 자네가 보고 있는 곳일세”
그들은 서로 번갈아가면서 멀리 떨어진 그 행성을 관찰하고 그것의 특징을 스케치하려고 하고 있을 때, 올그렌이 돌아왔다.
“어떻게 되었나?” 토그램이 말했지만, 그는 부사수의 귀가 생기 넘치는 듯 쫑긋 세워진 것을 이미 볼 수 있었다.
“우리 함대를 제외하곤 하이퍼드라이브의 그 어떠한 항적 조차도 행성계 전체에서 관측되지 않는답니다!” 올그렌이 씨익 웃었다.
랜시스크와 토그램 둘 다 마치 그가 단순한 전달자일 뿐만이 아니라 좋은 소식을 만들어낸 존재인 것인양 그의 등을 두들겨 주었다.
캡틴의 미소는 올그렌의 것 보다도 컸다.
이 행성은 정복하기 쉬울 곳임이 틀림없다고 프로 군인으로서 그는 확신했다.
이 부근의 그 누구도 하이퍼드라이브를 만들지 못했다면,
이 행성에는 지적인 생명체가 없거나, 아니면 원주민들은 미개인임이 틀림 없었다.
화약이 뭔지도, 비행기가 뭔지도, 그리고 전쟁이 뭔지도 모르는 무식한 놈들일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손을 비볐다. 착륙이 너무나도 기다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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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 가지마!!
지옥의 싸움꾼들이 온 우주에 풀려난다!!!
하지만 헬지구 앞에선 귀여운 아기 곰인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