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방용 크라운
간단하게 말하면 1.5주년에 맞게 만족스러운 퀄리티였지만 (일단은) 살짝 아쉬움이 남는 스토리였음.
뉴비 유입이 많은 (반)주년 이벤트 기간이고 지금까지의 (반)주년 이벤트 스토리는 뉴비들에게 스포 위험이 없는
본편의 프리퀄 격인 갓데스의 과거 이야기들이었던 반면
이번엔 최소 메인스토리 24지 이후 (인디빌리아, 토커티브의 부활, 니힐리스터의 일부를 흡수한 토커티브)의 스토리에
토커티브, 마리안의 떡밥이나 파이오니아 스쿼드가 앞으로 다가올 "결전"에 대비 중이란 점 등
앞으로 나올 메인스토리를 위한 중요한 빌드업이었네.
그래도 뉴비들을 배려해야 하니 주인공/라피 일행의 본편 행적은 일체 넣지 않은 채로 이벤 스토리가 진행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인스토리를 경험하지 못한 뉴비들로선 좀 ???인 설정들이 많기 때문에
이번 이벤으로 처음 니케를 시작한 유저들에겐 이벤트가 어떻게 다가왔을지 잘 모르겠음.
아마 킬로와 탈로스가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것도 이점 때문일듯.
이 둘은 기존 유저들에게도 완전 신규 캐릭터들이고 킬로와 탈로스의 (성장)스토리는 뉴비들 입장에서도
별다른 배경 지식 없이 이해하거나 공감이 가능한 서사였기 때문.
개인적으론 이런 인간(이라기엔 니케부터가 사이보그지만)과 기계의 공감을 좋아하기에 마음에 드는 파트였음.
둘의 동력원이 동일하단 복선을 일종의 각성 신으로 활용한 점도 좋았고.
3분 탈로스 모드는 시간 제한이 있긴 해도 전투력만 보면 탑급인듯?
(그건 그렇고 이 공들여 그린 장면은 뭔가 굉장히 에바가 떠올랐던...그 넝마가 되었던 에바 2호기 같은?)
그렇다고 킬로와 탈로스가 주인공은 아니었음. 어쨌든 그들의 역할은 각성(?)한 토커티브를 쫓아내는 데서 끝났고
최종 보스라 할 수 있었던 인디빌리아를 끝장낸 건 인디빌리아의 흉계를 역이용해서 비밀 병기를 사용한 크라운이었으니까.
하지만 차임과 크라운은 앞으로 이어질 스토리에서 더 활약해야 하기 때문인지 아직 서사를 아끼는 느낌이 강했음.
둘의 과거도 차임이 일부러 회상 형식으로 일부만 보여줬고 크라운도 결국 자기만의 소망에 대해 뭔가 찾아가는 이야기가 필요한듯?
(크라운은 왕이라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자신은 비어있어야 한다고 했지만 차임은 이를 주박이라 표현함)
둘의 비중을 고려하면 이건 반드시 본편의 주인공(지휘관) 일행과 한번 더 제대로 만나서 풀려야만 하므로
이번 이벤트에선 대략 크라운과 차임이 이런 캐릭터들이란 걸 보여준 편에 가까웠단 인상.
이런 제약이 걸린 것치곤 크라운/차임 두 콤비의 매력은 잘 드러났던 스토리였다고 생각함.
(중력파를 쓰시는 크라운도 멋졌고. 덕분에 인디빌리아는 좀 안습이 되었지만 이 정도 결전 병기는 있어야 퀸과 싸울 수 있겠지)
여기에 더해 이번 이벤은 마리안의 고충까지 보여줘야 했음. 심지어 이건 멘스 - 사이드 스토리에 이어지는 기나긴 빌드업임.
그렇기에 홍련, 스화, 라푼젤도 무리없이 끼어들어 조연으로 활약할 수 있었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이벤트는 크라운과 차임이 있는 곳을 배경으로 한 군상극에 가까웠다고 생각함.
하나하나는 괜찮았고 먹을 것도 매우 많은 스토리였지만
한편으론 이점 때문에 살짝 아쉽기도 한 게, 이벤트 제목이나 픽업 캐릭터만 보면 온전히 크라운과 차임의 이야기 같았거든.
그런 걸 기대한 유저들에겐 조금 아쉬울 수도 있었다고 봄.
그래도 종합적으론 앞으로 이어질 메인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매우 높여준 이벤트였고
하드 스테이지가 다 끝난 뒤 어떤 에필로그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멘스랑 연계되는건 좀 그렇긴함 이겜 멘스가 블루아카마냥 허들이 낮은것도 아니고
그런 단점이 있는 건 맞음. 아마 그점을 감수하고서라도 지휘관/라피 일행과 직접 관련이 없지만 멘스에 중요한 이야기를 이런 형식으로 풀어내기로 한듯?
14지+사이드 스토리까진 그럴 수 있다 생각했는데 24지는 좀…
24지 정도면 투력 허들이 꽤 높기 때문에 그냥 이번 이벤부터 본 뉴비들에겐 "어쩔 수 없다, 자세한 점이 궁금하면 계속 니케를 달려라!" 같은 의도지
넌지시 던졌어야지!!!!!!
아 마리안이 헬레틱이라고 나오는 것부터 공식이 대놓고 스포하겠단 의도가 너무 선명했다고ㅋㅋㅋ
내가 글도 썼지만 킬로-탈로스의 서사는 니케 전체 스토리의 실전압축판이나 다름 없다 이번 이벤트 주인공은 솔직히 킬로야
내적 갈등이 심화 -> 이를 극복하고 성장 + 니케 스토리의 테마를 보여준 점에선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ㅇㅇ
뉴비는 뉴비대로 메인스가 프리퀄느낌이 되는거라 잘 보더라 괜한걱정이더라구 ㅋㅋ
이벤 기간은 넉넉하니까 멘스 초반 좀 진행하고 하면 뉴비들에게 더 괜찮을지도?(최소한 토커티브 등장까지) 이 시도가 잘 받아들여졌다면 앞으로도 이벤트로 현재 멘스랑 연계한 진지한 스토리들이 더 나올 수 있겠네.
이미 니케 이벤스는 은근히 메인스나 세계관이랑 연동된 떡밥을 조금씩 던졌었고 최근엔 식스오부터 일레그 설정까지 메인스의 연장선으로 본격적으로 쓰고있음. 오픈때 한꺼번에 풀었던 스토리들이 빌드업 역할을 해줬지만 지금은 석달마다 추가해야되니 빌드업 텀을 줄이기위한 활용이기도 하고... 지금 메인스 업데이트2번 연속 빌드업 좀 했다고 징징거리는 소리 많은데 이벤스 없이 떡밥풀고 빌드업했으면 난리나겠지
뽕 차는 장면들도 있고 재밌게 했고 킬로 & 탈로스 서사도 감동적이고 좋았지만 결국 이번 이벤스 주인공은 킬로였고 킬로 서사 푸느라 크라운, 차임 서사를 너무 못 푼게 아쉬움. 얘네는 레드애쉬처럼 메인스에서 더 풀수도 없어서 더 그렇고
그점은 나도 아쉽지만 크라운/차임은 앞으로 이어질 메인스토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필그림들이라 어떻게든 후속 스토리가 나오지 않을까? 그게 시간이 좀 걸릴 거 같아서 궁금한 입장에선 답답한 면은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