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대도서관의 한탄
어제 자 100분 토론 다 보고 나서 정말 답답하다고 느꼈음
어제 토론은 '게임 중독'을 질병화 하여 관리 하는 것에 대한 찬반이 주요 이슈임.
즉, 이미 '게임 중독'인 사람들에 대한 대우, 처우에 대한 논의가 주요 내용임.
그래서 원래 토론 자체는 깔끔하게 가야했음.
찬성하는 쪽은 게임 중독을 질병 코드화 하는 것이 게임 중독인 사람들을 체계적으로 도와주고 치료하는 절차를 마련할 수 있다는 쪽이고
반대하는 쪽은 '게임 중독'이라고 진단 내리는 것 자체에 대한 기존 연구들의 데이터 부족, 기준의 모호성, 질병이라 했을 때 낙인찍기와 그에 대한 부작용 (정신분열 환자나 사이코패스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생각해보면 됨) 등을 고려할 때 질병 코드화는 아직 아닌 거 같다, 이런 쪽으로 의견을 표명함.
그런데 이미 시작이 '게임 중독' 이라는 프레임으로 시작한 순간 사실 찬성 측은 반쯤 먹고 들어간 셈임.
내가 건전한 게임 이용자 가지고 뭐라하는게 아니라 게임 중독자에 대해서 말할 거다.
이들은 환자고 치료가 필요하고, 이 사람들 더 잘 수용하기 위해서는 게임 중독의 질병 코드화가 필수적이다.
이미 게임 끝났지?
그렇게 게임 중독에 대해 정통적으로 말하는 쪽이 찬성 측 패널의 이 사람임.
노성원 한양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실제 의사로서 몇 번이나 게임 중독자를 접해보고 치료한 경험이 있는 사람임.
이 사람의 말은 권위가 있음.
의사로서의 전문가적 지식, 실제 게임 중독자 치료까지 해봤으니 더 말할 게 뭐가 있나?
찬성 쪽에선 치트키 쓴 거로 보면 됨.
그리고
토론하는 내내 상대방 말 끊지 않고 조곤조곤하게 자기 논리 잘 설명하며 토론에 임하는 자세가 매우 젠틀함.
'게임 중독'의 질병 코드화에는 찬성하나, 그 기준이 모호하지 않고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는 등, 반대측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확실히 받아들이고 자기 입장을 말하는 등 토론자로서 태도는 100점임.
이런 식으로만 계속 찬성측 의견이 진행됐으면 사실 더 다른 말이 안나올 토론이었을 건데,
문제는 바로 찬성 측의 다른 패널임.
이 사람이 신나게 트롤링을 해버린 것이다.
자기 소개에서는 인터넷 과의존 예방 시민연대에서 나왔다고는 하는 데, 실제 하는 말을 곰곰히 들어보면
'학부모로서~' , '내가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를 안키워봐서 그래요~'
이게 인터넷 과의존 예방 시민연대에서 대표가 나온건지 학부모 연대에서 대표가 나온건지 모르겠음.
내가 보기엔 후자 같음.
그리고 이게 가장 큰 문제인거 같은데, 이 사람은 토론 태도가 빵점임.
토론의 기본은 주장과 그것에 대한 근거 제시인데, 이 사람은 토론을 하다보면 어느샌가
주장과 근거제시가 아니라 도덕적, 당위적 입장에서 설교를 하기 시작함. 더 이상 토론이 아니게 되는 거지.
어쩄든 이 시민연대 정책국장이라는 사람이 의견을 말하면서부터 토론이 굉장히 답답해지기 시작함.
이 사람이 드는 예시는 '초등학생이'. '여자중학생이' 등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의 폐해에 대해서만 언급을 함.
그러면서도 게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으면서 '일정한 기간동안 게임을 하지않으면 레벨이 다운되요, 그게 아이들에게 부담을 줘요'
이런 식으로 자기가 생각하는 게임의 안좋은 면만 말하며 무조건 학생에게 폐해가 생길 것이라는 식으로 말함.
같은 찬성 편이지만 앞 선 노성원 패널은 게임 이용자와 게임 중독자를 구분하면서도 중독자에 대한 언급이 주된 반면,
김윤경 패널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게임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게임을 하는 학생들을 굉장히 수동적인 존재로 보고있음.
그러면서 뒤의 학부모 패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결국
'게임 중독'이 질병이 아니라 '게임'이 질병이란 거임.
토론 주요 이슈에서 핀트가 어긋나기 시작하고 이에 대한 반발이
게임 중독 질병코드화 반대측에서 일어나면서부터
대환장쇼가 시작하는 거지.
이때부터 대도서관이 100분토론에서 한탄하기 시작한 순간인데,
대도서관은 부모에게 게임 규제를 당하는 학생들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김윤경 패널은 게임 하려는 아이를 바라보는 학부모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말하기 시작하며 토론이 굉장히 답답해짐.
노성원 패널이랑 반대측 게임학회장 패널은 게임 중독이 질병이냐 아니냐에 대한 이야기를 잘 이어가는데
유독 김윤경 패널의 (대도서관의 말을 빌리자면) '무지한' 게임에 대한 언급이 대도서관을 복터지게 만들고 있음.
그래서 오죽하면 대도서관이 김윤경 패널에 대한 반박을 할 때 학생입장에서 논지를 전개해 나갈까?
대도서관은 한국 사회에서 학생들이 얼마나 답답한 환경에 놓여있는지에 대해 말함.
일어나서 학교가고, 학교 끝나면 학원이 기다리고, 학원 끝나면 밤이고.
아이들이 이런 환경 속에서 건전한 다른 취미생활을 할 대안이 존재하지 않으니 게임을 하게 되고
그 환경이 심각한 아이들은 게임 중독에 걸린다.
즉 선후관계가 게임 중독이라 심각해지는게 아니라 이미 심각한 환경이기에 학생들이 게임 중독에 걸리게 된다
라고 말함.
물론 김윤경 패널쪽이 들을 턱이 있나?
더불어 학부모 패널들도 마찬가지.
또한 이 사람들은 게임이 학생의 일상 생활 기능을 방해한다고 하는데
그 학생들의 일상 생활이란게 뭐야?
하루종일 학교갔다가 학원 가고 학업,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발산한 시간도 장소도 별로 주어지지 않은 환경 아닌가?
학생들 입장에선 게임이 그 스트레스에 대한 대안을 제공하는데 더 이상 나은 대안을 제시할 수 도 없으면서 무조건 게임은 '악' 취급을 하고 있으니
게임하는 학생들 입장을 대변하는 대도서관 입장에서 환장을 안할 수가 있냔 말이야.
게다가 애초에 이 자리는 게임의 순기능, 역기능에 대해 논하자는 자리조차 아니거든.
게임에 대해 이해도 없고 그러려는 노력조차 안하며, 게임 중독도 아니고 게임이 질병이라고 말하는 패널이 찬성측 대표라고 나오는데
이 토론이 다른 주제로 안새고 건전하게 이어지길 기대하는 게 이상한거지.
그러다 토론이 끝나기전에 대도서관이 하는 말과 행동이 꽤나 인상적임.
자기가 바로 그 공부 못하고 게임만 하루종일 하고 부모님과 대들기도 했던 그 게임 중독자다.
왜냐? 게임밖에 할 수 없는데 부모님은 이해해주시지 못했거든
이러면서 자기가 그렇게 학생입장과 동일시 할 수 있던 배경을 설명하면서
자기와 게임을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던 부모님을 바라보던 눈길로
김윤경 패널을 바라보는 게 상당히 의미심장했다.
3줄요약.
1.토론의 주요 주제는 '게임 중독'의 질병 코드화이다.
2.그런데 한 찬성 패널이 게임 중독이 아닌 게임 자체가 질병이다는 식으로 논지를 전개해감.
3.그런 시각에 반발한 대도서관과 핀트가 어그러진 토론의 대환장쇼
저런 질낮은 논객 갖다놓고 하는건 토론이라고 부르면안됨 그러니까 저거보고 토론 ↗같이하네라고 생각하지말고 개그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보면서 깔깔대는게 좋아
저런 질낮은 논객 갖다놓고 하는건 토론이라고 부르면안됨 그러니까 저거보고 토론 ↗같이하네라고 생각하지말고 개그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보면서 깔깔대는게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