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게에 글쓰는건 첨이지만 군대괴담썰있길래 몇개 풀고 자러감
모바일이라 줄바꿈 이상해도 양해부탁.
1.논산에서 입대하고 견인차 특기병으로 대전에서 후반기를 받고 결국 3사단 독립중대까지 끌려간 나는 동기들보다 자대에 늦게왔고 자대배치 되고 얼마 안되서 일병을 달았다.
당시 아래 위 한달까지 동기로 취급하던 3사단에는 한달 늦게 입대했으나 먼저 자대배치 받은 동기들이 몇 있었는데 그중 한명은 소위 말하는 관심병사였음.
입대 전 심리학과에 재학중이였고 마침 상담센터에서 실습을 하다온 나는 자연스래 그 동기를 맡게 되었고 50명이 한방에서 길게 누워 자는 침상형 구 막사에서 특별히 내 옆자리로 옮겨져 잘때도 같이 지내게 되었다.
나랑 있을때는 멀쩡하게 행동하던 그 친구는
유독 야간 경계근무를 설때면 끊임없이 혼잣말을 한다거나 대꾸를 하지 않는다거나, 또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 처럼 행동하는 증상들이 있어서 처음에는 포병으로 배치되었으나 금방 행정병으로 보직 변경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증상은 매번 반복 되었고, 같이 3사단 신교대로 입대한 다른 동기들 말로는 신교대생활중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하니 나도 어느정도 이친구가 군생활이 힘드니까 꾀를 쓰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있었는데
하루는 자다가 새벽에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깨었는데
그 친구가 바로 내옆에 앉아 정말 서럽게 울고있었다. 한손에는 1.5리터짜리 밀키스를 들고 다른 한손에는 자유시간을 들고.
진정시키려고 말을 걸려고 했는데 자세히 보니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입은 웃고있었고 흐느끼면서 동시에 웃고있었다. 옆에는 이미 다 마셔버린 밀키스통이 두개나 굴러다녔고 전날 저녁에 한박스 째로 사둔 자유시간은 이미 한 다 먹어치운 봉지만 주변에 가득했다.
이미 내가 하는 말은 들리지도 않는 다는 듯이 끊임없이 울며 웃으며 먹고 마시는 그 친구를 보고 나는 바로 당직사관에게 보고했고.
몇일 지나지 않아 바로 그린캠프로 옮겨졌다.
그 후 몇달간 소식조차 듣지 못했는데 우연히 훈련중 다치게 된 나는 사단 의무대에 진료를 받으러 가게 되었고.
거기서 정말 오랜만에 저기 멀리서 걸어오는 그 친구를 만났다.
반가운마음에 이름을 부르며 다가갔는데 멍한 표정으로 바닥만 보고있던 그 친구는 내가 하는말에는 대꾸도 않고 조용히 있다가 나한테
"바닥이 자꾸 올라와서 조심하지 않으면 부딫힐꺼다"라고 하곤 병실로 돌아갔다.
그 당시에 그린캠프로 이송되면 향 정신성 약물들을 처방받는다는 괴담같은게 많이 돌던 시기였는데... 그 몇달 후 그친구가 의가사 전역했단 소문만 들었을 뿐.. 어떻게 되었는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