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입양갔던 사람들 나중에 부모님이랑 연락이 닿으면 서로 편지를 보냄
아기 때 간 사람들이 많아서 한국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음
한 10개 가량 편지 번역했던거 같은데 기억에 남던게
딸이 친아빠한테 보내는 편지였음
문맥으로 알아낸게
아빠가 자기 엄마랑 낳은 딸 네명이 있었는데 아들을 계속 원해서 딴 여자랑 불륜함
근데 불륜녀도 딸 낳음 아 ㅋㅋ
불륜녀는 암 걸렸고 아빠는 애를 키울 '준비가 안 돼서' 딸 입양보냄
자기는 친어머니랑 연락이 안 닿는데 혹시 아버지는 친어머니랑 헤어지고 다시 연락했는지, 병은 나으셨는지, 소식 아시는지
질문 한 5개를 연달아 해놓고 너무 질문이 많아서 미안하다고 하는 부분은 진짜 슬프더라....
대체로 입양간 사람들은 다 잘 살고 있었어
편지에서부터 그게 느껴지는게 어휘 선택이 다양하고 묘사들이 고급지거나 시적임.
대학 교수도 있었고, 음악가들이 여러명, 그리고 평범하게 회사원들도 있었고.
반면에 입양 보낸 부모측은 사정이 안 좋은 경우가 많음
부모님들이 보낸 편지들도 보면 맞춤법이 많이 틀린다던가, 대체로 짧음.
딱히 내용을 안 봐도 거기서 어려운 배경이 느껴짐.
입양아 측에서 보낸 편지 중 제일 기억에 남는게 위의 거라면 부모 측에서 보낸 건 이거였음
보통 부모들도 용서를 빌거나 하면서 자연스레 편지들이 길어지는데 이건 딱 5 문장쯤이었음
XX아
그땐 미안해
엄마가 너무 힘들었어
그런데, 돈 좀 보내줄 수 없니?
미안 ^^
이거 보고 지금까지 눈물겨운 편지들 읽으면서 뭉클해진 가슴이 팍 식더라.
과거사정이 어쨌든 현재에는 편안하시기를
그래서 실제로 친부모 찾은 입양아들이 오래 친부모랑 연락하고 지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하더라...
저 사연속의 아버지랑 돈 보내달라는 XX은 진짜 벼락 맞고 X지거나 골골대다 요단강 건넜으면 하네요(...)
근데 그때 70~80년대에 딴여자랑 살림 차리는게 진짜 흔하긴 했었나봐, 그 뭐냐 검정 고무신에서도 그런 애 나오잖아. 그리고 내가 번역하면서 본 거만 해도 여러명이었음
한 40년 전까지도 돈있는 시골 유지들이 아들 없어서 첩 들였다는 이야기가 있긴 했지만... 저런 케이스는 본인이 인간이길 포기한 거죠.
마지막이 정말 정신적으로 사람 힘들게 하는 내용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