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그 말에 대한 직접적인 반론이 아닌, 저 말이 작품 연재가 한창 진행된 뒤에나 나왔다는 점에 대한 반론으로써, 유비는 애초부터 저런 캐릭터로 디자인 되어 있었음. 출세하고자 한것도 가족 혹은 가족과도 같은 사람들 거느리며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게 근본 동기였지, 조조처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기가 바라는 패업을 일궈내고자 하는 성향과는 일관성있게 거리가 멀다고 묘사되어 왔음. 만약 유비가 뒤늦게 도중의 도덕적 이상이나 야심을 앞으로 드러내는 캐릭터로써 나왔다면, 그거야말로 캐붕이 되는 셈이라고봄. 이 점을 지적할거라면, 태초의 디자인 자체가 문제였다고 지적하는게 맞다 생각함.
그렇다면 이제 문제는 이런 유비의 디자인이 정말로 문제인가 라는 점인데, 이는 연의의 유비를 독자의 니즈에 맞춰 맞깔나게 재해석했는가를 기준으로 따지자면 하자가 있을지 몰라도, 삼국지라는 타이틀을 떼놓고, 성장하는 주인공의 캐릭터 디자인으로써 문제가 있는가라고 따진다면, 아직 장담할 수는 없고, 가능성은 있다.라고 볼 문제 아닌가 싶음. 유비의 모습이 정말로 현재 그대로 유지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임. 미축이 어째서 '힘도 없으면서 조조에게 맞서고 서주를 탐내는 것이, 제 덩치에 감히 삼키지 못할 큰 먹이를 탐하는 작은 실뱀 같다'라고 평했을까에 대해 '자신과 가족들 챙기고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선 무슨 짓이든 할 법한 유비란 인간의 잠재된 면'을 꿰뚫어보았기 때문인거라고 생각함.
다시말해 이는 유비가 상술한 자신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패권이 필요하다는걸 자각함으로써 조조처럼 야심을 위한 야심이나 원소처럼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한 야심이 아닌, 필요에 의한 야심가로써 각성하는 스토리 라인을 그려볼 수도 있다는 것.
그러므로 유비가 마냥 소시민이 됬다는건 적어도 아직은 이른 비판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가족이랑 평화롭게 살려면 그냥 시골서 농사 지어라'라는 비판또한 타당성을 지적할 수가 있는데, 삼국지의 배경은 난세고, 유비의 목적은 단순히 가후마냥 '생존'하는게 아닌 '가족과 평화롭게 생존'이며, 난세에서 단순히 개인의 생존이 아닌 가족 이상의 단위의 평화를 지키려다보니 힘이 필요하고, 그러다보니 그 평화를 지킬 힘을 위해 미리 손을 쓰는 구도가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할 문제인듯. 서주 구원 문제도 공손찬 밑에서 평화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느낄 수 있는 상황(유우 처형)을 봤으며, 그 때문에 애초부터 손절각을 재다가 서주를 구원한 거고.
사람들이 삼국지 유비를 빠는 이유가 힘과 폭력의 난세의 시대에서 유일하게 인의를 실천하는 인물이었다는건데, 즉 불의에 정면으로 맞선 유일한 인물이라는건데 소시민 유비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으니까 별로임. 유비 자체가 성장할수 있는 주인공이다 그건 물론 작품의 향후방향에 따라 맞는 말인데, 근데 그럼 왜 주위에 그 많은 사람들이 고작 소시민인물한테 붙어있느냐 그 자체가 말이 안됨.
그니까 본글에도 나왔다싶이 인재들이 유비에 접근하는 이유가 나님 정도면 얘를 얼굴마담으로 등쳐먹을수 이용해먹을수있다 이 이상의 논리가 안나옴.
다른 삼국지작품봐도 제갈량 나오기전 유비는 진삼시리즈같은 정도아니면 어느정도 번뜩이는 부분이있는데 삼톡유비는 착한사람이란걸 강조하고싶어하는거같긴함
ㅇㅇ 이거는 그럴만함. 말했듯이 사람들이 연의의 유비를 기반으로 자연스레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 필연적으로 있는데, 그걸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은 불호요소가 될만하다 봄. 2번째는 애초에 관우와 장비가 붙은건 능력이나 비전같은거 이전에 뜻을 함께하는 형제로써 붙은 것에 가깝고, 이후에는 본인과 가족들 살리려고 서주로 도박해서 성공하는 인증서 역할을 할 공적을 보여줬으니까.(애초에 미축이 저런 판단을 한 근거가 이거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