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먹기 전에 초안 써놓고 자야지
1.
수마는 본질적으로 엄청난 속도의 전개를 베이스로 깔고가는 작품이며
제작진 역시 이 한계를 잘 알기에, 독자들이 예상할 수 없는 급격한 변화구를 연속해서 던지며 작품의 흥미와 재미를 끌고왔다
2.
그렇기 때문에, 이 속도로 전개되는 작품이 '뻔해진다' 라는 점은 치명적이다.
다른 작품이라면 그 뻔한 전개 속에 여유와 만듦새를 넣을 자리가 있지만, 이 정도 속도에 뻔하다면 그냥 요약본 정도로 남기 때문.
3.
따라서 미오리네의 지구 교섭 파트가 정말 1의 변화구 없이
'세상 물정 모르는 미오리네 - 암튼 덩그러니 스타트업 기업 결과물을 보여주는 미오리네 - 암튼 그걸 일부 수용해주는 어시언 대표'
로 전개된 이상
이렇게 협상이 잘 이뤄졌구나 생각할 시청자들은 없을 것이다.
어차피 프로스페라의 수작으로 홈파망 날게 뻔하니.
기계적 스터리텔링 장치의 일부가 된 캐릭들에게 인간미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들에게 인간미를 부여할 시간이 없다.
4.
그렇게 해서 나온 하이라이트의 지구 폭동 역시 너무 짧고, 굵지도 않다.
건담이란 매체는 민간인이 죽어나가는걸 가장 다채롭고 비극적이게 연출하던 시리즈였지만, 이번 화의 민간인 피해는 그냥 시체 몇 구와 울고 있는 어린애. 끝.
물론 이유는 단순하다. 시간이 없으니까. 러닝타임이 짧으니까.
5.
역으로 제작진은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캐릭터를 살려내는지를 잘 보여준다.
세실리아와 5호기의 출연분은 훌륭하고 캐릭이 살아있으며, 구엘 파트는 늘 그렇듯 안정적이고, 하다못해 1화만에 각성이라는 슬레타도 적어도 한 화 분량은 제공받았다. 덕분에 방출되어 우는 태아 - 젖을 먹고 사랑을 받아 자립이라는 상징까지 집어넣어. 빠르지만 얼개는 잡힌 각성씬이 부여되었다.
문제는 그러다 보니, 옆의 미오리네와 어시언 전투 파트는 비교되며 내리치기 당하는 것이다.
'샤디크가 범인이다 - 섀리우스를 잡아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샤디크는 섀리우스를 자기 손아귀, 즉 그래슬리 기숙사에 투옥하고 있을 것이다' 라는 미오리네와
'우린 대화를 위해 왔는데 왜 호위가 필요해요?' 하는 미오리네는 매칭되지 않는다는 것.
한줄요약 - 분량 뺏어먹는 경계전기가 강아지네!
꼬우면 깐부를 욕해라 반다이에.직접가서 깽판치던가
한줄요약 - 분량 뺏어먹는 경계전기가 강아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