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파묘를 보고 왔음. 올해 첫 극장 관람 영화인데...
이거 이거...기대를 너무 했나 봄.
후반부가 호불호가 갈린다는 말이 있어서 그거 하나 좀 걱정했는데 그게 딱 걸려버림.
일단 이 영화 오컬트 호러 영화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크게 실망했음.
정확하겐 내 기준으로 오컬트 호러 영화가 아니었음.
1. 내가 오컬트 호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귀신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면 안된다임.
이 분야에서 엑소시스트가 레전설로 남는 게 그 영화에선 귀신이 직접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오로지 빙의된 여자아이에게서만 간접적으로 관객에게 어필을 해서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초월적 존재에 대한 공포감을 극대화 했었음.
이 글 제목의 곡성도 마찬가지인데 그 영화 마지막에 악마가 모습을 보여주지만
곡성에선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에게 누구도 믿지 말라는 걸 계속 보여줌으로
막상 악마의 모습을 실제로 보여줘도 그게 진짜 악마인건지 관객 스스로도 긴가민가하게 만들었음.
그와 반대가 인시디어스 시리즈인데 이 영화를 내가 안보는 이유는
대놓고 뿔나고 하반신이 짐승의 모습을 한 악마 모습을 보여준거에 너무 실망해서 그 뒤로 ㅂㅈ 않았지.
그럼 왜 보여주면 안되냐하면...
중간에 말했지만 오컬트 호러가 무서운 건 내가 물리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초월적 존재에 대한 공포심 때문임.
눈에 보이지도 않고 보인다 해도 이걸 어찌 못할거 같은 그런 존재감.
근데 인시디어스도 그렇고 오늘 보고 온 파묘도 그렇고...
귀신을 그렇게 대놓고 보여주면 뭘 어쩌자는 건지...
막말로 영화에서 보면 사건때문에 주변에 군부대가 있었는데
그냥 그 무덤자리에 곡사포 한방 날리면 그대로 영화 끝나지 않을까? 란 생각까지 들었음.
2. 더 심각한 건 영화 스스로 공포라는 감각을 일부러 날려버림.
파묘꾼중 한명이 사람 얼굴을 한 뱀을 죽였을때 일부러 화면을 급전환해서 그게 정말 사람 얼굴의 뱀이었을까?
아님 파묘꾼이 본 환상이었을까? 라는 의구심을 보여줘놓고 최민식이 다시 가서 조악한 모형의 사람얼굴 뱀을 발견하는 건....
사람얼굴 뱀이면 학회에 가져가서 보고를 해야하지 않을까란 생각만 들었음.
차라리 사람 얼굴 뱀이 아니라 그 관을 거기에 묻을때 해놓은 주술도구였다면 어땠을까 싶었는데 이건 좀 너무했지.
3. 사무라이 귀신도 좀 너무한게...어차피 오컬트 크리쳐물로 전환했다면...그래 그거까진 참아보겠는데
문제는 귀신이 무섭지가 않음. 가짜 서낭당 나무와 대치하는 장면이라던가 하는 부분에서
멀뚱히 서서 나무와 서 있으니 나무의 크기 때문에 역으로 귀신이 왜소해 보이는 효과가 나옴.
귀신이 아니라 무슨 최홍만이 변장한건가 싶을정도.
게다가 너무나 대사를 너무 또박또박 말하는 통에 귀신이란 느낌도 사실 안 들었음.
아따 귀신 예의 바르네 싶을 정도로.
진짜 귀신이 들어있는 관을 절에 옮겨온데까진 그래도 볼 만 했는데
이 귀신이 실체화하며 크리처물로 바뀌면서 내 눈을 의심했지....
물론 흥미로운 장면도 많고 배우들 연기도 다 좋았음
단지 내가 이 영화를 오컬트 호러로 생각하고 봐서 개인적으로 실망했던 거고.
확실히 나처럼 실망한 사람...적지 않을거라고 봄.
암튼 앞으로는 이 감독 작품에 대해선 오컬트 호러를 기대하고 ㅂㅈ 말고 봐야겠음.
사바하보고 기대 많이 했는데...ㅡ.ㅜ
난 솔직히 오컬트를 퇴마록, 검은 사제들로 접해서 딱히 뭐 그런거 상관 없었음. 2번은 일반 뱀이 아니고 일본의 요괴 누레온나임.
그리고 공부한 티가 많이 나는 감독이라 좋았음. 좀 허접한 공포물은 동양은 밑도 끝도 없이 굿 장면 대충, 대충 뭐 밑도 끝도 없는 말이나 닭피, 밑도 끝도 없는 팥이랑 소금, 방울 이런 것들로 굿 흉내만 내고, 서양은 밑도 끝도 없는 십자가, 밑도 끝도 없는 성경책인데 이 감독은 모든 무속 행위, 모든 불교의 경전, 모든 구마 예식 하나하나마다 그 효과와 방법을 매우 정확하게 구현해서 참 좋았음. 이번 파묘에서도 그랬고.
퇴마물이라고!!
난 개인적으로 감독 야심이 느껴지는 작품이라 이 작품도 좋았거든. 솔직히 말해서 이런 것들 되게 일반 대중들에게 다가갔을 때 딱 외면받기 매우 쉬운 장르거든. 뭐 화려한 그래픽으로 불꽃 팡팡 터트리며 귀신 퇴치하는게 아니고 뭐라뭐라 주문만 중얼중얼거리기만 하는데 막 귀신이 고통받고 막 그런거 솔직히 안와닿잖아? 근데 영화에서 이런걸 대놓고 해버린게 자기 역량을 시험하거나 뭐 여튼 야심이 느껴졌음, 너무 대놓고 대중들이 외면하기 딱 좋은 소재들을 이렇게 빠꾸없이 박아버린다고? 에서. 그리고 그걸 꽤 잘 만들어서 난 상당히 만족했었거든.
글쿤. 근데 난 개인적으로는 곡성은 오컬트 분위기를 내는 공포 영화라고 봤거든. 오컬트라는 장르가 신비주의 학파가 귀신이나 심령 현상을 파헤치는 것을 다룬 장르인데 곡성은 주인공들이 그런 쪽으로 지식이나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악마의 정체나 유례를 파헤치는 것도 아니고 철저하게 농락당하다가 그 정체도 밝히지 못하고 죽는 내용이라 오컬트의 느낌은 나지만 그냥 공포 영화구나 하고 생각했거든.
검은 사제들 한번 봐봐 같은 감독 작품인데, 그건 니 취향에 맞을 것 같음.
갠적으론 곡성은 지루했는데 파묘는 진짜 끝까지 지루할 틈이 없어서 좋았어요.
너처럼 분석 좋아하는 층에겐 불호일거고 가볍게 보는사람들한테는 재밌다는 입소문 많이 날듯.
본문에도 말했지만 내가 실망한거니까. 재밌게 보는 사람들까지 부정하는 건 아니야.
난 솔직히 오컬트를 퇴마록, 검은 사제들로 접해서 딱히 뭐 그런거 상관 없었음. 2번은 일반 뱀이 아니고 일본의 요괴 누레온나임.
귀신이 실존하는 세계관이니 요괴도 있기야 하겠지. 근데 너무 직접적으로 보여주니 이건 좀 아니다 싶은거.
폐인킬러
글쿤. 근데 난 개인적으로는 곡성은 오컬트 분위기를 내는 공포 영화라고 봤거든. 오컬트라는 장르가 신비주의 학파가 귀신이나 심령 현상을 파헤치는 것을 다룬 장르인데 곡성은 주인공들이 그런 쪽으로 지식이나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악마의 정체나 유례를 파헤치는 것도 아니고 철저하게 농락당하다가 그 정체도 밝히지 못하고 죽는 내용이라 오컬트의 느낌은 나지만 그냥 공포 영화구나 하고 생각했거든.
곡성은 일광이 굿을 하는 장면도 있고 충분히 오컬트라고 생각함. 이건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좀 다를테니 뭐. 암튼 파묘는 그냥 공포영화라는 큰 범주에서 보면 그럭저럭 관객에게 어필 가능하겠지만 그 중에 오컬트 호러라는 좁은 장르면에서는 호불호는 많이 갈린다는 게 내 생각임.
폐인킬러
검은 사제들 한번 봐봐 같은 감독 작품인데, 그건 니 취향에 맞을 것 같음.
맞음. 검은 사제들까진 그래도 절제미가 있어서 좋아했음. 악마의 모습도 보일듯 말듯 눈매만 보여주는 식으로 최대한 자제했고. 사바하는 온갖 은유와 비유등으로 점철되서 또 좋아했는데 파묘는 감독이 장르 변환해야할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긴 함.
폐인킬러
난 개인적으로 감독 야심이 느껴지는 작품이라 이 작품도 좋았거든. 솔직히 말해서 이런 것들 되게 일반 대중들에게 다가갔을 때 딱 외면받기 매우 쉬운 장르거든. 뭐 화려한 그래픽으로 불꽃 팡팡 터트리며 귀신 퇴치하는게 아니고 뭐라뭐라 주문만 중얼중얼거리기만 하는데 막 귀신이 고통받고 막 그런거 솔직히 안와닿잖아? 근데 영화에서 이런걸 대놓고 해버린게 자기 역량을 시험하거나 뭐 여튼 야심이 느껴졌음, 너무 대놓고 대중들이 외면하기 딱 좋은 소재들을 이렇게 빠꾸없이 박아버린다고? 에서. 그리고 그걸 꽤 잘 만들어서 난 상당히 만족했었거든.
알파베타감마델타
그리고 공부한 티가 많이 나는 감독이라 좋았음. 좀 허접한 공포물은 동양은 밑도 끝도 없이 굿 장면 대충, 대충 뭐 밑도 끝도 없는 말이나 닭피, 밑도 끝도 없는 팥이랑 소금, 방울 이런 것들로 굿 흉내만 내고, 서양은 밑도 끝도 없는 십자가, 밑도 끝도 없는 성경책인데 이 감독은 모든 무속 행위, 모든 불교의 경전, 모든 구마 예식 하나하나마다 그 효과와 방법을 매우 정확하게 구현해서 참 좋았음. 이번 파묘에서도 그랬고.
퇴마물이라고!!
갠적으론 곡성은 지루했는데 파묘는 진짜 끝까지 지루할 틈이 없어서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