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다, 가슴이 먹먹한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걱정하지 마라.'
'어머니라면 훌륭하게 대처하실 거야.'
내 핸드폰에는 어머니의 이름이 적힌 짧은 문자가 왔다.
내 시신경은 이 문자의 발신지가 어머니라는 사실을 감지했다.
내 머리는 이 문자를 어머니가 보냈다고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내 영혼은 이 모든 것을 부정하고 있다.
"어머니, 묻고 싶은게 있는데요."
"응, 누굴?"
"누...굴...?"
"응, 아무 것도 아니야..."
뭔가 이상하다?
하지만 조금 더 확인을 해보고 싶다.
"어머니, 갑자기 왜 말씀이 짧아지셨나요?"
"응, 우리 아들에게 한 시라도 답을 빨리 해주고 싶어서."
"어머니, 앞에 '응'은 왜 붙이시나요?"
"응, 엄마는 아들이 어떤 말을 해도 긍정해 주고 싶어서."
그럴듯한 대답이다. 하지만 가슴 속의 체증이 가시질 않는다.
뒤이어 '어머니'의 문자가 또 왔다.
"응, 아들. 언제 돌어올거니? 아들 얼굴을 한 번 보고 싶어."
뭔가 이상해. 아무래도 직접 가서 확인을 해야 될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확인해보자.
"어머니, 혹시라도 시로코가 오면 돌아가달라고 해주세요."
내 문자를 보자마자 바로 답을 보냈던 '어머니'에게서 아무런 답이 없다.
(실제로는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지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어머니'에게서 짧은 답이 돌아왔다.
"응, 안돼."
어후, 누군지 몰라도 끔찍하다...
사실 아누비스는 죽은자를 심판하거나 인도하는 신이지 죽을 사람 거두러 오는 사신은 아니라고...
응... 상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