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의 새해 첫 PPV였던 뉴 이어즈 레볼루션
숀 마이클스와 트리플 H들이 모인 베테랑 DX와 악동 에지와 랜디 오턴의 레이티드 RKO의 경기가
한참 절정을 향해 진행되고 있었다.
경기 종반 숀 마이클스와 교체 되어 나온 후 링을 휩쓰는 트리플 H.
에지에 이어서 랜디 오턴까지 신명나게 정리하고
주요 시그니쳐 무브인 스파인버스터를 작렬한다.
그런데 갑자기 다리를 붙잡는다..?
갑작스런 부상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된 트리플 H
기술 시전 당한 랜디 오턴도 순간 당황했는지 제대로 셀링 하는 것도 잊고 그 광경을 쳐다본다.
그 상태로 에지에게 다시 한번 스파인버스터를 작렬하는 트리플 H
일단 급한대로 기술을 쓰긴 했지만 링 위는 대혼돈 상태
심판은 쓰러진 트리플 H 쪽으로 다가가고, 랜디 오턴도 지켜보는 가운데 앞으로 어떻게 전개할 지에 대해 의논한다.
일단 급한대로 제대로 접수도 못하는 트리플 H에게
역사상 가장 낮은 타점의 RKO를 작렬하는 랜디 오턴
그 이후 랜디 오턴과 숀 마이클스는 링 밖으로 나가지만, 피니쉬 기술인 스피어를 준비하는 에지에게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되는거냐고 계속 옆에서 말을 거는 랜디 오턴.
그러거나 말거나 일단 에지는 스피어를 시도하는 에지와,
그런 에지를 피하는 트리플 H.
이후 트리플 H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로 엉금엉금 기어서
무릎에 부담을 주는 페디그리를 작렬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경기 중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갑작스런 부상과 더불어
그런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이어가는 프로정신..... 뭐 이 정도로 볼 수 있는 일이겠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위에 있는 페디그리 장면이 나오던 날, 현장에 있던 관중들이 '진짜로' 보게 된 장면은 바로 이 장면이었다.
에지가 스피어 준비를 할때부터 "이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거냐" 는 듯 계속 말을 걸던 랜디 오턴은
트리플 H가 페디그리를 작렬하던 이때 갑자기 의자를 가지고 튀어 나왔다.
그리고 트리플 H에게 체어샷을 작렬시키기 직전, 갑작스레 장풍이라도 맞은 사람 혹은 화면을 되감기 한것마냥
황급히 링 밖으로 도주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예 링 위로 난입을 하지 말던지, 아니면 난입한 이상 뭐라도 하는것이 덜 어색했을텐데
갑작스런 부상 사태로 모든 동선이 꼬이자 멘탈이 붕괴된 랜디 오턴은 완전히 정신줄을 놓아버렸다.
이 랜디 오턴의 실수는 뉴 이어즈 레볼루션 DVD를 구입하거나, 혹은 WWE 네트워크로 해당 PPV를 본다고 한다면 '절대로 볼 수 없다.'
단순 기술 시전 실수 정도라면 WWE도 손을 대진 않지만, 이 장면은 기술 실수가 아니라
말 그대로 '레슬링은 쇼다' 라고 광고하는 수준의 방송사고이기 때문이다.
기술 시전 실패나 엉성한 합맞춤은 발개그의 영역이지만 이 장면은 사극 드라마에 자동차가 갑자기 튀어 나온 것과 마찬가지로 보는 것.
WWE가 편집한 재방송본에는 트리플 H의 페디그리 장면을 라이브 방송분보다 더 확대해서 보여주면서
오른편에 있던 랜디 오턴을 말 그대로 '지워' 버렸다.
하지만 일단 영상에서 랜디 오턴의 존재는 지워버렸지만, 관중들의 반응까지 지워버릴 수는 없었다.
황당하게 물러난 랜디 오턴이 있는 오른편을 바라보며, 대체 무슨 일인가 하고 의아해하는 관중들.
안 그래도 링 위에서 트리플 H가 보여주는 모습 때문에 부상 사태가 나온걸 알고 있던 관중들은
이 장면에 이르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할 말을 잊었고, 경기장은 도서관이 되어간다.
관중들은 점점 조용해져가고, 링 위에는 부상당한 선수가 기어다니고, 링 밖의 선수는 어찌해야 할지 두리번 두리번 하고,
그렇게 경기는 완전히 나가리 판이 되는 듯했다.
바로 그때, 숀 마이클스가 갑자기 튀어 나왔다.
그리고 링 위에 있는 것도 아닌 링 밖에서 멀뚱거리고 있던 랜디 오턴에게 수어사이드 다이브를 구사하며 오턴을 줘패기 시작한다.
멀뚱멀뚱 하던 관중들은 그런 모습을 보고 다시 환호를 보낸다.
완전히 막나가며 심판까지 대놓고 두드려 팬 마이클스.
보통 심판을 기절시키는 장면이 나올 경우, '상대의 기술을 피하다가 실수로 심판이 맞는' 장면이 일반적인데
이때는 상황이 급하니 만큼 마이클스가 애드립을 부린것.
그리고 링 밖에서 의자를 가지고 오고
에지를 줘 패고
랜디 오턴까지 줘 팬다
마이클스가 준 의자를 들고 자신 역시 에지를 줘패는 트리플 H
링 위에선 체어샷 파티가 벌어진다.
선역들이 극악무도한 악역 놈들에게 체어샷 찜질을 하는 속이 다 시원해지는 통쾌한 장면에
관중들은 언제 도서관이 되었느냐는 듯 다시 미쳐 날뛰게 된다.
그리고 미친듯이 쳐 맞은 두 명을 아나운서 테이블 위로 올린 DX
완전히 맛이간 무릎으로 아나운서 테이블 위에서 또 다시 페디그리를 작렬한 트리플 H
그리고 테이블 위의 랜디 오턴에게 엘보우 드랍을 작렬하며 경기장을 광란으로 만드는 숀 마이클스
그렇게 엉망이 될뻔한, 아니 엉망이 되었던 경기는
베테랑들의 퍼포먼스 때문에 오히려 그날 쇼에서 가장 열광적인 반응을 받으며 끝나게 된다.
망할뻔 했던 경기를 말 그대로 혼자 힘으로 캐리해낸 후,
경기가 끝나고 트리플 H의 상태를 살펴보는 숀 마이클스
포효하며 퇴장하는 DX
경기가 끝나고 넋이 나간 랜디 오턴
랜디 오턴 루키 시절에 일어난
랜디 오턴이 자신의 커리어 중에서 제일 당황했다는 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