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글에 이어서 일딴 귀여운 아리스짤 올리고
일단 고려는 여진에게 동북 9성을 돌려주는 걸로 상황을 메꿔보려고 시도했지만
문제는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었습니다.
결국 완안부의 아골타는 타 여진 세력을 대부분 흡수, 요를 거의 박살내게 됩니다.
그리고 황제를 칭하며 통일 여진 국가를 건설하니, 바로 금나라입니다.
이렇게 북방에서는 요와 금의 끊임없는 전쟁이 벌어지자, 고려는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특히 고려를 곤란하게 만든 것은 요의 지원 요청이었습니다.
요는 금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게 되자 그렇게 괴롭히던 고려에 지원을 요청합니다.
이 시기 고려는 더이상 요에 책봉도 받지 않고, 연호도 사용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런 요의 지원 요청에 고려는 선뜻 응하지 않았습니다.
고려 입장에서 딱히 요를 지원하고 싶지도 않았고, 여전히 요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고려는 최대한 요금송의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다음 요의 제안은 굉장히 달콤했습니다.
요는 금과의 전투에서 대패한 후 후퇴하기 위해, 고려에게 보주와 내원 지역을 내어주고 맙니다.
즉 안전한 후퇴만은 도와달라는 요청이었죠.
이렇게 고려는 요에게서 보주와 내원 지역을 안전하게 회수하게 됩니다.
금 역시 지금 당장은 고려와 충돌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게 되죠.
이 시기에는 금과 고려 간 충돌은 양국 모두 피하고 싶은 상황이었습니다.
금은 아직 건국 초기라 안정적이지 못한 데다가, 송과 요 등 아직 적이 많은 상황에서 고려까지 적대하기는 부담이 컸습니다.
고려 역시 현재의 금을 상대하기는 무리라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고려 예종대에 금은 고려에게 스스로 '형'을 칭하는 형제관계를 요구했고, 이에 대한 고려 내부 반발이 심했지만 그럼에도 실리를 위해서 두 국가의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양국의 관계는 고려 인종 3년, 즉 1125년부터 변하기 시작합니다.
1125년, 결국 요가 멸망하고 맙니다. 요를 멸망시키기 위해 금과 송의 협공이 있었기 때문이죠.
조금 직후의 이야기지만, 이때 요-금-송의 관계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송은 요를 정벌, 영토를 되찾을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처참해진 송의 군사력으로는 요를 쓰러뜨릴 수 없었고, 그렇기에 금을 끌어들였습니다.
물론 송은 금에게 공물과 국토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이 있었죠. 그런데.
송은 '주제도 모르고' 금과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다.
이는 송의 근본적 판단 미스였습니다. 송은 금의 세력에 대해 굉장히 오판하고 있었던 거죠.
사실 입 닦으면 어쩔건데 ㅋㅋㅋ 라고 생각하고 있던 송은 금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개빡친 금은 그대로 송을 공격, 수도 개평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송 휘종과 흠종, 황제 두 명이나 포로가 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지고 맙니다.
이렇게 송은 남쪽으로 피난, 현재 남송이라 불리는 왕조로 유지되게 됩니다.
이제 거리낄게 없어진 금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고려였습니다.
금은 고려에 형제관계를 넘어 군신관계를 요구했습니다. 당연히 고려 내에서 반대했....
지 않았습니다.
당시 고려는 이자겸의 시대였으니까요.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쓰는 걸로 하고.
이자겸은 자신의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쟁보다는 화평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금에 칭신하기로 합니다.
이렇게 고려와 금의 관계는 형제국에서 군신국으로 변하게 됩니다.
금은 기존 고려가 요를 섬길때 했던 의례나 격식을 그대로 자신들에게도 할 것을 요구하며,
고려가 확실히 금을 섬긴다면 군사적 충돌은 없을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고려, 아니 이자겸은 이를 다 받아들였습니다.
어차피 고개 숙이는건 자기가 아니라 왕, 인종이거든요.
아무튼 이런 식으로 고려와 금 관계는 무난하게 유지되었습니다.
예전 요를 상대할 때 처럼 고려의 복수시도는 없었냐고요?
이 시기는 고려 내부의 문제가 더 컸습니다.
이자겸/척준경의 난,
묘청의 난, 그리고...
무신정변까지...
고려는 한동안 외교가 아니라 내부문제로 시끌벅적해졌습니다.
그 사이에 금은 알아서 약해지고...대신 또 무서운 세력이 성장하고 있었죠.
고려가 맞이할, 가장 무서운 상대요.
일단 여기까지가 고려 초기 외교사였습니다.
다음에 이어서 쓴다면 고려 내부에서 있었던 왁자지껄 이야기를 쓰겠네요
그들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