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님, '냉전'이란 그저 단어가 아닙니다. 그냥 쓰는 말도 아니죠. 이념이 다른 세계의 두 나라가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고, 루돌프 이바노비치 아벨, 그를 검거한 요원들에게 일명 '아벨 대령'인 자는 그 전투에서 우리의 적입니다. 피고는 이중간첩이 되려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단호히 거부했고, 심지어 그는 미국인들처럼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전쟁포로가 아닌 범죄 혐의자에게 적절하지 않은 처사였죠. 전 피고를 잘 압니다. 간첩혐의가 사실이라면 그는 자신의 정부에 충성했던 것이고 적국의 군인이라면 그는 훌륭한 군인입니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전장에서 도망치지 않았고 자신을 생포한 국가에 협력하길 거부함으로써 스스로의 신념을 지켰습니다. 겁쟁이의 길을 거부한 겁니다. 살기 위해 전장에서 도망치는 겁쟁이의 행동을, 루돌프 아벨은 이후로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런 그에게, 우리의 나라를 위대하게 만드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바로 그것이 이 냉전시대에 우리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무기가 아닙니까? 그가 지킨 신념을 우린 지키지 않을 겁니까?
(스파이 브릿지, 도노반 변호사의 변론, 실제 사건의 변론을 그대로 재연)
하지만 5:4로 아벨에게는 유죄가 언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