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기존 가치관에 대한 회의주의로부터 시작해서 그런가
기성 세계관과 가치관에 대한 설득과 상호보완보다는
그것을 파괴하고 시스템을 전환하는 데 더 관심있어보인다는 게 큰 문제인 거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확 든다
겉으로는 상호보환하려는 가치관을 내세운다 하더라도
결국 그러면 '사소하고 시시한 진실', 그래서 뭐? 당연한 말을 이야기하나? 가 되거나
혹은 속에 뭐 감춰놓은 결국 기성 세계관에 대한 비난이 빠지지를 않고
이게 왜 문제가 된다 생각하냐면, 기성 세계관에 대한 비판의 품질도 큰 문제지만
일단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비판하기'를 주축으로 삼기 때문에
'비판 대상인 문화가 왜 비판받아야 하는가?' 만 생각하지
'옹호하는 세계관에 대한 평가와 고찰' 이 약해지기 쉽기 때문임
(다문화 강의를 듣고 다문화에 기겁했던 썰 | 유머 게시판 (ruliweb.com))
예를 들어 다문화주의와 이슬람교에 대한 논의를 들어갈 때
'그들이 통행을 방해하여 기도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그들에게 양보하여 기다려야 한다' 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적이 있다는데
이 논의가 옳은가? 그른가? 를 논하는 것이 직면할 수 있는 접근법이고, 실제로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어떤 댓글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강사는 왜 그들이 기존 문화에 대해 비협조적으로 행동할거라고 단정하나?' 라고
물론 이슬람 난민에 대한 이런저런 이슛거리가 있으니 여기에 대해서도 말할 거리가 있긴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다문화주의' 를 옹호하는 입장에서 논지를 풀어나가는 사람이
그 다문화주의가 '나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가정을 함으로써
다문화주의로 인해 받아들여질 문화권에 대한 세세한 요모조모를 이야기하기는 커녕
그 편견을 강화하고 있다는 데 있음
'다문화주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대문명' 을 비판하는 데 물두하다가
'왜 다문화주의는 좋은가?' 를 이야기하지 않게 되어버린거임
기성 세계관에 대한 비판에 몰두하다가
'우리가 옹호해야 하고 제시해야 할 새로운 세계관과 그 요모조모' 에는 거의 제시할 게 안 남아버리는 그런 현상은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가 없지 않나 싶음.
물론 사람은 옹호하는 대상보다는 비판하는 대상을 더 면밀히 뜯어보기 마련이지만
'무엇이 옳은가?' 를 이야기하려는 사람들이
'왜 옳은가?' 보다는 '왜 틀린가?' 에 몰두하는건 꽤 이질감이 큰 것이 아닐까 싶음
저런 신문화, 사상의 기존 문화에 대한 비판과 견제는 과거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방식이지... 이럴땐 급격한 혼동의 아노미 상태가 발생하다 둘 중 1가지로 정착되거나, 적절히 융화되더라
맨 밑에서 이야기했듯이 사람은 원래도 옹호하는 대상은 당연히 좋은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비판하는 대상보다 덜 뜯어보기 마련이긴 한데 문제는 얘네는 표면적으로라도 '올바름' 을 이야기하는 쪽이란 말임 기존 체제에 대한 회의주의로부터 출발한 것도 '기존 체제의 광기로부터 벗어나는것이 옳다' 였고
21세기의 공산주의 테크 탈 것 같음. 여러가지 의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