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오브 사운드'는 미국의 프로듀서 필 스펙터(Phil Spector, 1939-2021)가 개발한 프로듀싱 기법이다.
그는 같은 악기를 다루는 반주자를 여러 명 두고 동시에 똑같은 악보를 연주하게 해 음향을 입체화하고, 녹음실에 여러 개의 마이크를 각자 다른 위치에 둬서 소리의 부피와 층을 확장했다. 그렇게 스피커와 앰프를 통해 흘러나온 소리는 다시 에코 체임버(echo chamber)를 통과해 소리가 마치 천장과 바닥, 사방의 벽에 부딪혀 두툼하게 쌓이는 듯한 느낌을 주게 했다.
이런 식으로 제작된 음악은, 스튜디오에서 단 한 개의 마이크로 녹음된 기존 음악과는 차원이 다른 사운드를 들려줘 수많은 뮤지션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렇게 로네츠 같은 60년대 스타 걸그룹을 시작으로 비틀즈, 레너드 코헨, 티나 터너 등 당대 스타들의 음반을 프로듀싱했고, 이후 거의 모든 장르의 수많은 음악인들이 그의 방식을 응용했다. 가히 20세기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거인이었다.
그러나 그의 사생활은 한마디로 개막장이었다. 결혼과 이혼을 세 번이나 반복하며 상습 폭행을 일삼고, 양자로 들인 아이들을 학대했다. 그는 2003년 배우 라나 클락슨을 자신의 집에서 권총으로 쏴 죽인 다음 ㅈㅅ이라고 우겨 2007년 석방됐다. 이후 2009년 재심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썩던 중 2021년 1월 코로나-19 합병증으로 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