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그게 어디에서 좋게 보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난 조조가 원래 괜찮았던 애가 갑자기 인간성을 급속도로 상실한걸 보고 이런 얘길 하는게 아니라
조조가 왜 그렇게 변하게 되는걸까라는 서사는 납득이 가는데, 그 표현이 지나치게 빈약하며, 한편으로는 너무 지나치게 과격하게 묘사했다는 점을 보고 얘기하는거
일단 시점이 서주대학살 때인데, 우선 삼톡의 조조는 애당초 추태와 악랄함을 보이기 이전부터 그런 모습이 전무했다기보단 억누르고 있었던 것에 가까움. 물론 삼톡의 조조 또한 드물긴해도 백성들에 평안을 가져다주는 모습에 흡족해하는 반응을 보이지만, 그것은 '자신의 행동이 자신의 생각대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인식될 때 느끼는 지극히 보편적인 '보람'이라는 감정일 뿐 그 자체가 조조의 행동 원동력은 아니며, 본질적으로 삼톡의 조조는 '썩어빠진 황실과 그 원인인 십상시를 비롯한 자들을 타도하고자' 뜻을 품고 거병함.
즉 조조의 근본적인 동기 자체가 '애민정신 혹은 올바름에 대한 추구'라기보단 '세상을 자기가 생각하는 올바름에 걸맞게 만들겠다는 독선 심리 내지 거기에 반하는 애들을 쳐죽이고 짓밟고 싶어하는 혐오감과 분노'와 더 맞닿아있는, 독재적 행동에 대한 상당한 위험성이 내포되어있는 캐릭터였다는 점임.
또한 서주대학살 장면 이후에 과거회상에서 드문드문 언급되는 정도라는게 문제지만, 삼톡의 조조는 어릴 적 부터 상당히 말썽이 심하고 충동적이며 제멋대로 행동하는 캐릭터로 묘사됌. 그런 조조가 작중 첫 등장 시점에서부터 서주까지 어느정도 반듯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였던 이유는, 앞서말한 형태 욕망들이 적다거나 백성들을 위해 기꺼이 참는 그런 캐릭터가 아닌, 자신의 뜻을 위해 주변에 비춰지는 모습을 고려하여 절제된 모습을 보인 것에 가까우며, 그런 조조의 심리적 바탕을 무너트린 트리거가 서주대학살인거. 자신이 원하는것과 백성이 원하는 것이 일치하기는 커녕 그 반대의 경우에 직면했을 때, 복수에 눈이먼 채 기꺼이 권력을 사용했기 때문에 상술한 독재성이 돌이키기 힘든 강을 건넌 것이며, 자신의 뜻에 등을 돌린 세상 사람들을 직면했기에, 그런 세상 사람들에 대한 기본적인 적대감과 냉소와 함께 주변에 비춰지는 모습을 고려할 제약이 사라진 거지. 그리고 위와같은 조조의 기저심리의 변화는 변양을 살해한 이후 "하늘이 두렵지 않느냐"라는 일갈에 "흥!"이라는 비웃음을 보이는 것으로써 나타나며, 실제로 서주대학살 이후 조조는 말투나 행동거지,악행을 비롯해 점차 세상에 거리낄게 없어지는 캐릭터로 변모하게 됌
난 이런 서사구조는 제법 보기 좋단 말임
근데 애초에 위와같은 요인은 보편적으로 쉽게 보일법한 요소가 아님. 설명이 필요한 드립은 망한 드립이라는 말과 비슷하게도, 따져보면 이유가 있고를 떠나서 삼톡은 조조의 빌드업을 대다수의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내지 못했다는 것 밖에 안되며, 그 변화의 정도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완급조절이라는 측면에서 실패한거
그리고 그 덕분에 '추하고 찌질한 개저씨'와같은 평가에만 포커스를 맞추게 한 표현력이 너무나 답답하다는거고
데빌쿠우회장™
데빌쿠우회장™
기도위 시절은 좋았던거 같은데..
처음 묘사 의도는 그랬을지는 몰라도 갈수록 작가 자체가 본인이 취하는 입장에 과몰입해서 이 새끼는 죽일놈 취급하지 않으면 안된다식으로 뇌절해 버렸는데 그 사람 역량이 거기까지 였던거지. 그나마 최후 묘사는 나도 좋게 본다.
그냥 서주학살에 너무과몰입해서 그래